선생님, 저는 중학교 여학생입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 날씬했었는데, 생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먹지 않아도 자꾸만 살이 쪄서 걱정입니다. 엄마는 아직 괜찮다고 자랄 때는 많이 먹어야 된다고 하시지만, 전 제 모습을 거울로 보기도 싫어요. 친구들 중에는 날씬한 아이들이 많고, TV에 나오는 탤런트들도 다들 예쁘고 날씬한데 전 너무 매력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음을 모질게 먹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꼭 실패를 해요. 한 삼일쯤을 성공했다 싶으면 한 번 왕창 먹게 되어 오히려 더 살이 찌는 것 같아요. 그러고 나면 먹는 것은 꼴도 보기 싫고 먹는 것 하나 절제 못하는 제 자신이 돼지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면 사람도 만나기 싫고, 집에만 틀어 박혀 있게 돼요. 뚱뚱하고, 자기조절도 못하는 저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이어트 때문에 몇 끼씩 굶다가 한꺼번에 많이 먹곤해요.
[간략정보]
많은 사람들은 사람의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런 말이 생겨 난 것은 아마도 사람의 외모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거예요. **님이 이제는 한 명의 여자로서 되도록 더 예쁘고, 매력적이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마음이에요.
**님의 문제는 자기 신체적 매력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고, 외적이라는 것과 그로 인해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외모를 너무 구박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생각돼요. 이제 **님은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으므로 난 어떤 여자가 되어야 할까? 어떤 여자가 정말 매력적인 여자일까를 생각해 볼 시기가 되었습니다.
과연 TV를 통해서 매일 접하게 되는 마네킹 같은 연예인들이 가장 매력적인 여자일까요? **님의 주위에 있는 친구들 중에 **님이 제일 괜찮다고 생각되는 여자 친구들은 어떤 아이들입니까? 인형같이 예쁘기는 한데, 자기의 개성과 빛깔이 없는 여자, 온통 머리에는 남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만 하는 여자가 가장 매력적인 여자일까요?
자신의 외모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심하게 구박하는 사람들의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만 못 마땅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우리의 신체이기 때문에 내가 예쁘기만 하면, 날씬하기만 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순서가 바뀐 생각입니다. 자기 자신을 내면적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외모가 아무리 예쁘더라도 자그마한 흠집을 용케 찾아내어 자기 자신을 구박하곤 합니다. **님이 자기의 외모에 대해 갖는 불만은 혹시 자기 자신 자체에 대한 불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요?
자기의 외모를 가꾸기 위해 **님이 열심히 하고 있는 다이어트가 실제로 **님이 원하는 대로 살을 빼는데는 적절한 방법이 되지 못하는 것이 또 하나의 어려움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들의 신체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정직하게 작동하고 있는 지를 잊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의 신체는 일정량의 에너지가 있어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고, 우리가 이것을 어기고 끼니를 거르게 되면 우리의 신체는 반드시 에너지의 보충을 요구합니다. **님이 얼마만큼의 체중을, 얼마 동안의 기간을 거쳐 감량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무조건 살을 빼기 위해 굶는 것이 아니라 식사습관, 음식의 종류, 식사량 등을 규칙적으로 조절해서 다이어트 계획을 짜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님의 어려움은 단지 다이어트의 문제라기 보다는 **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매력의 기준이 무엇인지, **님은 자신의 어떤 부분을 사랑하고 있는 지와 관련된 보다 내면적인 문제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자기의 신체를 심하게 구박하지 않고, 그 욕구를 효과적으로 채워가면서 자기만의 매력을 마음껏 펼쳐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아닌 남이 되기 위해 꾸며진 조형미를 갖추려고 하기보다, **님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님이 더욱 매력적인 여자로 변신해 갔으면 하네요.
[유성경 선생님]
[상세정보]
**님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이왕이면 더 예뻐 보였으면 하는 마음은 **님의 나이에 매우 당연한 바람이라고 하겠습니다. 자기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매력적으로 되지 않을 때, 얼마나 속상하고 실망이 되시겠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신체를 바꾸어야만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자, 마음을 열고 제가 드리는 말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보세요.
자기 자신의 생김새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자기 자신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님도 자신의 경우를 한번 조용히 생각해 보시면, 내가 자신감이 있고, 자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는 내가 뚱뚱하다거나, 혹은 뚱뚱해서 나를 미련하게 볼 것이라는 등의 생각을 별로 하지 않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님이 자기 자신이 흉물스럽다고 생각되어 '살을 빼지 않으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 ‘아, 내가 지금 나 자신에 대하여 상당히 못 마땅해 하고 있음’을 깨닫고, 생각의 초점을 **님의 몸에 두는 것이 아니라 **님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마음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잘 하는 부분, 나만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면 내가 조금 뚱뚱하다는 것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님이 계속 **님의 신체에만 관심을 모으고 다이어트를 **님의 인생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양 생각하기 시작하면, **님은 계속 좌절하기 쉽고, 좌절한 만큼 자꾸 더 먹게 되어 오히려 다이어트도 망치고, 문제가 더 확산되어 **님의 생활전반에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억하세요. **님의 문제는 몸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그러면, **님이 어떤 마음의 문제를 지닌 걸까요? 먼저, **님이 생각하는 내 자신의 미의 기준이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그것은 아마도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에게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남자들은 마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있을 것입니다. 모두다 외적인 것들이지요. 여기서 문제는 외적인 기준에 따른 미를 추구하게 될 때, **님은 자기만의 매력을 결코 찾을 수도, 발전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미는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독특한 개성과 조화된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님이 혹시 미에 대해서 지나치게 완벽주의적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완벽주의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반이 차있는 컵을 보면서 ‘아직도 반이나 채워지지 않았구나’하면서 걱정하고 불안해하면서, 이미 채워져 있는 반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님은 혹시 다리가 너무 굵다고, 혹은 배가 너무 나왔다고 난 돼지 같은 여자라고 결론짓는 것은 아닙니까? **님이 이미 가지고 있는 채워진 반은 무엇입니까? 그것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자기 자신의 식습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님이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여 폭식을 하고, 그러고 난 후에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는 언제입니까? 식사를 몇 끼씩 제대로 하지 못했다거나, 어머니가 **님이 좋아하는 특별 메뉴를 장만하셨다거나 할 때에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먹게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님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불안이 심해지고, 혹은 외롭다고 생각될 때, 그런 감정들을 먹는 것으로 다루려고 한다면, **님에게 필요한 것은 음식이 아니라 **님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식구나 친구들의 사랑과 관심입니다. **님이 실망이 되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찾아가 마음을 열어놓고 이야기하며 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님의 마음은 굉장히 공허할 것이고 그러한 공허함을 음식으로 채우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경우 **님은 저희 한국청소년상담원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마지막으로 **님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비효과적인 다이어트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님의 경우, 몇 끼씩 굶다가 한꺼번에 먹곤 한다고 했는데, 몇 끼씩 굶고 한꺼번에 먹지 않을 사람은 세상에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이러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조만간 다시 살이 찌기 쉽습니다. 우리의 몸은 매우 과학적이고 정직하게 만들어져서 자기가 살아있기 필요한 열량가를 반드시 섭취하려고 합니다.
**님이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하시려면 규칙적인 식습관, 일정량의 식사량 등을 계획적으로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관리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일들입니다. 몇 끼씩을 강박적으로 굶게 되는 것,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하는 것, 모두 자기 조절이 부족한 데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님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통제감은 규칙적인 식습관의 형성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내가 너무 뚱뚱하다고 **님 자신을 너무 구박하며 못 살게 굴지 마세요. **님의 신체를 잘 보호하고 가꾸어 줄 사람은 바로 **님 자신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