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3 여학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앞으로 커서 뭘 하면서 사는 것이 잘 맞을 지 잘 모르겠어요. 학교 공부는 별로 못하는 게 아닌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분명하게 아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제 자신이 창피하단 생각마저 듭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간략정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느끼며 자신을 좀 더 잘 알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 우선 격려와 찬사를 보냅니다. '잘 모르겠다.'는 느낌과 생각은 좀 더 성숙하고 깊은 깨달음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은 학생이 이제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라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 시절에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앞으로 알게 될 자기 자신에 비하면 보면 아주 조금밖에 되지 않으며 아직 그렇게 정확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해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것보다는 '잘 모르겠다.'고 느끼는 것이 훨씬 더 성숙하고 겸손하며 정확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고 싶을 때 생각해 볼 점들과 알아보는 방법들도 많이 있습니다. 상세정보를 참고하세요.
[김혜숙 박사]
[상세정보]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학생에게 청소년기가 되면 점점 더 분명해지는 '또 하나의 나'가 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 하나의 나'란 나 자신을 살피고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나를 말합니다. 이런 '또 하나의 나'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도록 해주고 우리의 행동과 생각이 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감독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러니 부모나 선생님들과 같은 주변 어른들이 우리 생활을 감독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아무렇게나 살지 않고 성숙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도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 '또 하나의 나'는 지금부터 평생동안 더 성숙해지고 발달해갑니다. 그러니 주위에 자신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들이 있다고 해도 기죽을 것 전혀 없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중학교 시절에는 매우 중요한 깨달음이고, 이 깨달음이 없이는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학생의 '또 하나의 나'가 학생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려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사항들과 방법들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우선 학생 자신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자신을 여러 부분들로 나누어서 보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학생 자신의 신체적인 면, 지적인 면, 정서적인 면, 사회적인 면, 직업적인 면, 도덕적인 면 등으로 나누어서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사항들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고 알 수 있는 점들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극히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위의 여러 점들에 대해서 학생 자신이 어떠한가를 깊이 생각해 보고 답을 내 보려고 애쓴다면 뭔가 학생 자신에 대해서 대략적이나마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물론 위의 점들에 대해서도 아직 모르는 점이 많을 것입니다. 모르는 점은 앞으로 지내면서 답을 얻으면 됩니다. 우리는 평생동안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입니다. 또 지금 학생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몇 달 후 혹은 몇 년 후에 변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몇 번이고 다시 또 다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우리 모두는 성장하고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살펴볼 때 또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 항상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와 같이 있느냐에 따라서,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서 나의 모습은 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변치 않는 나의 모습도 있지만 변하는 모습도 또한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집에 어머니 아버지가 같이 계실 때는 철없이 동생과 싸우고 부모님을 조르기도 하는데,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시고 동생과 둘만 있게 되면 아주 좋은 누나가 되어 동생을 잘 돌보게 되는 것이 그 예입니다. 또 어떤 친구와 있을 때는 함부로 행동을 하게 되는데 또 다른 친구와 있게 되면 성숙하고 신중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도 한 예입니다. 그러므로, 학생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도 자신을 이해하는 좋은 길입니다. 여러 가지의 인간 관계와 여러 상황들 속에서 달라지는 나의 모습을 잘 살펴보면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그림이 뭔가 좀 더 분명하게 그려질 것입니다.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요한 삶의 작업을 해나가는 학생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일이고 또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학생 혼자서만 생각하려 애쓰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물어 보세요. 학생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입니다. 진지하게 나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보고 그들의 생각을 잘 들어서 나 자신을 좀 더 성숙하게 하기 위하여 활용할 때 그들과의 관계도 성숙해지고 나의 삶도 발전합니다. 또 학생이 자신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만들어져 있는 검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적성검사, 흥미검사, 성격검사, 진로성숙도 검사, 가치관 검사 등 매우 많은 종류의 검사들이 있습니다. 학생이 광역시나 도청 소재지에 산다면 그 시나 도의 '청소년종합상담실'에, 중소도시에 산다면 그 시군구의 '청소년상담실'에 문의해 보세요. 그 상담실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각종 검사들을 소개해 줄 것입니다. 모든 경비는 무료이고 검사 후에 상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를 받는다 해도 항상 기억해 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검사는 학생이 자신을 보다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고 앎의 주체는 여전히 학생 자신이란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