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괜히 자신감을 잃어요. 남들이 내 생각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내 생각만이 아니에요. 내 기분까지도 남들이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내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할 말을 잘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어떤 때는 말을 하고 있지도 않는데 괜히 부끄럽기도 해요. 나는 왜 이럴까요? 그리고 선생님,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사람들이 내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간략정보]
**님 또래(아마도 중·고등학생)에는 자기의 생각이 너무 유치하고 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말하려는 순간에 남들이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죠. 선생님이 볼 때에 **님이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인 것 같군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남이 분명히 다른 존재임을 알지 못할 경우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면 불안한 마음 때문에 남들이 이미 눈치채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란 이미 지난 일이며, 또한 모든 사람이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과거의 실수에 얽매여 살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훌륭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다는 것은 건강한 생활태도가 아닙니다. 사람은 열심히 살더라도 실수를 하여 수치스러운 기억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면 자신과 타인에 대해 관대해질 뿐 아니라 잘못한 행동으로 불안해 하거나 후회하여 현재의 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이 없어집니다.
[상세정보]
평소에 자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평소에 내가 하는 생각이나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자신이 결점이 많고 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요? 다른 사람의 생각은 항상 내 생각보다 더 우수하고 성숙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는 않는지요?
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른 환경에서 다른 부모와 형제, 그리고 친구들과 다른 경험을 하면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하여 잘못된 것만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대신에 잘된 부분도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까? 내 인생에서 잘못되고 불만족스러운 부분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대신에 만족스럽고 감사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까? 가정에서 부모님과 나 사이의 차이, 그리고 형제들과 나 사이의 차이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우리 인간은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야 하지만 실제로 서로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당연하거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설명을 자세히 하더라도 내 생각을 남들이 나와 비슷하게 이해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말도 하기 전에 남이 내 속을 뻔히 안다는 것은 실제로는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자기가 말하는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고 실제로 서로 정확한 짐작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느낌이 자주 있다면 분명히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사람들이 나 자신이 하는 이야기를 미리 알고 있거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잘 이해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을 해도 제대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내 속을 빤히 들여다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우선,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도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위에서 말한 대로 내 스스로 이유없이 내 생각을 무시하는 태도를 고쳐야 합니다. 내 생각은 나의 고유한 상황에서 내가 최선을 다해 이루어낸 것입니다. 그것이 유치한 것이든 치밀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든 그것은 내게 고유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잘 짐작하지 못하는 것임을 잊지 마십시오.
둘째, 내가 어리기 때문에 혹은 내 생각이 유치하기 때문에 내 스스로 나의 일을 결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은 내 것일 뿐 아니라 작은 결정을 해 나감으로써 인생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자신감 있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실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금 지킬 수도 없는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살지 않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덕적 기준이 아니라고 해도 행동의 목표 수준을 너무 높게 설정하면 자기가 한 행동이 스스로 보잘것없이 보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보잘 것 없이 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 생각은 남들에게 뻔한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됩니다.
나 스스로 나 자신을 무시하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생각은 나를 자신 없는 사람으로 만들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무시할만한 사람으로 만들게 됩니다. 나 자신은 고유하고 독특한 존재입니다. 설혹 같은 생각을 하더라도 그것은 다른 입장에서 나온 비슷한 결과일 뿐이며, 그런 까닭에 다른 사람은 내 생각을 설명을 잘해주어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물며 설명도 없이 남들이 내 속을 빤히 알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자신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한편, 자신의 장점을 많이 발견하도록 노력하세요. 그러면 놀라울 정도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단국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김병석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