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략정보]
우리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자기와 다른 사람을 구별해서 생각하고 느낄 때 우리에게 자신감이 생기고, 생활이 안정되어 우리보다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려고 하고 자 있기를 두려워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혼자만 있으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바람직한 행동이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자기의 단점이나 약점이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도 그것들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태도가 분명히 의식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각기 장점과 단점, 약점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약점을 인정하는 일은 약한 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성숙한 사람이 되는 길입니다. 그 때 우리는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집착하지도 않게 됩니다.
[김병석 박사]
[상세정보]
보통 사람들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들은 더불어 살며 생각이나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관심과 애정, 혹은 소속감을 누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때로 혼자 있는 것을 원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학생이 혼자 있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면 우선 혼자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실제 학생이 매일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살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런 상황 속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한 목적을 가진 수도자들을 제외하고 보통의 사람들은 장시간 혼자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잘 견딜 수 없습니다.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혼자 여행을 못하거나 여행간 곳의 숙박지에서 단 하룻밤도 혼자 견디지 못할 때 잘 나타납니다. 여행을 가지 않은 경우라도 집에 혼자 남아 있지 못하거나 공부를 혼자 못하는 학생이라면 역시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잠시라도 친구나 동반자가 없이는 심심해 하거나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응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학생이 처해있는 상황이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상황이 학생을 계속 불안하게 만든다든지 집중을 할 수 없게 할 때에도 학생은 혼자 있기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외적 상황이 문제라면 그것은 상황을 다루는 방법을 발견함으로써 학생은 다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학생에게 있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혼자 있기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 중에는 성격적으로 아주 취약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자신에 대한 일정한 느낌이나 생각이 없습니다. 자기의 기분이 쉽게 변하고 생각이 또한 쉽게 변하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없게 됩니다. 자신에 대한 일정한 생각이나 감정이 인지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종종 자신이 텅 비어 있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따라서 혼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혼자 있으려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즐기는 일이 있거나 해야할 일이 있어 그 일에 몰두 할 수 있어야 하고 혹은 자기에게 필요하다고 여기는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때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을 억누르거나 보류하는 등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로 합니다. 이런 혼자있어도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정에 휩싸이기 보다는 일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함으로써 일을 미루기 보다는 시기에 맞추어 해내는 생산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대인관계도 원만한 편이어서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경험하더라도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한다든가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의 종류와 정도를 고려함으로써 대개 그 사람에 대한 극단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들은 상대방이 아주 불쾌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함으로써 자기의 화를 가슴 속에 쌓아두지 않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분노를 폭발적으로 터뜨리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이에 반해 혼자 있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자해의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는 칼로 손등이나 팔목을 긋는 등 자기의 신체의 일부에 상해를 입히거나 술, 담배, 혹은 마약이나 도박에 중독이 됨으로써 서서히 자기를 파괴해갑니다. 심리적으로는 자기의 주장을 잘 하지 못해서 계속적으로 자기를 희생시키기도 합니다. 성격이 취약하긴 마찬가지지만 다소간 다른 경우는 심할 정도로 자신의 가치를 다른 사람의 반응에 두는 사람들이 혼자 있기를 두려워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학급에서나 가정에서 자기가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느껴야 안정감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야 역시 안정을 느낍니다. 이런 사람들이 주위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해 고통을 계속적으로 받으면서도 관심을 끌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부정적인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게됩니다. 등교거부, 가출, 절도, 거부적 반항적 태도와 같은 부적응적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선생님이나 부모님, 혹은 친구들의 관심을 회복합니다. 그러나 이때는 자신이나 선생님, 그리고 부모님 모두에게 부담과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들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지만 이런 사람들이 관심끌기의 한 방법으로 나중에는 혼자만 있으려는 행동을 나타냅니다. 특히 학교를 가기 싫어하여 집에 있으면서 가족들과의 접촉도 피하는 청소년들은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첫째, 환경상의 문제 둘째, 성격상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셋째로는 성질이 조급하고 한가지 일을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혼자 있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환경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볼 점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환경상의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문제이든지 지나치게 불안해 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순하고도 분명한 사실은 어떤 문제라도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지 해결되는 것이며, 그 문제들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만 못견딜만한 고통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는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득을 주기도 합니다. 아무리 고통스런 문제라고 해도 그 결과 우리의 의지가 더 강해진다든지, 더 지혜롭게 된다든지, 아니면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든지, 혹은 다른 식으로 우리에게 유익한 결과를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가지고 있을 때 마냥 불안해 하는 것보다 문제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다양하면 작은 일들이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가 됩니다. 둘째, 성격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생활을 해야 합니다. 우선 자신이 평소에 자신의 단점을 많이 생각하는 편이라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장점과 강점을 더 많이 생각하는 한편 단점들도 큰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인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모든 사람들이 제 나름대로 단점이나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사람들이 적응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점을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단점이 자기의 가장 중요한 흠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의식하든 않든, 사람들은 자기의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점이나 결점이 있으면서도 별문제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훨씬 심각하게 그리고 자주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보이는 행동에 아주 민감하여 쉽게 마음의 상처를 받습니다. 자신감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불만도 잦아지고 사람들이 자기를 싫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또한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자기의 할 일을 계획적으로 해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따라서 자기에 대하여 좋은 점을 많이 인식하고 자기의 단점이나 잘못에 대하여 너그럽게 생각하는 것이 자신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자신감을 키우는 보다 실제적인 방법은 평소에 계획적으로 자기가 할 일을 조금씩 조금씩 실천하고 그러한 자신에 대하여 스스로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주 작은 성취를 기뻐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생활이 보다 활기차게 됩니다. 셋째, 다른 사람의 입장에 대한 다양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이 약점이나 단점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 방식이 나와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들은 자기들의 목적과 기대를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다른 이들의 입맛대로 살 필요도 없지만 그들의 생각을 나와 같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살아서도 안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자신의 생각에 따라 추측하여 마치 그들이 내가 생각한 이유대로 행동했을 것이라고 믿음으로써 자신 스스로를 불행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가령 식당에 갔을 때 아는 사람이 인사를 하지 않을 때 즉각, 그가 혹은 그녀가 자신을 싫어한다, 혹은 더 이상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버림으로써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그 사람과 나의 인간관계를 힘들게 만듭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은 이유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개 그 사람의 사정이지 나와 직접 관계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최악의 경우에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 해도 내가 불행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나의 가치는 본래 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나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일에 꾸준히 집중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항상은 아니지만 종종 혼자 있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주의 결핍 및 과잉 행동장애"를 설명하는 곳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김병석 박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