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 이제 갓 입학한 둘째 모두 아들입니다. 그런데 이 애들이 성격이 정반대라 제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같은 부모 밑에서 이렇게 다른 아이들이 태어나다니 제가 봐도 신기할 정도랍니다. 첫째는 매일 나가면 친구들한테 맞고 들어오기 일쑤이고 둘째는 하루가 멀다하고 친구들을 때려서 들어오고.. 제가 매일 애들 때문에 속이 탑니다. 애들 키울 때 다른 육아법을 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이 어쩜 이렇게 다를 수가요? 애들 아빠는 사내 애들이란 다 그렇게 크는 거라고 놔두라고 하는데 전 맞고 들어 오는 첫째 아들 때문에 속이 상하고 둘째 애한테 맞은 아이들 뒤처리 하느라 속이 썩습니다. 이렇게 다른 제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어요. 그리고 무슨 좋은 해결책 없을까요?
맞고 들어 오는 첫째, 때리고 들어 오는 둘째, 뭐가 문제인가요
안녕하세요, 어머님.
참 속상하시겠어요. 아들 둘이면 안 그래도 힘에 부친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한 애는 맞고 들어오고 다른 애는 때리고 들어오니... 애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난감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애들 아빠는 사내 애들이라 그렇다고 한마디로 일축해 버린다니 서운하시죠? 그리고 앞으로 두 아들의 일을 혼자서 감당할 것을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이들이 싸우고 들어오면 무슨 말을 먼저 하시나요? 아이가 친구를 때리고 들어오면 "그래서 때렸어? 맞았어?", 만약 때리고 들어왔다면 "왜 때렸어, 맞아줄 것이지" 하고 나무라는 엄마는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아이가 친구를 때린 것이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맞는 것보다는 때리는 것이 씩씩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이가 맞고 들어오면 엄마는 나름대로 또 속이 상합니다. "너도 때려줄 것이지 맞고만 있으면 어떻게 해!" 하고 아이게게 화를 내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 애가 너무 착하니까 맞고 온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때리는 아이가 나쁜 거지, 맞는 아이가 무슨 죄가 있느냐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때리는 아이와 맞는 아이는 어느 한 쪽이 아닌 양쪽 모두 '사회성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리는 아이들은 공격성이 강해 또래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합니다.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이 잘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격의 충동을 느끼면 억제하지 못하고 친구를 때리고 마는 것이지요.
이처럼 공격적인 아이들은 대개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너무 감싸고 과잉보호하며 키울 경우, 아이들은 자기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버릇없이 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 보니 또래 집단에서도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아이를 폭력으로 다스리는 경우, 아이가 부모에 대해 적대감이나 반항심을 가질 경우, 아이는 폭력적인 아이로 자라기 쉽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며 자랍니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 앞에서 자주 싸우거나 폭력을 행사한다면 아이 역시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게 되는 것이죠. 아이가 이렇게 폭력적이다 보면 자연히 친구들은 멀어지게 되고 아이는 사회에서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가 없습니다.
맞는 아이 역시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입니다. 아이가 자주 맞고 들어 온다면 '자신감'과 '자기 표현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아닐까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가 때렸을 때 "왜 때려?"하면서 반응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친구와 싸우다가 어쩌다 한 번 맞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맞고 들어 오는 아이는 이런 표현을 하지 못합니다. "때리지 마"라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맞고만 들어오는 것이죠.
맞는 아이는 평상시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한편 성격이 지나치게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이어서 표현력이나 발표력이 떨어지는 아이도 맞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때리고 다니거나 맞고 다닌다면 부모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어머니의 경우처럼 형제가 다 문제인 경우는 부모님의 양육태도를 재점검하셔야 합니다.
때리는 아이의 경우는 때리는 행동을 고치도록 애쓰셔야 합니다.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는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주지시키셔야 합니다. 초등학생이면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니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어떤 점에서 좋은 지, 그리고 때리는 행동이 얼마나 나쁜 행동인 지에 대해서 말로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다 못 알아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상황에서 다시 또 설명하고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도록 반복하여 설명해 주세요. 어머님, 아이가 언제부터 폭력적이 되었는 지 곰곰히 돌이켜 보도록 하세요. 때리는 아이가 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그만큼 고치기도 수월해 지니까요. 또 맞는 아이에게는 자기의 생각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께서 항상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아이가 말을 할 때는 아이의 눈을 잘 들여다 보며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설거지를 하면서 혹은 걸레질을 하면서, 한 귀로 대강 듣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보고 아이의 얼굴표정과 감정표현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그리고 아이의 작은 행동도 칭찬을 하여 아이가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도와 주세요.
단 무조건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서 그 행동의 어떤 점 때문에 칭찬을 한다고 말해 주세요. 그래야 비슷한 행동을 자주 하겠죠? 벌을 줄 때는 잘못된 행동 대신에 바른 행동에 대해 세세히 얘기해 주셔야 합니다. 또, '하지마라', '하면 안된다'는 지적을 할 때는 반드시 그 대안 행동을 제시하여야 행동의 변화가 가능하답니다.
때리는 행동과 맞는 행동을 고치려면 뭐니뭐니해도 부모의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이 중요합니다. 서로의 감정과 의견을 존중하고 바람직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사회성 높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지켜보아줄 때 아이의 폭력성과 결핍된 자신감은 서서히 치유될 수 있습니다.[작성자 : 양정윤 ]
[감수자 : 오정혜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