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셔요?저는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남학생 재수라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제가 7살이 되던 해에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아버지는 재혼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은 행복했습니다. 새어머니께선 저에게 친어머니 마음으로 잘 해주셨습니다. 저는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활발한 편이어서 제 주위에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 주위에는 텅 빈 들판처럼 아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전 성격도 소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학교에 가는 것조차 싫어졌습니다. 왜냐하면 IMF로 인하여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던 아버지의 공장이 부도가 나 집까지 남의 손에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아버지와 둘이 월세 집에서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잘 해주시던 새엄마도 그런 상황을 견뎌내실 수 없었던지 집을 나가셨습니다. 아버지는 또 다시 허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시고, 자신을 책망하십니다. 저는 너무 힘이 들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습니다. 요즘 들어 자살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미래의 불안함을 자주 느끼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저희 집 사정을 알고 저와는 놀지도 않습니다. 너무나 빈자리가 커서 외롭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생님, 가르쳐 주십시오.
요즘 들어 죽고 싶어요.
재수님, 지금까지의 어려운 상황도 잘 이겨내고 견디어 온 것을 보면 선생님은 재수님 마음에는 강하고 대단한 힘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비록 너무 힘이 드는 때엔 마음도 지치고 몸도 지쳐 다 포기하고 싶은 기분이 들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상담실까지 문을 두드리는 재수님의 의지라면 분명 일어설 만한 큰 임이 마음속이 맴돌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재수님, 선생님은 재수님이 이 상황에서 마음속의 힘을 모아 자신의 삶을 다시 꾸려보기 위한 마음을 새롭게 다져보았으면 합니다. 지금 재수님이 학생이여서 아버지께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수님은 지금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또 아버님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어떤 일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꼭 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거창한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테면, 재수님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고 하루하루의 학업에 충실한 것도 재수님의 미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은 맘이 힘이 들고 어려울 수 있지만 그런 하루하루가 모아져 재수님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또 함께 좌절해 있기 보다는 하루하루에 충실한 재수님을 보시고 아버지도 힘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재수님, 지금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작성자 : 고민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