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만 5 세된 여자 아이의 아빠입니다. 적극적인 교육을 할 능력은 없지만 제 나름대로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교육을 시키려고 합니다. 몇가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궁금한 점들이 있어서 이렇게 문의 드리고자 합니다. 제 아이는 늘 씩씩해서 좋은데, 어른을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밥상 앞에 앉으면 놀러갈 생각을 하느라 밥도 1시간이나 걸려 겨우 먹습니다. 아빠가 이야기를 해도 건성으로 듣는지 말을 영 듣지 않습니다. 또, 싫증을 너무 잘 냅니다. 피아노 학원을 가고 싶다고 해서 보내줬는데 몇 달 하고는 싫증을 내고 그만 두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가는 곳에는 따라가서 공부하고 오거든요. 하라면 하지를 않습니다. 지금은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데 앞으로 학교 입학하고 나서도 문제가 될까봐 우려됩니다.
제 아이가 버릇없고 싫증을 잘 내는 편이라 고민됩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아버지께서 자녀교육에 대해 매우 세심하게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딸아이를 양육하고 있다는 것을 아버님의 편지를 통하여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자녀 교육에 아버지가 관심을 보이시는 경우는 드문데 아버지께서 아이 교육에 애를 쓰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우선 아버님께서 질문하신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어른의 이야기를 잘 안듣는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정말로 아이가 어른이나 양육자의 말을 잘 따르지 않는 것인지 또는 부모님께서 아동에게 너무 많은 상황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 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버지께서 일례로 식사를 할 때 너무 오랜 시간을 먹고 빨리 먹으라는 재촉에도 딸아이가 별 반응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식사시간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라면 딸아이가 밥 이외의 간식거리로 식욕이 없는 것은 아닌 지, 또는 밥 먹을 때 TV나 장난감 등 딸아이가 다른 곳으로 주의를 빼앗길만한 자극거리가 없는 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의 식습관 형성에는 영아기부터의 부모님의 훈육이 어떠한가도 무척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의 요인 못지 않게 부모님의 요인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아동에 따라, 그리고 아동의 특정 시기에 따라 식욕이 매우 다르다는 점과 밥 먹는데 걸리는 시간을 너무 어른 위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다시 짚어봐 주십시요.
아이들의 식습관은 불규칙한 경우가 워낙 많고 아이에 따라서는 먹는 양에서도 그 편차가 상상 이외로 큰 편입니다. 문제는 아이에게 일정한 양을 배급 주듯이 할당량을 정해놓고 먹으라고 강요하는 태도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은 정해진 시간 내에 규칙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각 성정 단계별 과업도 잘 이뤄 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지요. 그렇기에 밥 먹는 양에 대해서는 아이가 그 때 그 때 원하는 만큼으로 주시되, 아이의 세끼 식사 시간과 간단한 간식 시간에만 먹기로 약속을 정하시고 식사 시간이 30분이상 넘어 가지 않도록 제한을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식사 시간 2시간 전부터는 가급적 간식을 주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만약 딸아이가 밥 먹는 것 이외에도 잘 지시를 다르지 않는다고 생각되신다면 부모님의 훈육 태도를 생각해 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매우 눈치가 빠르고 영특하여서 이 사람은 자신이 말을 잘 들어야 되는 사람인지 아니면 대충 우기면 적절하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어른보다도 정확하게 판단합니다.
부모님께서 아동을 야단치다가도 대충 안 통하는 것 같으면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은 것은 아닌 지 생각해 보십시요. 벌은 정말 엄한 분위기에서 따끔하게 내려야 합니다. 기준을 세웠으면 지키고 따르고 하면서 가족 내에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규칙을 어긴 경우, 흐지부지한 태도로 벌을 주거나 하면 벌을 주기로 하고 그냥 넘어가는 일은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좋다는 메세지가 됩니다. 아이에게 경고를 두 번 정도 주셨다가 세 번 째에는 체벌을 주시는 식의 여유를 주시되, 다소 마음이 아프더라고 확실하게 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님과 아버님께서 똑같은 행동에 대하여 어느 한쪽은 허용적이어서 그 행동을 받아주는데 한쪽만 딸아이를 야단치는 것은 아닌 지 살펴보십시요. 아이에게 체벌의 엄격함과 함께 보듬어 주는 다른 부분도 필요하지만 부모님이 모두 합의된 기준이 있어 일관성을 가지는 것은 아동의 행동통제에서는 필요합니다.
두번째 질문인 딸아이가 싫증을 잘 낸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딸아이와 먼저 약속을 해 주십시요. 아직 어리긴 하지만 자신이 왜 이것을 하고 싶은 지 중간에 하기 싫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딸아이가 직접 생각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요. 아버지께서 걱정하는 부분은 피아노를 금방 그만두어서가 아니라 다른 활동도 이런 식으로 금방 싫증을 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딸아이가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자신의 결정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을 익혀나가는 것이 앞으로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선택했고 자신이 결정했다는 부분을 명확히 하고 넘어간다면 다음에 또 다른 활동이 싫증났을 때 부모님께서도 이 점을 딸아이에게 추궁할 수 있고 아이도 자신이 결정했던 것에 대한 책임의식을 서서히 배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한 가지 고려해야할 점은 아이가 피아노를 왜 그만두려고 하는 지 딸아이와 먼저 이야기 해보아야 합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사소한 싸움이나 친구관계로 피아노 자체를 그만 두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와 어떤 어려움이 없었는 지 이야기 해 보시고 피아노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버님, 아이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생각해 주십시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아이의 생각과 의견을 최대한 들어주십시요. 하지만 그 전에 아이 어머님과 오랜 시간 상의하셔서 합의된 교육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요. 아버지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작성자 : 양정윤 ]
[감수자 : 오정혜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