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이름은 미선(가명)이라고 합니다. 저희 집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언니와 오빠 그리고 제가 있어요. 그런데 언니는 어렸을 때 부터 몸이 약해서 늘 집에서 관심을 받고 자랐어요. 또 오빠는 남자라서 집안에 기대도 많고 또 성격이 예민해서 부모님이 신경을 많이써요. 그런데 저는 언니 오빠에 비해 관심을 못 받는 것 같아요.언니가 아프면 언니 돌봐야 되고 오빠 심부름 해야 되고 집에서 저는 한 가족이라기 보다는 심부름꾼 같기도 해요. 저는 늘 제 할 일은 제가 알아서 하는 게 몸에 베였구요. 그래서인지 엄마랑 아빠는 제 걱정은 별로 안하세요. 저도 이제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고민도 많은데.. 다른 제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들이 관심도 가져주고 공부하라고 혼내기도 하는데 저희 부모님은 저한테는 신경도 안쓰세요. 저는 이런집에서 살아야 되나요? 아니면 가출이라도 해야 될까요?
집에서 아무도 저에게 관심을 안 줘요
미선님의 고민 잘 들었어요. 미선이는 지금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로 고민을 하고 있네요. 부모님 관심이 받고 싶기도 하고 언니 오빠와는 좀 대우가 다른 것 같아 서운했을 것 같구요. 또 고등학교에 막 들어와서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도 있고 그래서 신경 좀 써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미선님이 이렇게 고민을 상담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여져서 대견스럽네요.
자. 그럼 미선님이 한 얘기를 좀 더 같이 나눠볼까요? 요약해보면 언니는 아프고 오빠는 남자라서 미선님만 관심을 못 받고 자랐다구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먼저는 그 틈에서 미선님이잘 자란 것처럼 보여서 미선님이 씩씩하게 보였어요. 그래서 미선님 부모님들은 미선이 걱정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덜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픈 언니나 오빠 보다도 미선님은 부모님이 보시기에 건강하고 씩씩한 자식이고 믿음직스런 딸일 수 있겠다는 거죠. 미선님이 없는 집안한번 상상해보자구요. 언니와 오빠는 챙겨주고 보살펴주던 막내 동생이 없어서 많이 불편하고 서운하겠어요. 또 엄마 아빠는 자식 셋 중에 가장 자기 일 알아서 하고 표현은 안하지만 믿음직스런 딸인 막내가 없다면 허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상황은 미선님이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거죠. 만일 이런 상황이 맞다면 미선님은 지금 집에서 관심을 못 받는 존재가 아니라 귀한 존재로 가족들이 맘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수 있겠죠.
두 번째로 미선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미선님은 지금 언니나 오빠와는 달리 부모님들께 받고 있는 것은 없나요? 예를 들면 미선님이 혼자서 할 일을 착착 하니까 보살핌은 좀 덜 받더라도, 칭찬과 인정을 받고 있는지, 막내라서 언니나 오빠가 못 받는 귀여움을 받고 있는데 못 느끼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세요. 사람들은 다들 자기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걸 못 보는 경우도 있거든요.어쩌면 언니나 오빠는 부모님의 기대나 관심이 부담스럽고 막내인 미선님이 가지고 있는 자유스러움, 귀여움 받을 수 있는 위치가 부러울 수도 있어요. 자. 여기까지는 집에서 미선남이 못 볼 수 있는 상황을 같이 살펴보았죠?
그럼 그래도 미선님 생각에 부족하다 싶다면 한 번 부모님께 직접 말씀드려보는 건 어떨까요? 속으로 속상해하고 서운해하다가 불만의 표헌으로 가출을 한다면 부모님들이 어떨까요? 물론 관심을 받을 수는 있을거예요. 가출을 하면 걱정이 많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미선님 마음도 안 편할거예요. 그동안 자기 일 잘 해왔던 미선님이 가출을 하면 미선님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할거예요. 또 일시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건 미선님이 바라는 관심이 아니지요.
자! 가출이라는 방법 말고도 미선님이 바라는 부모님에 대한 관심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먼저 미선이는 집에서 어떤 관심을 받기를 원하나요? 아주 구체적으로요. 예를 들면 엄마가 공부는 얼만큼 했니? 라고 물어봐 주길 원하나요? 아니면 미선이 학교 얘기를 물어봐 주길 원하나요? 미선이가 부모님들께 바라는 관심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나서 한 번 부모님들께 말씀드려보는 거예요. 그동안 부모님은 미선님의 이런 힘든 마음을 몰랐을 수도 있고 또 미선이가 모르는 다른 방법으로 미선님에게 관심을 표현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럼 어떻게 얘기 하는게 좋을까요? 얘기를 할 때는 구체적으로 또 미선이의 느낌을 위주로 얘기를 하면 좋아요. 예를 들어서 " 엄마, 나도 관심을 받고 싶어요.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학교에서 어떤 일 있었는지 물어봐주고 또 공부는 어느정도 되어 가고 있는지 확인도 해주면 저는 관심을 받는 기분이 들 것 같아요. 그 동안 엄마,아빠 관심을 못 받은 것 같아 서운 했어요." 만일 미선님이 엄마의 입장이라면 딸이 이렇게 솔직하면서 자신을 표현 할 때 어떤 기분이 들 까요? 아마 미선이가 원하는 관심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게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미선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선님은 자기 일을 잘 알아서 하는 만큼의 힘이 있는 학생이라는 점이예요. 그러니까 이번 기회가 가출을 하는 것이 아닌 집안에 나의 위치를 더 생각해 보게 되고 또 부모님과 대화를 나눠봄으로써 더 좋은 가족관계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