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딸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지금 딸 아이가 제 곁에 없습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어디에서 있는지, 끼니를 잘 챙겨먹고 있는지 걱정이 되고 눈물로 밤을 지새운 답니다. 딸이 나가고 없는 지금에서야 우리 딸 아이의 빈 자리가 얼마나 크고 소중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 넉넉하지 못해서 딸 아이에게 해 준것이 별로 없습니다. 갖고 싶은 것도 많았을 텐데... 별로 내색도 하지 않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갑자기 나쁜 친구들을 사귀면서 아이가 나쁜 길로 빠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먹고 살기가 바쁘다 보니 그 아이에게 신경 써준 것도 없습니다. 딸 아이가 뭘 원하는지 요즘 힘든 점은 무엇인지 한 번 물어 본 적이 없었답니다.
최근에 아이가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고 자꾸 전화만 하고 밤 늦게 나갔다 들어와서 애 아빠에게 많이 혼나고 나서 저도 야단을 많이 쳤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학교에 간다고 집을 나선 뒤로는 연락도 없이 한 달이 되어가네요. 담임 선생님도 우리 아이가 늘 말이 없고 얌전했다고 하면서 놀라십니다. 남 보기도 부끄럽구요....이렇게 자식을 키우기가 힘이 드는 것인가요? 다른 집 아이들은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그런다던데....
우리 아이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우리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딸아이가 집을 나가서 너무 걱정됩니다.
이 세상에서 다 마음대로 해도 자기 자식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 바로 그 말이 자식을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가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겉으로 보기에 걱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도 그 집안을 들여다 보면 항상 그 나름대로의 고민을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아이들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항상 반듯하고 공부 잘 하고 해서 전혀 걱정거리가 없다고 생각을 해도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성격이라든지 외모라든지, 친구관계가 잘 안되서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평등하다는 말을 하지요. 물론 주위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이 들겠지만요.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말이에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선시 해야 하는 것은 딸 아이입니다. 이제는 부모님의 체면보다는 딸 아이의 안부가 더 중요합니다. 먼저 딸 아이가 집을 나간 것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나고 기가 막히고 속도 상하실 것입니다. 그 마음은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는 말도 하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따지기 전에 아이가 왜 가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셔야 합니다.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부모님이나 식구들 한테 얘기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집을 나갔는가, 그렇게 자신과 얘기할 상대가 없었는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는가 등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머님의 말씀을 보면 중학교에 들어와서 나쁜 친구를 사귀면서 아이가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물론 중학교에 들어오고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친구의 말에 쉽게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넘어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보통 자신의 현실을 만족하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낄때 쉽게 나쁜 유혹에 빠져 들기 쉽습니다. 꼭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와 말할 시간이 많이 없다고 해서 아이가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이 중요한 것입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아이 양육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 되고 있는데요. 부모님이 늘 아이들을 생각하고 믿고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느껴야 합니다. 이렇게 서로 신뢰 관계를 맺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거창하게 시간을 들여서 거창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몇 분이라도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심과 사랑을 갖고 대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 아이와 부모님의 관계가 발전을 해서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문제들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따님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여겨 집니다. 핸드폰이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다구치거나 무조건 빨리 들어오라는 내용보다는 제게 표현하셨던 것처럼 미안하고 걱정스런 마음을 전하고, 어떠한 경우라 할 지라도 용서하고 용납해 주겠다는 내용을 메세지로 남기세요. 그리고 앞으로 좀 더 열린 대화와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이는 관계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표현도 꼭 해주세요. 평소 친했던 친구들의 연락처도 담임선생님 등을 통해 알아보셔서 그 친구들에게도 동일한 내용의 말들을 전해 주도록 잘 부탁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따님이 집으로 돌아오면 따뜻하게 맞아주세요. 지금 걱정이 되시더라도 따님이 돌아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짜두세요.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지요. 부모님과 따님이 더욱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흔히 잘못된 길로 빠져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기심 많고 독립을 원하며 간섭받거나 구속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갖고 비밀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잘 알고 계신다면 아이가 뭔가 말을 하지 않아도 화가 나지 않고 불안해 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아무리 개방적이고 대화가 잘 통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또래들끼리의 비밀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비밀을 갖는 것을 그들은 즐기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대부분 아이들이 가족이 자기를 잘 이해하고 부모님과 대화가 통하고 부모님이 자신의 지지자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다는 믿음과 신뢰가 생긴다면 아이는 서서히 부모님과 자신의 문제를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부모님들이 많이 노력하고 정성을 들이셔야 겠지요.
청소년을 나쁜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반면에 그들의 특성으로 인해서 갖는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돌하다고 생각되는 면을 솔직함이라는 장점으로 생각을 전환하신다면 훨씬 청소년들을 대하는데 있어서 유리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청소년들의 솔직함은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게 하고 싫은 것은 하지 않지만 좋아하고 관심있는 것을 끝까지 잘 하게도 합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들의 재치나 순발력, 톡톡 튀는 면을 잘 살려준다면 우리 어른들이 바라는 순종적인 청소년보다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렇듯 따님만이 갖고 있는 특성들 역시 긍정적인 면을 보시도록 노력하면서 많이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따님이 안전하게 속히 돌아오게 되고, 느리더라도 조금씩 대화와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길 바랍니다.[작성자 : 김혜영 ]
[감수자 : 오정혜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