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예요. 저는 요즈음 집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싫어요. 한달 전에 저희 부모님께서 고아원에서 남자 아이를 입양하셔서 지금은 제 동생이 된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 때문에 저는 완전히 찬밥이예요. 엄마 아빠는 동생에게만 관심을 쏟으시고, 동생만 좋아하세요. 저는 그런 부모님에게 너무 서운한 마음이 들어요. 원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있듯이 친자식인 저한테 더 잘 해주셔야 되잖아요? 그런데 엄마 아빠는 동생에게만 신경을 쓰세요. 저는 아직 그 아이가 동생같지가 않고 싫어요.
부모님은 동생이 생겨서 정말 좋지 않냐고 하시지만 저는 동생 없이 살던 때가 더 좋아요. 동생의 부모님은 2년 전에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데요. 그래서 그 충격으로 동생은 말수도 별로 없고 성격이 내성적이라고 그래요. 부모님은 그런 동생이 불쌍하고 안됬다고 더 신경을 많이 쓰세요. 하지만 활발한 성격인 저로서는 저와 성격도 완전히 다른 그 아이가 동생이라는 생각이 안들어요. 그리고 제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지 저한테 잘 보이려고 눈치를 보는데 저는 그것도 짜증이 나고 마음에 들지 않아요.
진짜 친동생이라면 그렇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별로 안하면서 슬슬 눈치 보는 그 아이를 동생으로 생각하면서 계속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 정말 너무 싫어요. 그리고 맨날 그 아이가 불편한 게 있는지, 뭐가 먹고 싶은지, 뭐가 갖고 싶은지만 걱정하시고 제가 뭘 필요로 하는지, 뭐가 갖고 싶은지, 그리고 요즈음 제 기분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신 엄마 아빠한테 너무 섭섭해요.
저는 엄마 아빠의 오직 하나 뿐인 자식이었던 옛날이 그리워요. 동생만 없다면 예전의 그런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밖에 요즈음은 나지 않아요. 저는 동생이 너무 싫고 미워요. 하지만 그런 제가 나쁘다는 생각도 들고 요즈음은 맨날 기분이 나쁘네요.
부모님이 입양한 남동생만을 좋아하세요.
외동딸로 오랜 시간 살아오다가 부모님께서 아이를 입양하시면서 갑작스럽게 남동생이 생기게 된 것도 학생으로서는 적응하기가 어려운 일인데, 부모님께서 남동생에게만 관심을 쏟으시게 된 것 때문에 많이 화가 나고 속이 상한 것 같습니다. 누구나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싶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기 때문에 동생에게만 관심을 쏟으시는 부모님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원래 자신의 친동생이 아닌 갑작스럽게 생긴 동생이기에 그 상황이 익숙하지 않고 당황스럽기 때문에 동생에 대해서 싫어하는 감정이 들고, 동생이 없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므로 자신이 나쁘다는 생각을 가지며 죄책감으로 괴로워 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제 가족이 된 동생을 학생이 가족으로서, 동생으로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앞으로 계속 부모님과 동생에게 나쁜 감정을 갖게 되고 그래서 더욱 많이 힘들고 괴로워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과 자신의 마음을 지속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은 가족들 모두에게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고 여러가지 감정들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가족으로서의 친밀감을 느끼고 새로 가족이 된 사람이 온전히 마음으로 가족에 속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아무런 노력 없이 가만히 있으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요. 가족들 모두가 가족으로서 마음을 완전히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계속 외동딸로 자랐기 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이 자신에게만 쏟아졌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관심과 사랑이 다른 형제가 있는 집보다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역시 그러한 것이 자연스럽고 익숙한 일이었겠지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형제가 생기면서 다른 형제에게 부모님이 관심을 빼앗긴 것 같은 상황이기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자녀를 가족으로 맞아들이게 된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지금은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새로 가족이 된 아들이 자신의 가족으로서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지요. 그동안 계속 키워오고 함께 살아온 학생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성격인지 학생에 관해서는 무엇이든지 부모님께서 알고 계시지만 새로 가족이 된 동생은 부모님에게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이 신경 쓰이시고 그렇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시게 되는 것이지요.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새로 가족이 된 동생이 빨리 가족에 적응하도록 도와주시기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동생에게 완전히 부모로서 인정을 받고자 지금 동생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시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학생에게는 많이 섭섭하고 서운하겠지요. 하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부모님이 조금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계속 서운한 마음이 남아 있고 작은 일에도 섭섭하게 느껴진다면 그 마음을 계속 담아두면서 동생을 미워하기 보다는 부모님에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부모님들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시느라 학생이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학생의 섭섭한 마음을 알아차리시는 것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솔직하게 동생이 생겨서 학생이 좋은 마음보다는 당황스럽고 어려운 상황이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부모님께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진솔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에게 서운한 마음을 갖고 있게 되다보면 그 원인 제공자로서 동생을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영원히 동생을 가족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은 힘든 일이 되겠지요.
하지만 그 원인은 일부는 그렇기도 하지만 동생에게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동생의 경우에도 이 모든 것들이 원해서 되었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되어 버린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양친 부모를 잃게 되고 그로 인한 충격으로 내성적인 성격이 되고 말수가 적어졌다니 어린이로서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짐작할 수 있겠지요. 동생으로서도 새로운 가족에 속하게 된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가족에 적응하고 속하게 되는 것은 역시 힘든 일일 것입니다.
학생이 눈치를 보는 모습때문에 동생이 더욱 싫다고 하였는데 새로운 가족에 잘 적응하고 싶은 동생이 자신을 싫어하는 누나의 기분을 살피면서 행동하는 것은 동생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됩니다. 누구나 자신이 속하고 싶은 상황에서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더 잘 보이고 싶고 그렇게 해서 자신이 속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새로운 가족에 빨리 속하고 싶고 이제 가지게 된 가족들 속에서 자신이 가족으로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동생의 노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지금까지 건강하게 학생을 잘 길러주신 부모님의 딸로 태어나 별 어려움 없이 살아온 자신과 비교해 본다면 어린 나이에 사고로 부모님과 이별하게 되고 새로운 가족 속에 속하고자 노력하는 동생은 참 많이 힘들겠지요. 이렇게 생각한다면 동생의 노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리고 부모님들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차분하게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을 때 자신이 원하는 가족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많은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작성자 : 송현정 ]
[감수자 : 오정혜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