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남매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딸 아이가 올해 중학교 1학년, 아들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입니다. 저는 5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지금까지 혼자 힘으로 두 아이를 키워 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이지 버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선은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큰 고민이였습니다. 집안에서 살림만 하던 제가 갑작스레 일자리를 찾는다는 게 쉽지는 않았으니까요. 다행히도 조그마한 가게를 하나 얻을 수 있었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는 가게도 좀 안정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집안의 든든한 울타리였던 남편이란 존재가 없어 여러가지로 부딪치는 문제 또한 많았고, 제가 한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아빠 역할을 해 줄 수 없어 힘들고.... 또 남편과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역시 저와 아이들을 참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힘들고 어려운 점들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있었기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힘을 얻고 지금까지 잘 지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남편 없이 아이들 키우는 것이나 일하는 것에 적응도 되었고, 많이 편안해 졌습니다. 그런데 주변 어른들이 계속 재혼을 권유하였고, 그 뜻에 밀려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여전히 불편하고 어려운 점은 있지만 재혼에 별로 뜻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람을 만나게 되고, 좋은 사람인 것 같고, 만나기 전과는 달리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되더군요. 아이들에게도 좋은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런 과정들을 거쳐 결국 재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걱정이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재혼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재혼할 남편이 아이들에게 잘 대해주었고 아이들도 금새 친해졌습니다. 특히 아들 아이는 매우 좋아했습니다. 딸 아이는 좋으면서도 눈치를 채서인지 동생처럼 즐거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만남을 몇 번 가진 후에 재혼 이야기를 꺼냈는데,딸 아이가 심하게 화내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는 동생이 새아빠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동생을 괴롭힙니다. 한번은 동생에게 아빠는 한 분 뿐이라며 새아빠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빠에 대한 배신이라고 까지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가 그렇게 까지 생각하는 것에 너무 놀라고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이렇게까지 싫어하는데 재혼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재혼을 앞두고 있는데, 딸 아이가 너무 싫어합니다....
남편과 사별하시고 심적 고통이 많으셨겠네요. 게다가 여자 혼자 몸으로 어린 아이들을 키우시느라 여러가지로 힘드셨을 것입니다. 이제까지 해 오던 일 뿐만 아니라 남편께서 맡아 하셨던 가장의 역할까지 하게 되었으니 혼자서 몇 사람의 역할을 하게되고.. 그러다보니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으리라 짐작됩니다.
특히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집안에서 살림만 하시던 분이라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없었을테고요... 그나마 가게를 하면서 살림을 꾸려 나갈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남편이란 울타리가 있어 의지도 되고 든든했었는데, 이제는 모든 일을 혼자 알아서 해 나가야 하니 두렵기도 하고 힘들고 외로울 때도 많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자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것, 편모 가정(결손 가정)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이 많아 경제활동을 하고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입니다. 때로는 이러한 편견이나 선입관들 때문에 더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테구요.
이렇게 힘든 가운데서도 아이들 보면서 힘을 얻고, 주위 분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이때까지 잘 지내오신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좋은 분을 만나게 되고, 심사숙고하여 재혼까지 결심하게 되셨는데, 딸 아이가 엄마의 재혼를 거부하면서 새아빠를 좋아하는 동생에게 배신이라며 화내고 반대하니 많이 당황스럽고 난감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어머니께서는 재혼에 대해 많이 생각하시고 어머니 자신이나 아이들 모두를 위해 재혼을 결정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느낄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란 생각 하에 아이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도 우선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머님의 경우에는 얼마 간의 시간을 가지고 재혼하실 분을 만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고 재혼이란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따님의 경우에는 어떠했을까요? 낯선 사람을 몇 번 본 후에 어머니가 재혼할 사람이고 새아빠가 될거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갑작스러운 일이 될 것이고, 아직 새 아버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엄마를 새아빠에게 빼앗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새아빠와 재혼하려는 엄마를 보며 엄마가 아빠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섭섭하기도 하고, 원망스러운 마음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새아빠를 좋아하며 따르는 동생이 밉고, 자신과 뜻이 다른 동생에게 화를 내게 되고... 무엇보다도 우선은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이러한 생각과 감정들을 인식하여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후에 아이와 함께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혼에 대한 엄마의 입장를 자녀에게 솔직하게 말해주고, 자녀의 생각이나 느낌 또한 솔직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자녀가 새아빠를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가 나타내는 행동들 때문에 힘들게 결정한 재혼에 대해 많이 망설이고 계신 것 같은데, 힘 내시고요... 자녀들과 함께 대화로 풀어나가 보세요.[작성자 : 송현정 ]
[감수자 : 오정혜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