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입니다. 중학교 때 컴퓨터를 산 뒤부터 게임도 많이 하고, 컴퓨터와 관련된 책도 많이 사봐서 다른 애들보다 컴퓨터를 잘 합니다. 친구들 컴퓨터를 고쳐주기도 하고 간단한 프로그램도 만들 줄 알거든요. 형이 다니고 있는 컴퓨터학과에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그런데 학교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고민입니다. 성적이 나쁘니까 대학에는 못가더라도 컴퓨터 공부를 많이 하면 실력 있는 컴퓨터 전문가가 되지 않을까요?
컴퓨터에는 자신이 있는데 성적이 안 좋아요.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간략정보]
좋아하는 컴퓨터 공부는 하고 싶은데 성적 때문에 고민이군요. 대학에 가서 그 분야를 깊이 공부하고 싶지만 다른 과목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무척 답답할 것 같습니다. 아마 대학을 안가면서 컴퓨터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그런 자신의 현실 때문이 아닌가 싶군요.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할 수 있으면 무척 신나고 기분 좋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싫어하는 과목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의 경우 자기가 싫어하는 과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는 공부 뿐만 아니라 취업, 군입대, 대인관계 등 '어려운 것'들을 더욱 많이 겪게 됩니다.
컴퓨터의 경우 내가 왜 이토록 재미있어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심 있는 영역을 열심히 하다 보니 다른 과목보다 더 좋아하게 되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을 수 있지요. 바꾸어 생각해보면 다른 과목들의 경우 공부하는 시간을 너무 조금 투자해온 결과 자신감과 흥미를 잃게 되지는 않았나 싶군요.
컴퓨터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무조건 컴퓨터만 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풍부한 상식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차원 높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능력을 겸비해야 합니다. 재미없는 과목들도 그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방편이 아닌 자신의 상식을 넓힌다는 의미로 여기고 가까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싫어하는 과목을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좋아하는 과목과 적당히 섞어 공부하거나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 방법을 고안해 본다면 지치지도 않고 능률도 오를 것입니다. 계획을 짜서 적극적으로 응용할 때 유능한 컴퓨터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진구 선생님]
[상세정보]
컴퓨터는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주도하는 매개체입니다. 다양한 분야들이 컴퓨터를 응용함으로써 더 발전하게 되고, 컴퓨터 관련 산업 또한 하루가 다르게 발달합니다. 지금의 인터넷 정보망과 같은 체제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아마도 미래 사회에서는 컴퓨터 응용 기술과 정보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컴퓨터 전문가가 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이나 첨단공학은 말할 것도 없고, 교육, 군사, 예술 등 모든 분야에 컴퓨터 기술이 응용됩니다. 요즘 제작되는 TV 프로그램이나 광고, 영화만 보더라도 컴퓨터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이런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컴퓨터 전문가의 필수 조건은 해박한 컴퓨터 관련 지식입니다.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과에서 주로 공부하며 이 분야는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공으로 나누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전공도 그 쓰임에 따라 많은 세부 전공으로 나뉘게 됩니다. 컴퓨터를 전공하다 보면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 관심을 고려해서 가장 알맞은 분야를 선택해서 진로를 찾아가게 됩니다.
컴퓨터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인 능력으로는 이공계에 적합한 적성이나 지능, 학력, 의지력 등입니다. 또 특수 능력으로는 사고력, 분석력, 창의력, 이해력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컴퓨터 관련 기술의 세분화로 인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팀과 잘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컴퓨터 분야는 첨단 산업이고 연구 영역이 넓으므로 모험적으로 기술을 개발·개척하려는 의지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주위를 보더라도 컴퓨터에 관한 벤처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과연 컴퓨터 전문가가 되는 길이 대학을 가는 것만으로 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많은 대학에 컴퓨터 관련 학과들이 개설되어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최신 기술을 대학에서 모두 배운다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오히려 대학에서는 이러한 첨단 기술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과 응용 방법을 공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컴퓨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 전공 서적이나 잡지를 탐독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기 위해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과목에 편중된 학습을 하다 보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적, 정서적 발달을 이루지 못해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예를 들면,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외국 잡지를 빨리 이해하거나 좋은 프로그램을 습득하기 위해 영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싫어하거나 어려운 과목을 피해가기만 한다면 학교 외의 생활에서 싫어하는 것이 있을 경우----예를 들면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이를 극복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피해가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자기발전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포츠 경기나 조깅의 경우 힘들고 괴로운 순간을 참고 넘어서는 순간부터 참된 단련이 된다고 합니다. 만약 헬스를 통해 몸을 단련한다면, 힘들 때까지 한 운동은 몸풀기 단계에 해당하고 힘이 들어 더 못하겠다고 여겨지는 순간 이후부터가 근력이 발달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공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컴퓨터를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고 신나지만 어느 단계가 되면 어렵고 힘든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 힘든 순간을 이겨내면 새로운 경지에 올라 진정한 '컴퓨터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컴퓨터 이외의 싫은 과목들을 어느 정도의 노력을 통해 '알고 난 후', 자신의 전공인 컴퓨터 분야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생각해서 응용할 수 있다면 훨씬 유능한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계획을 짜서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실시해 본다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힘써 노력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