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저는 딸 둘에 아들 하나를 둔 40세 주부입니다. 제 고민은 막내 아들에 관한 것입니다. 어렵게 얻은 아들인데다가 막내여서 특별히 마음을 많이 쓰면서 키웠는데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속을 썩입니다. 위로 누나 둘은 다 말 잘 듣고 공부도 착실히 했는데 아들 녀석은 도통 공부에 관심이 없습니다. 컴퓨터 오락에 빠져있거나 친구들과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어서 아무리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치고 달래봐도 며칠 하는가 싶으면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곤 합니다. 며칠 전에도 공부하라고 걱정하는 소리를 했더니 이제 자기도 다 컸으니까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말라면서 오히려 큰 소리를 치는데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아들이라고는 하나뿐인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애는 공부에는 도무지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님. 한국청소년상담원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지는 잘 받아 보았습니다. 그동안 **님이 막내 아들로 인해서 속이 많이 상하셨겠군요. 하나뿐인 아들이어서 애지중지 키우셨을 텐데 이렇게 말 안 듣고 속을 썩일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많이 사랑하고 기대한 만큼 실망과 걱정이 크리라 생각됩니다.
그렇습니다. **님뿐만 아니라 그 누구였다고 해도 **님 입장이었다면 막내 아들로 인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들이라고는 하나뿐인데 저렇게 공부 안하고 지내다가 장차 어떻게 되려나? 제 밥벌이는 제대로 하려나? 사람 노릇은 하려나? 요즘 특히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실정에서 공부 안하고 속 편하게 컴퓨터에 빠져있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아드님를 보면 심란한 마음이 절로 우러나게 마련이지요.
우선 **님이 이제까지 아들의 행동을 고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해왔는지를 한 번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알기 어렵지만 우선은 말로 설득하는 방법을 사용하셨을 것입니다. **님은 잔소리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말하자면 왜 놀기만 해서는 안되는지, 그리고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지를 때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때로는 결론만 이야기하셨을 것입니다. 때로는 이웃집 아이들이나 누나와 비교하기도 하셨겠지요.
둘째 방법은 쉽게 말하면 야단을 치는 것입니다. 훈계를 하거나 혼내는 것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혹은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한다든가 용돈을 줄인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벌을 주는 것도 여기에 포함되지요.
설득을 하고 야단을 쳐도 효과가 없을 때 회유책을 쓰기도 합니다. 보통 많은 부모님들이 몇 점짜리 성적표를 가지고 오면 얼마의 용돈을 주거나 좋아하는 물건을 사 주겠다는 식으로 현상금을 거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면 이런 방법들 중에서 그나마 효과가 있었던 것은 어떤 방법이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도 설득이나 야단은 별로 효과가 없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님도 잔소리라고 표현하신 것처럼 날마다 귀에 못박히게 듣는 말은 아이에게 전혀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런 것들은 사춘기에 있는 아이의 반발심이나 반항심을 부추기가 아주 쉽습니다.
아마 반발심이나 반항심이라는 말을 들으시면 **님은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인데 이제 조금 컸다고 부모에게 반항하나 싶어서 언짢은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자녀에게까지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기도 하고 화도 날 것입니다. 내가 왜 아이의 비위까지 맞추고 있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님이 자녀를 효과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것이 목표라면, 효과적이지 못한 방법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를 평가해 보고 감정적이기보다는 좀 더 이성적으로 자녀에게 다가가는 것이 **님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잔소리와 야단치는 것은 금물입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잔소리와 야단을 치는 것이 **님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몸에 베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부터는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야 **님의 자녀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이 변하지 않는다면 자녀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잔소리와 야단치는 소리를 들으면 오히려 공부를 하려다가도 하고 싶지 않은 청개구리와 같은 마음이 생긴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사람은 자기 일이고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될 때에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녀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잔소리나 야단을 치는 것은 자녀에게 자신의 인생이 부모의 인생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기 때문에 자녀의 태도를 바꾸는 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자녀가 자신의 인생이 자신의 선택이고 책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의 삶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나오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권위를 가지고 자녀를 한 번 불러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하십시오.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네가 이렇게 행동하면 나는 이런 생각이 들고 이래서 염려가 된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계약을 맺는 방법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네가 이만큼 공부를 한다면 그 이후의 시간에 대해서는 네 마음껏 사용해도 좋다''라든지, ''네가 성적을 이만큼까지 올리면 어떤 보상이 있을 것이다''와 같은 계약을 맺어 보십시오.
일단은 자녀도 부모와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약에 동의할 것입니다. 계약을 맺을 때는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충분히 이야기해서 맺도록 하고 이행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계약을 맺은 후에는 자녀의 행동을 관찰은 하지만 세세하게 간섭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모든 행동과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자녀에게 있으므로 맡기고 지켜봐 주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것을 아는 것보다는 하나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님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화이팅!
[작성자 : 고민해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