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집 아이가 수학을 너무 싫어하고 못해서 의논 드리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아이가 머리가 나쁘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거든요. 왜냐하면 다른 과목들은 참 잘 해요. 특히 국어나 영어는 아주 잘 하는 편이라서, 얼마 전에는 영어 경시 대회에 나가서 입상도 했었어요. 그런데 수학이나 숫자에 관련된 것이 나오면 아주 싫어하고, 하려 들지를 않아요. 아이 말로는 해 보려고 노력해도 잘 안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지금은 중학교 1학년인데, 고등학교 가는 건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 대학교를 갈 때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아이가 수학을 못하는 것 때문에 너무 자신 없어 하니까 제가 옆에서 보기에 안타깝기도 하구요. 저의 집 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따로 선생님을 오시게 해서 아이를 가르칠 수도 없고 그래요. 그래서 학원에 계속 보내고 있는데, 학원에 다녀도 전혀 진전이 없어요. 제가 많이 배웠으면 아이들을 붙잡고 좀 공부를 시켜 보고 수학을 왜 못하는 건지 알아 보고 그럴 텐데 그러지도 못하니 부모로서 미안하고 답답하고 그렇습니다. 돈 계산이나 그런 것들을 하는 걸 보면 셈을 영 못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수학 문제 풀어오는 걸 보면 거의 두,세 개 정도만 맞출 뿐이예요. 아이가 공부를 영 못하면 그냥 포기를 할텐데, 다른 것들은 잘 하는데 수학만 그렇게 유달리 못하는 게 안타깝고 이해도 잘 안되요. 왜 그렇게 수학을 못하는 건지. 제가 생각하기에 수학을 조금 잘 하게 되면 금방 취미를 붙여서 할 것 같거든요. 제가 생각할 때 수학을 안 하는 건 수학을 싫어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못하니까 하기 싫어진 것 같아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수학을 할 때마다 기죽고 힘들어 하는 아이를 보면 너무 안타깝고 제가 뭔가 해주고 싶어요. 우리 아이를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님. 한국청소년상담원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보내 주신 글 잘 받았습니다. 아이가 다른 공부는 잘 하는데, 수학만 못한다는 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닌데, **님이 옆에서 보시기에 황당하기도 하고, 처음에는 애가 수학을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셨을 것 같아요. 다른 공부를 잘 한다고 그러니까 다행스럽기는 한데, 이런 학생들의 경우에 **님 말씀대로 자신감을 잃어서 오히려 다른 공부까지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님이 다른 공부라도 열심히 하라는 말씀과 격려를 많이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님이 보시기에 참 안타깝고, 더구나 아이가 수학을 할 때면 늘 기가 죽어 있고 그러면 너무 속이 상하시죠? 더구나 다른 공부를 못하는 아이도 아니고 수학만 잘 하면 성적이 확실히 오를텐데 하는 생각도 드실 거구요. 요즈음은 성적에 상관없이 고등학교에 갈 수 있고, 대학교 갈 때도 특기생으로 많이 가게 되고 모든 과목을 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걱정을 할 것은 없지만,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아야 하는 것도 있고, 특정 과목만 못하게 되면 아이가 다른 것에서도 자신감을 잃을 수 있으니까 수학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중요하지요.
그런데, **님께서 보내 주신 것으로 보아 다른 문제는 없는데, 수학만 못한다는 것을 보아서는 **님의 자녀가 학습 장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습 장애에는 읽기 장애, 산술 장애, 쓰기 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학습장애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것은 각각 읽기, 산술, 쓰기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 실시한 검사나 시험에서 학교 교육이나 지능에 비해서 기대되는 수준보다 성적이 현저하게 낮을 경우에 진단되는 것입니다. 즉 읽기 장애나 쓰기 장애는 읽기나 쓰기를 할 수 있는 정상 지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되는 수준보다 정확하게 읽지 못하거나 읽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쓰기를 못하는 것을 말하고, 산술 장애의 경우는 계산을 하거나 추론을 할 수 있는 정상 지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되는 수준보다 계산을 하지 못하거나 추리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산술 장애는 산술 용어나 공식, 개념을 이해하고 명명하기, 글로 쓰여진 문제를 산술적으로 부호로 바꾸기를 하지 못하는 언어적 기능 장애와 수의 상징이나 산술 부호를 인식하거나 읽기, 사물을 집합하기 등과 관련된 지각 기능의 장애와 숫자와 모양을 정확하게 그리기나 덧셈에서 더해가는 숫자를 기억하기, 공식 기호를 관찰하기 등을 하지 못하는 주의 집중 기능의 장애 및 순서에 따라서 계산하기, 사물을 세기, 구구단을 학습하기 등의 산술적 기능 장애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런 학습 장애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학습을 하는 과정과 관련된 사고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구요, 다른 정신적 장애나 신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학습의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각 학습 장애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 나타나게 되는지 바로 아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겠지요. 따라서 **님의 자녀가 어떤 산술 장애인지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먼저 정확하게 어떤 문제로 인해서 산술 장애를 가지게 되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소아 정신과가 있는 병원을 찾으셔서 진단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과라고 해서 꼭 정신 이상이 있는 사람들만 가는 것이 아니라 요즈음은 학습에 도움 받기 위해서도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너무 꺼리시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녀에게도 잘 설득을 하셔서 병원에 함께 찾아가 보도록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셔서 학습 장애가 어느 정도 심한지, 왜 그렇게 수학에만 문제가 있는지, 산술 장애 중 어느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것인지를 바로 아시고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이 자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녀가 다른 공부는 잘 한다고 하니, 수학으로 인해서 다른 것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님께서 더 많이 격려해 주시고, 수학을 아주 잘하게는 되지는 않더라도 문제의 원인을 알아서 포기하지 않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합니다. 부디 **님과 자녀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