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2 남학생입니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효과적인지 알고 싶습니다. 신문을 보니 올 대학입시의 당락을 좌우한 건 논술이라고 하던데요. 논술을 잘하려면 평소 풍부한 독서를 해야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영어, 수학 공부를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한데다가, 막상 결심을 하고 책을 보더라도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어서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어도 별로 남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건 교과서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효과적인가요?
[간략정보]
다양한 종류의 책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 방법이지만, 그렇게 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지요. 이럴 때 효과적으로 책을 읽는 요령 몇 가지를 알게 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많은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 먼저, 책의 윤곽을 파악하십시오. 책의 목차와 서문을 훑어보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그려보는 것입니다.
둘째로, 적극적인 독서 습관을 들이십시오. 책을 읽고 나서도 남는 게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적극적인 책 읽기가 아닌 소극적인 책 보기 습관 때문입니다. 효과적으로 책을 읽는 세 번째 방식은 글의 조직적 패턴을 파악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쫓으라는 것입니다. 끝으로 책 읽는 속도를 조절하십시오.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서 속도를 조절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시간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 신희천 선생님]
[상세정보]
학생의 고민은 많은 친구들이 느끼는 어려움일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수업 들어야지, 숙제 해야지, 학원 가야지, 시험 공부해야지 이런 저런 시간을 빼고 나면 정말 책을 볼 시간이 모자랄 겁니다. 그리고 막상 어렵사리 시간을 쪼개서 책을 보려고 펼쳐들면 몇 장 읽다가 덮어두기 일쑤고, 억지로 다 읽었다 하더라도 머리 속에 남는게 없는 것 같고.....그건 교과서를 볼 때도 마찬가지라서 예습을 하거나 시험공부를 하려고 교과서 지문을 읽어나갈 때도 읽기는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거나 글의 요점이 잘 잡히지 않고....
사실 가장 좋은 독서 방법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읽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따져보면 그건 쉽지 않은 일이죠. 적은 시간에 책을 효과적으로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종류의 책(가령, 소설, 인문서적, 사회과학 서적, 교과서, 논문집 등)이냐에 따라서 효과적인 독서 방법이 다소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책의 종류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해당되는 효과적인 독서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책 전체의 윤곽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책을 읽던간에 먼저 책의 목차와 서문을 훑어보고 책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해 두는 것이 효율적인 책읽기의 첫걸음입니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염두에 두면서 각 장의 제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책의 윤곽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뒤 서문이 있다면 서문을 훑어보면 더욱 좋구요. 서문을 읽다보면 저자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이 책은 어떻게 구성되었으며, 어떤 필요에 의해서 어떻게 보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번 책을 읽어보고 싶은 동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둘째로, 책을 효과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독서 자세가 필요합니다. 적극적인 독서란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독서와 달리, 책의 내용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자기 생각과 비교를 하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도전적인 책 읽기 자세를 말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생각에 남는 것이 없는 이유는 바로 소극적인 책 읽기 때문입니다. 책의 내용을 그저 수동적으로 보아 넘기면 아무런 지적인 자극도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보긴 보았으되 머리에 남는게 없다"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적극적인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의 요지를 파악하는 힘이 길러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말하는 바의 핵심을 잘 쫓아가야만 적절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셋째로, 글의 조직적인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똑같은 책이나 글을 읽고 그 내용을 물어볼 때, 어떤 사람은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글에서 나온 말을 기억하려 애쓰면서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책을 읽을 때 전체적인 뼈대를 세우면서 책을 보느냐, 그러한 뼈대나 틀이 없이 세부적인 내용에 휩쓸리면서 책을 읽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효과적인 독서 방법은 바로 세부적인 것은 잊어버리더라도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쫒아가면서 책을 읽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글이 가지는 조직적 패턴을 염두에 두면서 책을 읽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즉, 글이 시간적인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지, 혹은 '첫째,....둘째,.... 셋째,...'하는 열거식으로 진행되는지, 아니면 논리적인 연결을 보이며 '따라서, ...' '그러므로,....'와 같은 인과관계나 '이와 유사하게....' '이와는 달리'처럼 비교나 대조를 이루는 패턴인지 등을 포착하여 뼈대를 세우고 그 앞 뒤 내용을 요약하게 되면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넷째, 책을 읽는 속도를 잘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인 책읽기의 요령입니다. 책을 읽는 속도를 항상 일정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의 내용에 따라서 천천히 숙독해야 할 부분이 있는가 하면 듬성듬성 읽고 지나쳐도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책의 모든 부분이 다 똑같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면 천천히 읽고, 글의 비중이 떨어지는 부분에서는 빨리 읽어 나가는 독서의 완급조절을 익히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책 읽는 시간도 줄일 수 있고 지루함도 덜 수 있죠. 이상의 책 읽기 방식을 잘 활용하여 마음을 살찌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