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일어난지 얼마 후부터 우리집은 돈걱정에 싸이게 되었습니다. 뭐가 크게 변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부모님 사이에서 돈 걱정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집안에 웃음꽃이 핀 지도 오래된 것 같구요. 부모님께 학비를 달라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이 형편에서 제가 꼭 학교를 다녀야 할까요 ?
IMF로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운데, 제가 꼭 학교를 다녀야 할까요 ?
[간략정보]
집안형편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되면,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본인도 짜증스러워집니다. 짜증스러운 마음에 중요한 일에 대해서도 의미를 잃어버리기가 쉽습니다. **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더욱 알차게 준비해야 합니다. 당장 경제적으로 어렵다 할지라도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은 해야 합니다. 학교에 다니는 일은 청소년이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지요. 꿋꿋하게 학교에 다니십시오.
[임은미 선생님]
[상세정보]
IMF는 **님 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 심각한 파장을 미치고 있습니다.물론 약간의 예외는 있습니다. 현금으로 된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가정, IMF일수록 성황을 이루는 사업을 하는 가정, 상황에 관계없이 일자리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 전문직 종사 가정 등 극히 소수의 예외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정의 실질소득이 1년 사이에 30%가량 줄었다고 하니 얼마나 타격이 크겠습니까 ?IMF 이전에도 학비는 우리 나라 가정의 살림을 빠듯하게 하는 주범이었으니, IMF 현실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당장 생기는 소득은 없는데 학비는 꼬박꼬박 나가게 되니 어머님의 걱정이 크신 것도 당연하지요. 그래서 어머님들은 ''아껴써라.'' ''또 돈이냐?'' ''이제 우리는어떻게 살아 간단 말이냐'' 등의 한탄섞인 말씀도 많이 하실 것입니다. 어머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자녀들은 더욱 위축 되게마련이지요. 용돈 달라는 것은 커녕 학용품이나 학원비 달라기도 곤란한 학생의 마음을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님, 그런데 이 상황에서 **님이 학교를 그만둔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습니까? 과연 어머님께서 학비가 더 이상 들지 않게 되었으니 참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실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어머님이 돈 걱정을 자주 하시는 것은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서 중요한 일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셔야 합니다. 어머니도 가정의 지출목록 중 제 1 순위를 아마 자녀의 학비에두실 것입니다. 사교육비나 값비싼 학용품 또는 친구들과 만나면서 쓰는 돈들을 구체적으로 적어서 그 중에서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골라 절약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입니다. 과외 선생님이 없어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면 사교육비를절약할 수 있겠지요. 낡은 책가방을 좀 더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 유행하는 학용품을 사지 않는 것 등으로 절약을 하세요. 값싼 자존심을 지키느라 많은 메이커 옷이나 유흥비가 필요했었다면 슬기롭고 단호하게 물리치세요. 생각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학교를 마칠 수 있답니다. 돈을 쓰기 위해 소비했던 시간들을 공부하는데 투자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돈은 아껴쓸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돈을 아끼는 이유는 더 의미있고 절박한 일에 사용하기 위해서 아껴쓰는 것입니다. 학교에 다니는 일은 여러분에게나 부모님에게나 가장 의미있는 지출목록이기 때문에 어떤 경제적인 어려움이 올지라도 학교를 그만 두는 일은 가장 나중에, 여러가지 방법을 모두 동원해본 후에 고려해야 할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