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OO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전 사람들을 자꾸 의식하는 버릇이 생겨서 걱정입니다.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계속 신경쓰는 거죠. 내 행동을 보고 사람들이 날 멍청하다고나 하지 않을까, 내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나 하지 않을까, 날 싫어하는 건 아닐까... 이런 식으로 자꾸만 생각하게 되요. 그러다보니,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너무 불편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심지어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구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싫고 고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데도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자신의 좌우명을 정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전 ''남을 의식하지 말자''란 좌우명을 정하고 책상에 써 붙여놓고 실천해보려 해도 잘 되지 않네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남을 의식하는 버릇을 고칠 수 있을까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자꾸 의식되요.
OO님은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은데, 자꾸만 남을 의식하게 되고 신경쓰이니까 불편한 마음이 들 때가 많겠어요.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은데도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면, 정말 불편하고 자신을 원망하는 마음까지도 생기겠지요.
그렇지만, 남을 의식한다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 거예요. 사람들을 의식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없지 않겠어요? 사람들은 다 나름대로의 자기 욕구가 있을텐데, 남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기만 그 욕구를 채우려고 하면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겠지요. 어느 정도는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살 필요가 있어요. 물론 그 정도가 지나치면 자신이 살아가는데 너무 불편해지니까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남을 의식하는 경향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는 사실,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사실을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OO님이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OO님은 두 가지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군요. 하나는 스스로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니까 더 이상 남을 의식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고, 또 하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예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자꾸 신경쓰게 되죠.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 하고 사랑받지 못할 행동이 자신에게서 튀어나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되구요. 그러니까 남을 의식하는 한편, 자기 자신도 의식하게 되는 마음도 커지는 거지요. 남을 의식한다는 것은 결국, 남들에게 허용될 만한 자신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감추고 싶은 모습들은 숨겨버리는 일종의 자기 검열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어쩌면 OO군은 이전에 어떤 행동을 했는데, 그 행동이 OO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험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거부받은 기억이 OO님의 마음 속에 계속 남아있다면 남을 의식하게 되면서, 자신있는 태도를 취하기가 힘들어지겠지요. OO님, 혹시 지금 생각나는 기억이 있나요? 그렇다면, 과연 그 때 자신의 행동이 정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언제 어디에서나 모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행동인 것이 아니라 그 때 특정한 몇 몇 사람들에게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행동은 아니었을까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과거를 나름대로 잘못 해석하고 거기에 걸려 들어 스스로 고통받는 경우가 있거든요. OO님도 상처가 되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다시 한 번 잘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OO님은 자신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자신의 부정적인 단점에 대해서만 잘 알고 있다면, 자신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아서 균형을 맞추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 대해서 한 쪽면만 잘 알고 있다면 자신을 잘 안다고 할 수 없겠죠? OO님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평소에 잘 마음속에 간직해 둔다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도 많아질 테니까 남을 의식하는 태도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 남을 의식한다는 것은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감추고 남에게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보여주는 태도와 같으니까 자기 스스로 자신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적인 면에 대한 인식을 넓혀간다면 더 이상 남을 의식해서 자신을 괴롭히지는 않을 거예요.
버스나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려고 할 때, OO님이 한 번 노력해 볼 수 있는 일이 있어요. 남을 의식하는 자신을 잘 알아차려보는 거예요. 사람들을 의식하게 되려고 할 때, ''내가 사람들을 지금 의식하고 있구나''하고, 지금의 자신의 상태나 생각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려고 노력해 보세요. 불편한 마음이 들면, 다른 어떤 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내가 불편한 느낌이구나''하고 알아차려 보시구요. 자신의 모습이 더 선명히 보일 거예요. 그리고, 사람들을 의식하고 있는 자신과도 조금은 거리를 둘 수 있게 되면서 여유가 생길 거구요. 불편한 상태이면서도 이전보다는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조금은 더 생길 겁니다. 자신의 현재 상태가 어떤가 놓치지 말고 계속 따라가면서 확실하게 알아차려 보려고 노력을 해 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이러한 노력은 또 OO님의 중심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리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되니까 더 이상 사람들에게 끌려다니지 않겠죠. 좀 더 주체성 있는 OO님의 모습이 됩니다.
자... 그러면, 이런 방법들을 한 번 써보시구요, 스스로 노력을 해 가는 중에 누군가의 도움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상담 전문가 선생님과 대면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유롭고,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멋진 OO님이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리라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