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이되니까 수업도 많고 공부할 거리도 늘었을 거예요. 책가방도 무거워졌고요. 과목마다 선생님도 모두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 다를 겁니다. 초등학교 보다 분위기도 더 딱딱하지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힘드시죠? 새 분위기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벅찰 거예요. ''빨리 빨리''하라는 말도 많이 들을 겁니다. 그럴 때면 더욱 부담스러울 거예요. 남들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드니까요. 그렇다고 00님을 위해 기다려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우시겠죠. 아직은 친구도 선생님도 낯설고, 담임선생님이 계시다고 해도 초등학교와는 다르다는 것을 아셨을테니까요.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고요. 과제나 공부를 하기도 만만치않을 거예요. 어머니께서 도와주시지만 남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조금은 피곤한 상태일 테고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과 00님은 다르다고 생각하셨나요? 아마 다른 친구들도 적응하느라 애쓰기는 마찬가지일 거예요. 물론 00님이 더 많이 힘들겠지만 친구들도 역시 혼란스럽고 어렵울 겁니다.
00님, 공부도 잘하고 씩씩한 편이었다고 하셨지요? 잘 지낸 경험이 있는데 무얼 자꾸 걱정하세요? 처음엔 누구나 어렵고 힘들답니다.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지요. 단지 00님은 남보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뿐이랍니다. 남들과 다르다고요? 예, 00님은 남과 다릅니다. 저도 남과 다르고요. 같은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같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잖아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기쁨과 슬픔,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지요. 물론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해 주어야 합니다. 차별이라고 해서 놀라셨나요? 그 말은 사람마다 그에게 어울리는 배려를 해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요. 예를 들어 나이에 따라 알맞게 대해야겠지요. 건강한 차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답니다. 몸이 불편하다면 그에 따른 배려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이런 생각은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것이고, 00님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물론 쓸데없는 동정은 받고 싶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더욱 자신있는 모습을 되찾아야 합니다. 나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이 필요하지요. 남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대신 이렇게 자신을 보면 어떨까요? 조금 느릴 뿐이라고 말이에요. 00님, 공부를 할 때도 각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자신의 속도와 기억방식에 맞춰 공부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 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지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00님께서도 이미 자신은 공부도 잘 하는 편이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제 00님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만 남았네요. 먼저 남들처럼 쓰면서 외우려면 시간이 많이 들겠죠? 평소 보거나 듣는 것을 통해 암기하도록 노력하세요. 자꾸 연습을 하는 거죠. 사진을 찍듯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들은 것을 녹음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과제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잖아요?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시간을 넉넉히 배분하세요. 컴퓨터를 사용한다거나 해서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찾도록 하고요. 남과 비교해서 더 많은 시간이 든다는 것에 실망하기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보세요. 앞으로는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하고, 손발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는 기계나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으니 보다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학교생활도 00님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 원하는 게 있으면 요구하세요. 선생님들께 도움도 구하고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가세요. 난 다른 애들과 다르니까 빠진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00님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친구들처럼 빨리 뛰며 운동할 수는 없어도 심판을 볼 수도 있고 응원을 해 줄 수도 있지요. 수업시간 중에 필기하기 어려우면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선생님을 뵙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 보세요. 분명히 생각지도 못한 좋은 방법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계속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은 싫다고요? 물론입니다. 00님도 무언가를 줄 수 있어야 겠지요. 이제까지 00님은 친구에게 그저 받기만 하셨나요? 아마 그렇지 않기때문에 지금까지 친구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00님이 건강하고 바른 생각과 밝은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친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00님이 친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어떤 사람과 친하다면 그건 그 사람의 외모 탓만은 아닐 거예요. 상대방의 마음과 생활태도가 마음에 들거나 서로 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00님, 자신감을 가지세요. 00님이 말한 것과 같이 지금은 스스로 서는 방법을 배울 나이랍니다. 힘들어도 많은 부분을 스스로 처리해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세요. 운동도 하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요. 00님에게는 어머님도 계시고, 똑똑한 머리도 있잖아요? 몸이 불편한 것보다 마음이 병든 것이 더 큰 문제랍니다.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서 00님이 하고 싶은 일을 꼭 할 수 있기 바랍니다. 그리고 00님에게는 남다른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해요. 몸이 불편하다고 마음까지 그렇지는 않다는것, 다른 사람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어쩌면 더 큰 의지가 있다는 사실,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00님이 다른 주변 친구나 사람들에게 알려 줄 책임말이에요. 마음이 부자인 씩씩한 00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