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입니다. 저는 본래 성격이 내성적이고 꼼꼼한 편이에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조용하고 착하고 성실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제가 요즘 고민이 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해야 될 일이 있으면 미리미리 준비해서 과제를 제 때 큰 무리없이 낼 수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미리미리 준비하고 시작하는 제 좋은 습관이 요즘에는 없어진 것 같아요. 늘 뭔가 쫓기는 느낌으로 마음만 분주하고 해야 할 일은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자꾸 과제를 제 때 해 내지 못하면 어떡하나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너무 괴로워요. 그래서 제가 요즘 왜 그러나 생각해 봤는데, 성실하게 꼼꼼히 하는 것은 좋은데요, 좀 지나치게 잘하려고 염려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것 아닌가 생각도 했었어요. 요즘 성격도 더 예민해진 것 같고 자그만한 일에도 짜증이 많이 나고 그래요. 가족들은 제가 사춘기라서 그렇다고 얘기하고 웃어 넘기기도 하지만 제가 정말 사춘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성격에 이상이 있는 건지를 잘 모르겠어요.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이렇게 심하게 걱정하고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할까봐 자꾸 불안해져요.
과제를 제 때 잘 해 내지 못할까봐 미리 걱정하다보니, 정작 과제에 집중하기 힘드시지요.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신경쓰고 있는 00님 자신의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00님이 괴로운 것은 아마도 현재 주어지는 과제에 따른 부담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느끼고 힘들어 하는 것과 이러한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하고 불안정해 보이는 것들 때문 일거라 생각되요.
사실 과제라는 것은 살아가는 과정 중에도 계속적으로 주어지는 거죠. 그래서 과제를 보다 부담감없이 수행하고 과제의 중요도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익히는 것은 지금 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러면 어떤 자세를 취하는게 좋을지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먼저 00님이 과제에 대해 불안해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죠. 예전과는 달리 과제에 민감해지는 요인 중에 하나는 00님이 사춘기라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이 시기에는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자기 주변의 환경을 느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오는 혼란들이 생활의 안정감을 떨어뜨리게 되요. 그래서 이전에 잘 해오고 문제가 없던 것도 문제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과제를 완성해 가지 못했을 경우에 선생님께 혼날 것 같은 생각, 그런 이유로 선생님께 미움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늘 과제를 잘 수행해 오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어떤 것이 있을까요?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모습은 어떤지 곰곰히 생각해 보도록 하세요. 아마도 00님이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를 자꾸 상상하면서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그 동안 00님이 예전부터 과제는 미리 준비하고 수행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 왔던 이전의 습관들로부터 왔고, 또 이런 생각을 벗어나는 것은 큰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과제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는데 ,중학교 3학년에 들어와 과제가 많아지고 학업에 부담이 느껴지면서 과제를 놓치게 되면 경쟁에서 밀리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00님을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 같아요. 또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선생님의 눈 밖에 날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이전에 착실하고 성실한 학생이기에 얻어왔던 사랑과 인정을 뺏길 것만 같은 마음도 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선생님의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될 자신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어쩌면 스스로를 실패한 사람으로 비하해 버리는 마음이 있지는 않았을까요?
00님이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에 얻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어떤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되나요? 그리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지금 기억나는 00님이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던 경험과 그에 관련된 일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한 00님이 과제를 수행하지 않아서 겪었던 불이익에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위의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실제로 00님이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던 경우는 별로 없었으며 또 과제를 수행하지 못해 겪었던 상황도 그렇게 크지 않았고 또 설령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더라도 지금 00님이 고민하는 것보다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될거예요. 사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상황을 미리 상상하게 되면 그 상황이 과도하게 그려지고 따라서 필요 이상의 걱정과 불안을 느끼게 된답니다. 약간의 긴장감은 수행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과도한 불안은 오히려 수행을 방해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00님이 실제로는 성실하게 잘 수행하면서도 혹 만일 하나의 경우를 생각해 불안해 하는데에는 앞에서 말해온 요인들과 관련이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그러한 요인들이 정말로 00님에게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생활을 해 나가는데 불필요한 것인지를 잘 판단하여 선택하고 버려나가기를 바래요.
인간에게 완벽이란 것은 존재할 수 없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 과정 자체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불안한 생각이 들때마다 이런 생각이 주는 유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세요. 그리고 실제로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뭔가 생각해 보시고, 오늘 할 일을 미루기 때문에 오는 불안이면 적절한 행동적 조치를 취할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필요 이상의 긴장이라고 인식될때는 과감하게 행동으로 실천해 보세요. 하기전의 불안한 마음을 물리치고 실제로 들어서면 또 시작 전의 불안은 조금 누그러진답니다.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리고 실행에 옮겨 보세요. 처음엔 어렵겠지만 자꾸 반복해서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과제를 시작하기 전의 불안에 대해 편안해져 있는 00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거예요. 00님 끝까지 힘내시기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