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남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에게는 대학교에 다니는 누나가 있는데 요즘 제가 무슨 말만 하면 그건 프로이드의 이론에 따르면 억압이니, 혹은 아 이게 스키너가 말하는 강화물이구나 뭐 그러면서 알 수 없는 소리를 하곤 해요. 잘난 척하는 거냐고 나도 알려달라고 물어봐도 복잡하다고 알려주지도 않고 정말 속상해요. 제가 어리다고 무시하는 건지 전혀 상대를 안해줘요. 저도 사실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이라는 책도 사서 보았는데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요. 프로이드는 정신분석이론의 창시자고 스키너는 행동주의이론의 창시자라고 하는데 정말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그들이 말한 내용이 무엇인지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생선 종류의 음식을 먹지 못하거든요. 사실 저의 이 모습을 보고 저의 누나가 프로이드와 스키너를 언급했는데, 선생님 저의 이런 모습을 다시 한번 제가 알 수 있도록 자세히 쉽게 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그럼 정말 감사드리겠어요. 저는 사실 대학교에서도 심리학을 공부하려고 하고 있어요. 물론 나중에 가서 더 자세히 공부를 하겠지만 저 진로에 대한 약간의 맛을 보고싶어요. 그리고 제게 심리학이 맞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요. 너무 무리한 부탁을 많이 했죠. 그 점 너무 죄송스럽고... 선생님, 간단히 라도 좀 프로이드와 스키너에 대해 좀 알려주시겠어요?
프로이드와 스키너에 대해 좀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여기서 미래의 심리학도를 만나서 프로이드와 스키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선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같은 학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만큼 통하는 것도 많고 할 이야기도 많을 것 같네요.
프로이드와 스키너라... 두 사람 다 심리학에서는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론으로 심리학적 기초를 닦은 사람이죠. 그렇지만 두 사람의 이론은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아주 큰 차이가 있어요. 먼저 프로이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요?
프로이드는 철학으로서의 심리학을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으로 전환시킨 심리학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프로이드 이전의 ''심리학은 사람은 본래부터 착했다 혹은 악했다. 하나님은 사람을 이렇게 만드셨다'' 이런 수준이었는데 프로이드가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이론을 내 놓으면서 인간의 심리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시도된 거죠.
프로이드는 인간의 정신을 의식과 무의식으로 구분했고 의식보다는 무의식에 의해 인간의 심리가 이해되어야 한다고 했죠. 겉으로 드러나는 생각이나 행동 등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은 가려져 있는 무의식에 의해서 결정되고 표출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인간의 심리에는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 그리고 원초아(id)가 공존하고 있다고 했는데, 초자아는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존재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전수되어 착하고 양심적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반면, 원초아는 충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비합리적이고 일차적인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며 쾌락을 따르고자 하는 거죠.
어때요? 이러한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에는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러한 갈등을 조절하고 판단 내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자아에요. 그러니까 자아는 너무 강한 쾌락추구나 너무나 완벽한 도덕률간에 생길 수 있는 긴장을 적당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표출시키는 기능을 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원초아와 초자아, 자아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특히 자아가 건강한 사람이 정신도 건강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럴듯 하죠!
그런데 프로이드는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성적인 욕망을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요. 프로이드가 이론을 만들던 시대의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는 성과 연관된 심리 해석이 지금보다 더 반박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프로이드가 더욱 성에 집착해서 이론을 펼쳤을지도 모르죠.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읽어 보셨다고 했는데 그 책에서도 대부분의 꿈이 억눌린 성이 의식의 작용이 느슨해진 틈을 타 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이 되잖아요.
아마 프로이드는 00님이 생선을 싫어하는 이유를 어린 시절 00님이 성과 관련된 나쁜 경험 때문이라고 해석할 거에요. 00님이 그것을 기억하느냐 그렇지 못하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분명 생선을 먹는 동안 혹은 낚시를 하던 중에 아니면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해도 생선이 상징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성과 관련된 좋지 못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프로이드의 이론에 대한 이야기는 해도해도 끝이 안 날 것 같으니까 프로이드는 이 정도 해 놓고 이제 스키너로 넘어가 볼까요?
스키너는 프로이드와는 달리 무의식, 욕구 이런 것과 같이, 눈으로 확인될 수 없는 개념들은 인간을 이해하는데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는 쥐나 비둘기와 같은 동물을 가지고 특수한 선행 조건 및 사건에 대한 반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해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자 했어요.
스키너는 실험 심리학의 기초를 닦는 공을 세웠는데 그의 실험은 대충 이런 거에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스키너 박스라는 곳에 며칠동안 먹이를 주지 않은 쥐 한 마리를 넣고 쥐가 어떤 스위치를 누르면 먹이가 들어가도록 장치를 해 뒀죠. 그러자 박스 안에서 혼자 이것 저것 만져 보던 쥐가 우연히 그 스위치를 누르게 되었고 그 행동 뒤에 곧 이어 먹이가 들어가자 쥐는 그 스위치 누르는 행동을 더 자주 하게 되었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어떠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보상이 있으면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이와 같이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을 ''강화''라고 이름 붙인 거에요.
스키너는 이 강화물을 조절함으로 해서 인간의 모든 특정 행동을 하게 할 수도 있고 멈추게 할 수도 있다고 믿었어요. 이것을 사회 전체로 확대할 경우 이상 사회를 건설할 수도 있다고 했죠. 만약 00님이 생선을 싫어하는 것도 예전에 생선과 관련된 경험에서 부적 강화(특정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받게 되는 보상) 때문인 것으로 보고, 새로운 강화를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을 거에요.
어때요? 아마 아직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을 거에요. 지금은 00님이 표현하신 대로 이 정도에서 맛만 보도록 하고 나중에 대학에서 전공하게 되면 더 깊게 공부를 해 보세요. 꼭 전공하지는 않더라고 심리학 개론과 같은 수업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거에요. 물론 그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면 조금 쉽게 나온 심리학 관련 서적을 활용하는 것도 좋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