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 2 남학생입니다. 저는 왜 이렇게 썰렁할까요? 친구들하고 얘기하다 보면 거의 매번 결국에 저는 '썰렁맨'이 되곤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좀 그렇거든요. 전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워요. 그 친구들은 반에서 인기도 있고, 학교생활도 참 재미있게 하거든요. 근데 저는 친구들하고의 대화도 많이 신경 쓰이고, 썰렁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이러다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썰렁한 사람이면 어떻하죠? 저도 유머감각이 생길 수 있을까요?
저는 유머감각이 없어서 걱정이에요
[간략정보]
썰렁하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굉장히 기분 나쁘지요. 별 뜻 없이 한마디하면 무조건 썰렁하다고 짖꿎은 친구들이 그러고. 그런 얘길 몇 번 듣다 보니까 자신도 정말 썰렁맨이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은 썰렁하지 않아도 그냥 단순히 썰렁하다는 표현으로 한 친구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그 자체로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할 수 있거든요. 혹시 누가 보더라도 썰렁하다고 여겨지는 얘기를 한다해도 매번 그러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고, 누구라도 항상 재미있고 적절한 얘기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원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유머감각과 원만한 친구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겁니다. 대개 유머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얘기에도 쉽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어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재미있고 웃긴 얘기를 할 수 있을 거 같거든요. 또한 최근에 주위 친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점들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 풍부한 화제를 떠올려 분위기를 잡는데 유리할 것 같고요. 그러니까 중요한 건 내가 반드시 친구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웃겨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겠죠.
실제로 뛰어난 유머감각을 가진 사람보단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 또한 학교생활과 그 안에서의 관계가 주가 되는 학생시절에는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가 고단한 학교생활의 청량제 역할을 하며 인기를 끄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유머감각은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사회인이 되었을 때까지 그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절대 아니라는 거지요. 그저 한 특성일 뿐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유머감각을 키우고자 하는 노력보다는 보다 나은 친구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관계, 인간관계에서만 서로간의 자연스럽고 의미 있는 유머가 오고 가는 법이니까요.
[함영훈 선생님]
[상세정보]
내가 한 얘기에 친구들 반응이 시큰둥했다면 정말 속상하고 창피할 수 있지요. 어떤 상황들이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더군다나 유머감각이 있어 보이는 친구와 그렇지 못한 나를 비교해 보면 참으로 초라해 보일 수도 있었을 거예요. 특히 요즘엔 썰렁하다는 말이 흔히 사용되고 있고, 내가 바로 그 썰렁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면 무척 불쾌한 일이죠.
이 고민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선 첫째로 유머감각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면, 유머가 풍부해 보이는 사람은 실제 웃음도 많고 즐거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내 얘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얘기에도 쉽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죠. 그 만큼의 여유가 있으니까 힘들이지 않고도 편안하게 다른 친구들에게 재미있고 웃긴 얘기를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또한 최근에 주위 친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점들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으면 참 유리할 것 같구요. 실제로 저는 유머감각을 키우기 위해 학생잡지나 연예계잡지를 의도적으로 구독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거든요.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두었는지는 모르지만 반 친구들이 연예가 소식은 그 친구에게 물어보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아마 친구들과 가깝고 원만하게 지내려는 노력을 친구들이 알아주지 않았나 싶네요.
하지만 유머감각은 금새 키워지기는 어려울 지도 모르겠어요. 무척이나 복합적인 원인으로 그러한 감각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생겼다고 여겨지거든요. 그래서인지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보단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거겠죠. 지금 **님처럼 학교생활과 그 속에서의 인간관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시기에 있어서는 정말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가 많은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이기 쉬운 학교생활을 잘 지탱시켜 주는 청량제 역할을 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확실한 건 유머감각은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사회인이 되었을 경우까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지 유머감각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특성을 나타내 주는 것뿐입니다. 유머감각이 뛰어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사람,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자기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 주위 사람들에 항상 따뜻한 배려를 해 주는 사람 등등의 특성 중 하나일 뿐이거든요.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과 방법은 충분히 습득될 수 있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친구들한테도 인기가 많을 정도인 유머감각이나 기술은 상당 부분 타고난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막연한 결심으로 쉽게 얻어지는 부분이 아닐 뿐 아니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직업적인 목적 등), 누구나 노력해서 얻어내야 할 덕목은 분명히 아니겠지요.
**님에게 있어서 자신의 유머감각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를 반드시 키우고 싶다고 마음 먹기보다는 바람직한 친구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는 대안과 기술에 대해 생각해보고 연습해보고 실행해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이를 위해서는 부모님이나 학교선생님 혹은 상담선생님께 좋은 자문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 이를 연습해 볼 수 있는 장들이 각 상담실에 관련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꼭 참여해 보았으면 좋겠네요.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관계, 인간관계 속에서만 서로간의 자연스럽고 의미있는 유머가 오고 가는 법이고, 아무리 재미있고 우스운 얘기라 할지라도 좋지 않은 관계 속에서는 웃음은커녕 얼굴만 찌푸리게 되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