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처를 너무 잘 받는 것 같애요. 남들은 별 의미 없이 한 말들이 자꾸 두고두고 생각이 나서 혼자 끙끙거려요. 며칠 전에는 아빠랑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여자애가 뭐하러 이과를 가냐'는 말에 너무 상처를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그 순간에는 화가 나도 왜 안되냐고 말을 못하거든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방에 와서 막 울었지요. 친구들이 저에게 비판적인 말을 해도 전 아무 말도 못해요. 그리고 혼자 힘들어하구요. 저 혼자만 이렇게 힘들게 사는 것 같아요. 자꾸 상처를 받으니까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것도 겁나요. 선생님, 저를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요?
저는 상처를 너무 쉽게 받아요
[간략정보]
상처를 받는 것만으로도 속상할 텐데 왜 이렇게 상처를 잘 받을까 생각하면 자신이 너무 못난 것 같아 또 한번 속상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처를 잘 받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생길 수 있을 겁니다. **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우선 자기표현, 자기주장의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님 스스로 인식을 잘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는 누가 어떤 말을 해서 어떤 감정이 들었다'라는 식으로 표현을 하는 겁니다. 처음부터 이런 표현이 잘 되지는 않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님께 '내 탓이야'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항상 모든 일이 **님 때문에 잘못 되었다거나 '내가 좀 더 잘했어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라고 생각지는 마세요. 모든 일은 서로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벌어지게 되어 있고 사람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답니다.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고 다른 사람도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답니다. **님은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진정한 자기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세한 것은 상세정보를 참고하세요.
[상세정보]
**님이 마지막에 '자꾸 상처를 받으니까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것도 겁난다'라고 한 말이 **님의 심정을 잘 표현해준 것 같습니다. 얼마나 상처를 받으면 이젠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것이 겁난다라고 했을까 싶어 안타깝네요. 남들은 별 의미 없이 한 말에 나만 상처를 받으면 괜히 내 자신이 바보 같고 한심하게 보이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그 순간에 가면 여지없이 상처를 받아버리구요. 그러니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그런데 **님, **님이 '상처를 잘 받는다'라고 한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처를 받는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 감정을 함축하고 있거든요. 아빠의 말에 상처를 받는 것은 **님이 무시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화가 나면서도 강하게 자기 주장을 못하는 것에 대한 속상함이 담겨있겠지요. 그리고 친구들의 비판적인 말에 상처를 받는 것은 정말 자신에게 잘못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속상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전자의 경우를 먼저 생각해볼까요? **님은 화가 날 때 그 화를 어떻게 표현하고 해소하나요? 편지내용으로 봐서는 혼자 해결하는 것 같은데 혼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네요. 인간에게는 긍정적인 감정이 드는 것이 당연한 만큼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가 별로 없죠.
부정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회적 기술이랍니다. 우선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때 그 날 저녁이라도 일기장에 어떤 감정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써보세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써보세요. '나는 누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어떤 감정이 들었어'라구요. 예를 들면, '아빠가 나를 인정해주시지 않는 것 같아 섭섭했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표현방식을 'I-message'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혼자서 글로 이런 표현을 자주 써보면서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표현을 했을 때 상대방이 쉽게 **님의 감정을 받아 주리라고 예상해서는 안됩니다.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은 마치 습관처럼 오랜 시간을 거쳐 굳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지금까지 **님이 자기주장을 자주 해온 편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도 **님을 그런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변화할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후자의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혹시 '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가 조금만 다르게 행동했더라도 일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것은 아닌지요. 비판적인 말을 들을 때에도 위와 같이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주장하는 것은 똑같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주로 '내 탓이야'라고 생각한다면 상대방에게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요.
**님, 물론 **님이 잘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로의 잘못에 의해 안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고 상대방 잘못에 의해서 안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무조건 '내 탓이야'라고만 생각하지는 마세요. 그런 생각이 들 때는 나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그 친구에게 아마도 '네 탓만은 아니야'라는 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님, **님은 아주 귀한 존재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님의 감정과 생각이 존중될 필요가 있고 그것은 우선 **님 자신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자기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님은 자기 사랑을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 자신감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