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저를 아주 못마땅해 하십니다. 성적뿐만이 아니라 저의 친구, 저의 옷차림, 말투, 사사건건 잔소리를 해요. 저도 부모님의 잔소리가 싫어서 말대꾸를 하게 되고 결국엔 집을 나가라는 말로 끝이 납니다. 사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제가 먼저 집 나가겠다고 위협한 탓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부모가 자식에게 집 나가라고 소리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요? 정말 나를 무시하고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들리고, 정말 한 번 가출을 해서 부모님이 어떻게 하나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어요. 아니면 우리 부모님은 나를 정말 미워하는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수 있죠?
부모님이 걸핏하면 집 나가라고 그러세요
[간략정보]
부모님께로 부터 그런 말을 자주 듣게되 때 많이 섭섭하고 화가 났었군요. 누구나 가장 가까이에 계시는 부모님의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게 마련인데, 칭찬은 커녕 늘 뭔가 지적하는 부정적인 말씀을 듣게될 때 참 마음이 상했겠네요. 하지만 정말 부모님이 말 그대로 **님이 집을 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분명 아니셨으리라 확신있게 선생님이 먼저 말해주고 싶네요. **님도 말했듯이 내가 먼저 꺼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님, 우리가 입술로 내 뱉는 말에는 사람의 마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의심스러워 할만큼 **님에게 영향을 주고, 부모님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는 표현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지요. 이미 **님과 부모님의 입에 익숙해진 거칠고 부정적인 표현들을 하루 아침에 비단결로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님도, 부모님도 지금부터 표현에 있어 절제하는 훈련을 시작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님과 부모가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데서 발생한 것입니다. 따라서 서로의 의견차이를 조정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감정이 앞서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만을 주게 되지요. 쌍방이 서로 세대 차이,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면 대화도 가능하고 타협안도 나올 수 있습니다.
[상세정보]
그렇다면 누구나 한 번은 겪었음직한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내용은 조금 달라도 부모―자식간의 오해와 갈등은 청소년 모두가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식들이 "정말 우리 부모 맞아?"하고 생각할 때, 부모님도 "내 속으로 낳은 자식 맞아?"라고 한탄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부모님이 **님에게 심한 말을 할 때는 원망스러운 감정이 앞서서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누구보다도 가깝고 기대가 큰 사이죠. 그러니까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그만큼 원망이 커지게 되지요. 그래서 서로 심한 말과 상처를 주고받고,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악순환이 계속되어 점점 골이 깊어져서 그 상처와 힘든 관계를 회복시키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모님이 집 나가라고 할 때 섭섭한 내 감정만 생각하면 어떻게든 부모님께 화풀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왜 그랬을까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집 나가라고 할만큼 내가 밉고 속상하셨나보다. 내가 어떻게 했을 때 그렇게 밉고 속상할까?" 아마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말대꾸나 행동(예를 들면 말씀 도중에 문을 꽝 닫고 들어간다든지, 정말 싫다는 식의 말버릇 등)이 부모님에게는 부모님의 권위를 인정해 쥐 않는다고 느끼게 하거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님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님이 먼저 나를 이해해 주어야 해. 나는 사춘기인데다 또 입시지옥에서 사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거든. 부모님이 내게 잘 해주신다면 나도 달라질 수 있어"
하지만 어느 쪽이든 먼저 변하는 사람이 있어야 악순환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제안은 어떨까요? 부모님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나도 부모님이 싫어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서로 상대방에게 바라는 행동을 하나씩 이야기해 보고 할 수 있는 것이면 그것을 실천하기로 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꺼내기가 쑥스럽다면 먼저 편지를 써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대화를 하거나 갈등을 해결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부모님이 나보다 한 세대 전의 사고방식, 생활방식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권위주의적인 질서 속에서 교육을 받았고, 근면과 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들으면 그저 곰팡내가 난다고 하겠지만, 부모님 세대는 무의식중에 그런 가치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의 감각과 가치관이 나와 같지 않다고 해서 귀를 막는다면 대화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아주 조금씩 바꿔가자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계속 노력해 보기 바래요. 먼저 **님의 태도와 마음이 바뀌고 그 횟수가 시간이 더해짐에 따라 부모님께서도 점차 더 큰 신뢰와 아낌없는 심적 지원부대로 자리하시게 될 겁니다. 건투를 빌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