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엄마가 맨날 저한테만 설거지를 시켜서 너무 속상해요. 막내 남동생은 남자니까 그렇다 치고 저희 집에 딸이 셋이나 있는데, 언니와 동생은 안 시키고 왜 저만 시키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돼요. 언니는 대학교 1학년이고 저는 실업계 고등학교 2학년 여동생은 중 3이에요. 어렸을 때는 엄마가 저에게 집안 일을 많이 시켰을 때 일을 잘 한다고 칭찬 받는 재미에 좀 속이 상해도 그냥 꾹 참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왜 나만 집안 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 너무 약이 올라서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를 줘요. 일을 시키는 엄마도 원망스럽지만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는 언니와 동생도 꼴도 보기 싫어요. 마치 제가 집안의 미운 오리새끼 같은 느낌이고 집에 있으면 제 마음이 온통 불만투성이에요. 선생님 왜 제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요?
엄마가 설거지를 저한테만 시켜요
[간략정보]
그 동안 어머니가 **님에게만 설거지를 시켜 몹시 속상했군요. 이제는 식구들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쌓여서 집에 있는 것조차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황이 힘들어졌군요.
그런데 어머니와 다른 식구들이 **님이 이렇게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아마 어느 정도 알고 있을지는 몰라도 **님이 힘든 만큼 알고 있지는 못하겠죠. **님이 식구들과 좀더 마음 편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우선 어머니와 다른 식구들에게 **님의 힘든 사정을 잘 알리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님도 나름대로 식구들에게 대화를 하려고 시도해봤을 수도 있지만 힘든 상황이 지금까지 지속되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대화를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한 것 같군요.
대화로 문제를 풀어갈 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사항들을 알려 드릴게요. 우선 어머니나 다른 식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속마음을 글로 써서 정리해본다. 한번의 대화로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려는 욕심을 내지 말고 **님의 입장을 조금씩 알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갖고 대화에 임한다. 대화할 때 내 입장만 전달하지 말고 상대방이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말투로 말하지 말고 내가 무엇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다는 점을 전달하도록 노력한다.' 대화로 **님의 마음을 전달할 자신이 없으면 편지 형식으로 글을 써서 어머니나 식구들에게 전하고 대화의 기회를 갖는 방법도 있어요. 성공을 빕니다!
[김진숙 선생님]
[상세정보]
그 동안 **님이 혼자 참 많이 속상했을 것 같아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세 딸 중에서 **님에게만 유독 집안 일을 많이 시키는 어머니가 원망스럽고 다른 식구들에 대한 감정도 좋지 않고 자신이 미운 오리새끼라고 생각될 정도니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어떤 사람들은 **님에게 엄마를 도와 설거지를 좀 해주는 것 갖고 뭘 그렇게 속상해하느냐고 말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딸이 셋이나 있는데 엄마가 왜 **님에게만 설거지를 시키는지 그 이유에 대해 **님 본인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면, **님처럼 불만이 쌓일 것 같아요.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일은 어머니와의 허심탄회한 대화일 것 같아요. 아무리 부모 자식간이라 하지만 항상 서로의 속마음이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서로 솔직한 대화가 없으면 상대방의 의도에 대해 잘못 추측하고 오해하고 원망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런데 **님의 경우처럼 그 동안 쌓인 불만이 많으면 대화를 할 때 감정이 앞서서 대화를 잘 풀어가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여기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어머니에게 전하고 싶은 속마음을 한 번 글로 써서 정리를 해보세요. 오랫동안 쌓여있던 불만에 대해 말을 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 동안 힘들었다는 것을 이해 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내 입장을 조리 있게 전달하기가 어렵습니다. **님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보면 우선 **님 머리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일 어머니와 평소에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거나 **님 입장을 말로 잘 전달할 자신이 없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글로 쓴 내용을 편지 형식으로 정리해서 어머니께 전해드리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그리고 대화를 할 경우에는 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대화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 번의 대화를 통해 어머니가 **님의 입장을 다 받아들이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조금씩 내 입장을 어머니께 알리고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문제해결책을 함께 찾아간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 같아요.
대화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님의 입장에서만 얘기하지 말고 어머니도 당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선 어머니가 왜 **님에게만 설거지를 시키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세요. 어머니가 *님을 미워해서 **님에게만 설거지를 시킨다는 생각이 오해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님이 세 딸 중에서 제일 어머니 마음에 들게 일을 하니까 제일 믿음이 가서 그랬을 수도 있지요. 일단은 어머니에게 해명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리세요.
또 한가지! 어머니와 대화할 때 그 동안 쌓였던 불만에 대해 얘기하면서 어머니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투로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말을 들으면 어머니가 기분이 상해서 **님의 말을 귀담아 듣기 어렵고 대화가 자칫 상호비난으로 끝나기 쉽기 때문이에요. 어머니를 비난하기보다는, 그 동안 **님이 힘들었던 점을 얘기하고, 어머니가 **님에게만 설거지를 시키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아서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를 도와드릴 수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세요. 어머니와의 대화가 잘 되면 다른 식구들과도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언니와 동생에게도 편지를 쓰든지 아니면 직접 대화를 통해 **님의 속마음을 전달하면 어떨까요? 이때도 언니와 동생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말은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가족분위기가 허락한다면 온 가족이 가족회의를 열어 식구들이 공평하게 집안 일을 거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볼 수도 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