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략정보]
**양의 편지 잘 읽었어요. 할아버지의 병환 이후로 달라진 큰 아버지의 모습에 화가 많이 났었군요. 정확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님 정도 나이면 집안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대충 짐작하고 눈치를 채는 부분들이 있었겠지요. 큰 아버지의 이중적인 태도가 혐오스런 반면, 아버지께서 그저 당하고만 계시는 것처럼 느껴져 답답했을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님이 어른들에 대해서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런 마음이 든다는 것은 **님이 그만큼 순수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 가면서 **님의 그런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기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큰아버지의 그러한 행동이 당연한 것이며, 무조건 이해해 드려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치열한 생존 경쟁 사회 속에서 그 분 스스로도 알게 모르게 마음에 때가 묻고 욕심을 키워 오셨으며, 동생집보다 더 넉넉하면서도 당신이 무언가를 더 취하기 위해 추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을 생각할 때 그 분의 인생이 참 안됬다는 측은한 마음을 가져드릴 부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님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선생님은 그런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서 **님이 많이 개입하기 보다는 지금 **님의 세계에 우선 충실히 생활하길 권하고 싶어요.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학교공부 열심히 하고, 선생님들과 관계 잘 맺는 것 말입니다. 이 생활에 대해서 **님이 진실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님 스스로만큼은 세상의 악과 부조리에 타협하지 않으면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 보다 적극적이고 실제적으로 어른들의 이중적에고 속물스런 모습을 이겨내는 힘이 될 것입니다.
**님이 만일 지금 큰아버지의 모습에 대한 많은 생각에만 머물러 있는다면 **님에게 돌아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어른들에 대한 실망과 분과 미움으로 **님의 마음을 괴롭히는 것 뿐일 것입니다. **님은 "아! 그래 어른이 되었을 때 돈이라는 것이 이렇게 얼굴 붉히고 좋지 않은 관계를 맺게도 할 만큼 무서운 위력이 있구나. "나는 돈의 문제에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작은 일에서부터 내 마음을 잘 지키자." 라고만 생각하면 됩니다. 더 이상도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말고 말이죠. **님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어 가는 단면을 본 것입니다. 아무쪼록 **님이 실망하는 마음에 머무르지 말고 **님의 세계에 충실하면서 선으로 악을 이기는 강건한 사람으로 빚어지길 바랍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양미진 선생님]
[상세정보]
**님이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실망과 안타까움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님에게 있어서 어른들이 혈육간에 돈 때문에 서로 믿지 못하고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혈안이 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님의 나이는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가까운 어른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았을 때 더욱더 실망을 많이 느꼈을 것입니다.
**님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경제가 참 힘들지요. **님은 어떤가요? 용돈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 박해지고 그러지 않나요. 어른들의 세계는 **님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어렵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가 마음이 많이 메말라 가는 경우도 많이 생기지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큰아버지의 지금 모습이 꼭 이해해 드려야만 할 정당한 모습은 아니지만, 돈으로 양심을 파는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이신 점은 어떤 면에서 측은히 여겨드릴 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아버지에 대해 답답한 마음만 들 수 있겠지만, 아버지께서도 당신 나름대로 고민하시고 내리신 결정과 행동이라는 사실도 겸손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면에서는 형님의 부족한 모습을 알면서도 용납해 주실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격적으로 참 훌륭하신 분이 아닌가 자랑스러워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
이렇듯 어른들의 생각이나 태도에 대해서 **님이 먼저 생각지 못할 부분들도 있고, 또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되어도 마음으로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을 일들이 많이 있답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온전히 이해되지 않걷나 용납하기 힘든 문제들에 대해서는 뭐라 판단하거나 마음으로 너무 깊이 파고들어 어려워하기 보다는 얼마간 뒤로 그 무제들을 유보해 두고 현재 **님이 직접 잘 할 수 있는 중요한 일들로 관심의 초점을 옮기는 것이 지혜롭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이 상황은 어른들의 몫이라고. 아버지와 큰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큰아버지와 할아버지와의 관계는 그 분들의 몫이랍니다. **님이 어른들의 그런 모습이 보기 싫다면 보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님의 나름대로 처한 세계, 그러니까 학교 생활, 공부라든가 친구들간의 관계라든가 아니면 선생님과의 관계, 아니면 내가 커서 과연 어떤 사람이 될까 또 그것을 위해 나는 어느 대학 어느 과에 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와 같은 고민이 **님을 위해서는 생산적인 고민이 될 것입니다.
**님,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별로 하지 않아도 되는 고민 때문에 더 많은 마음 고생을 하는 수가 있답니다. 이를테면 **님의 지금의 고민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님이 유산을 노리는 큰아버지가 밉다고 고민을 한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요. **님의 그런 마음은 더욱 **님을 괴롭힐 거예요. 그러면서 큰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아버지나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어른들에 대한 미움으로까지 번지게 될 수도 있고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에 생긴 고민을 잘 다루면서 현재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에 최선을 다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지금 이 시간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 더 많은 부조리와 악함 속에서 어떻게 사회를 밝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인지 준비하고 연습하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악을 선으로 이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만 분명 가능한 일이랍니다.
**님이 지혜로우면서도 순결한 사람으로 잘 성장하길 바라며....
[양미진 선생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