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우리집 식구들은 서로 대화를 안합니다. 저는 1남 2녀 중 둘째인데 식구들 모두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그런지 누구도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없고, 또 말을 건네도 금새 대화가 끊어집니다. 그래도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면 엄마와 저, 그리고 동생과 저입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함께 얘기를 하는 거죠. 특히 오빠와 아빠는 거의 말수가 없어요. 집에서 하는 일이라곤 고작해야 자기방에서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밥 먹고 자는 것 뿐입니다.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식구들이 모두 모여 앉아 화목하게 하루 일을 얘기하고, 농담도 하고 그런다던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죠?
식구들이 서로 대화가 없어서 집안 분위기가 썰렁해요
[간략정보] 식구들이 화목하게 함께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군요.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TV에서 본 어느 집처럼, 그리고 친구들의 집처럼 가족 모두 함께 모여 얘기하고, 웃고 그러는 모습을 우리집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참으로 좋아 보입니다. 그러니 더욱더 **님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군요. 보다 잘 대화를 나누는 가족을 만들기 위해 **님이 해 볼수 있는 방법들을 우리 생각해봐요.
오빠와 아빠는 거의 말 수가 없고, 주로 혼자 TV나 컴퓨터만 한다고 했죠? 대화는 우리가 고정관념처럼 갖고 있듯이 모두가 차를 마시면서, 둥그렇게 모여앉아, 어떤 주제를 놓고 '대화'만 하는 것이 대화는 아닙니다. 컴퓨터 앞에서 함께 오락을 하고, 나머지 식구들은 관람을 하면서 게임얘기를 해도 대화라고 할 수 있죠. 또 만약 아빠가 TV 보는 것을 즐기신다면 가족들이 함께 방으로 들어가 아빠와 함께 TV를 보면서 대화를 하면 됩니다.
또 대화를 해도 몇 마디만 하면 말이 끊어진다고 하셨지요? 이 경우에는 대화를 오래하는 목표를 작게 잡아 봅시다. 예를 들어서 10분 얘기했었다면 이번에는 15분만 얘기하는 것으로 잡는 겁니다. 5분을 늘이기 위해서 뭔가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노력은 **님이 하는 겁니다.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에게 좀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보거나, 지금까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묻거나, 대화 주제와 비슷한 다른 주제를 꺼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적으로 15분을 채울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20분으로 늘립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늘여가면 대화를 좀더 오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두 사람씩만 얘기했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두 사람이서 함께 힘을 모으세요. 그러니까 두 사람이 얘기한 내용 중에서 어떤 얘기를 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모였을 때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서 같은 주제로 가족들이 모두 모였을 때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처음엔 익숙치 않아서 쑥쓰럽기도 하고 조금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조금씩 서서히 **님의 노력의 열매들이 맺혀질 겁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와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랍니다. 상대방이 어떤 판단의 잣대 없이 나를 진심으로 위하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껴질 때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마음 속 깊은 곳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게되지요. 온 가족이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한 사람씩 그런 식으로 마음을 열게 되고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지금의 썰렁함의 자리를 포근함과 든든함, 깊은 유대감 채울 거예요. 관심과 사랑이 넘치는 가족으로 점점 더 변화물질 기대합니다.
[상세정보] **님이 가족간의 대화를 원하는 것은 가족들을 사랑하고 있고, 서로간에 마음으로 깊이 만날 수 있는 가족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욕심은 과하지만 않다면 좋은 것입니다. 뭔가를 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지금의 그 마음 때문에 뭔가 변화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좋은 생각, 좋은 욕심입니다.
지금 보내준 내용을 보면 오빠와 아빠께서 특히 말이 없으시고, 대화를 해도 몇 마디 하지 않아 끊어지고, 주로 두 사람씩만 얘기하는 경우군요. 그런데 혹시 어떤 문제가 있어서 대화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까? 다시말해서 엄마와 아빠가 사이가 좋지 않으시다거나, 뭔가 가족 내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거나, 외부에서 하는 일이 잘 안되고 있다거나 그런 경우는 아닙니까? 가족들 각자가 다른 문제로 괴로워하는 것이라면 도울 수 있는 별도의 방법을 궁리해야 하겠지요. 이제부터 제가 드릴 상담은 그런 경우가 아닌 것을 가정하고 **님이 해 볼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기로 해요.
첫째, 아빠나 오빠가 하는 활동에 동참하세요. 만약 아빠가 TV 보는 것을 즐기신다면(만약 방에서 혼자 보신다면) 가족들이 함께 방으로 들어가 아빠와 함께 TV를 보면서 대화를 하면 됩니다. 오빠가 컴퓨터 오락을 즐긴다면 오빠 옆에서 바라봐 주거나 오빠에게 오락을 배우기도 하고 또 함께 즐기기도 하세요. 이 때의 대화는 TV와 관련된 얘기가 좋을 것입니다. 단, 이때 주도해야 할 사람은 바로 **님입니다. 먼저 컴퓨터 오락을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하고, TV를 보는 아빠방에 들어가자고 제안을 하세요.
둘째, 대화시간을 조금씩 단계적으로 늘려가 보세요. 가족모두가 함께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대화를 잘 해 나가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대화교육이 부족했던 우리에겐 더욱 어렵습니다. 주로 한 사람만 얘기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끼어들거나, 다른 사람의 얘기에 무안을 주거나, 편을 먹거나, 다양한 주제로 얘기할 수 없거나... 등등 대화를 잘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그 어려움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일단은 대화를 오래하는 목표를 작게 잡아 봅시다. 예를 들어서 10분 얘기했었다면 이번에는 15분만 얘기하는 것으로 잡는 겁니다. 이제는 5분을 늘이기 위해서 뭔가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노력은 **님이 하는 겁니다.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에게 좀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보거나, 지금까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묻거나, 대화 주제와 비슷한 다른 주제를 꺼내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적으로 15분을 채울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20분으로 늘립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시간을 늘여가면 대화를 좀더 오래할 수 있을겁니다. 또 그렇게 하다 보면 다른 방법들도 생각날테고, 다른 사람도 대화하는 법을 익히게 되면 또 일이 더 쉬워질 겁니다.
셋째, 두 사람씩은 얘기가 좀 된다고 했지요? 두 사람이 얘기한 내용 중에서 어떤 얘기를 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모였을 때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서 같은 주제로 가족들이 모두 모였을 때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그런데 두 사람씩 대화를 할 때는 어떤 얘기를 주로 했나요?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였나요? 아니면 가족 내에서 있었던 얘기였나요? 어떤 얘기를 하면 대화가 더 잘 되었던가요? 두 사람이서 함께 힘을 모으세요.
그리고 대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두 사람이 이끌어 줍니다. 아까 한번 한 얘기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대화의 내용을 잘 알테고, 다만 약간 과장을 해서 재미있게 얘기한다거나, 다른 사람이 얘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점에 질문을 한다거나 해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두 사람이 '짜는 거지요'. 아마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겁니다.
이러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염두에 두어야 할 몇가지 얘기를 하고 마무리짓겠습니다.
첫째, 일단은 식구들 모두가 아니더라도 모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가 모이지 않았다고 시작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도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다섯 식구 중 세 사람 이상이면 시작하고, 세 사람 이상일 때 대화한 것도 대화를 한 것으로 생각하세요. 처음에는 그렇게 하고,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하는 가족들의 숫자를 늘려 나가는 겁니다.
두 번째, 어색한 것을 참는 것도 필요합니다. 처음 대화를 하다보면 사실 매우 쑥스럽고,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할 겁니다. 그렇게 바라던 대화라도 막상 하다보면 괜히 한 것 같기도 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것도 이상하고 그럴 겁니다. 하지만 조금은 견딜 필요가 있습니다. 다 그렇습니다. 안하던 거니까요. 처음 하는 거니까요. 그러니 참아 보십시요. 단, 어색한 것을 줄이려면 모두 둥그렇게 앉아서 대화를 하기보다는 TV 등을 보면서 그러니까 모두 앞을 쳐다보면서 얘기를 하면 조금은 덜 어색할 겁니다. 혹은 식사를 하거나 뭘 먹으면서 얘기를 하는 것도 어색함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빈도를 정하십시오.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7시부터, 혹은 둘째, 넷째주 토요일 7시부터라거나 이렇게 빈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가족들 모두 그 시간을 비워 두도록 부탁하세요. 이렇게 빈도를 정하면 점차 빈도를 늘려 나가는 데도 좋고, 가족들에게 갑자기 대화를 하자고 해서 불편함을 주지 않을 수도 있고, 준비를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와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랍니다. 상대방이 어떤 판단의 잣대 없이 나를 진심으로 위하며 관심을 갖고 있다면 느껴질 때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마음 속 싶은 곳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게 되지요. 온 가족이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한 사람씩 그런 식으로 마음을 열게 되고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지금의 썰렁함이 포근함과 든든함, 깊은 유대감으로 바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님과 같이 대화에 대해 필요를 먼저 느낀 사람이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하겠지요. 관심과 사랑이 넘치는 가족으로 점점 더 변화되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