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교 2학년 아이의 엄마입니다. 우리아이는 남학생이고 이름은 인석이입니다. 저는 요즘 인석이 때문에 너무 화가 나고 걱정이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인석이가 중학교에 와서 좋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를 들어가고 나서 늦게 들어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사실 저희는 맞벌이 부부이고 일이 늦게 끝나기 때문에 인석이가 얼마나 늦게 들어오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한 6개월 전부터 아이가 우리부부보다도 늦게 귀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독서실에 다닌다며 거기서 늦게 온다고 했는데, 어느날은 제가 가보니 거기에 있지 않더군요. 몇 개월동안 지켜보았더니 독서실에서도 같이 어울리는 아이들이 있어 그 아이들과 자주 밖에 나가서 놀곤 하나 봅니다. 그래도 아이가 나쁜 짓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서 밤늦게까지 뭘 사먹으러 다니고 그냥 그런 줄 알았고, 저도 그건 그냥 넘어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2학년이 되어서는 한 달 있다가 반 아이의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다. 근데 2학년이 된 이래로 그 후로 그런 일이 세 번이 있었습니다. 모두 선생님을 통해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너무나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인석이가 그렇게 나쁜 아이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2학년이 되어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이 나쁜 아이들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너무 속상합니다. 제가 그 일에 대해서 혼을 냈더니 아이가 고개를 숙이고는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그 후로는 인석이를 대할 때 어떻게 해야 될 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이가 나쁜 친구와 어울려 돈을 훔치게 되었어요.
인석이 어머니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인석이가 최근에 들어 친구의 돈을 훔치는 일이 있었군요.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리라고 어머니께서 전혀 생각지도 못하신 것 같은데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그리고 또 친구들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이 되면 속상한 마음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타인의 물건이나 돈을 훔치는 행동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어린시절에 그런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그것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인석이의 경우에 아직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기에는 어렵지만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보다 큰 어려움이 있기 전에 이렇게 지금 함께 고민을 해보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인석이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시고 어머니께서 어떻게 인석이를 대해 주시는 게 앞으로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인석이가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1학년 때에도 그런 문제행동을 보였는지, 학교적응은 어땠는지, 교우관계는 어떠했는지, 또 부모님과의 관계와 집안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차근차근 생각해보아야 될 것들도 이런 것인데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어떤 문제행동을 나타낼 때, 많은 경우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될 이런 문제들과 관련이 많이 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게 보일 뿐이지 아이들이 이전부터 어떤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경우에 문제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 시간에 인석이에 대해서 어머니께서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언뜻 보기에는 인석이가 잘 적응해왔을지도 모르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아이들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위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맞벌이 생활을 하고 계셔서 아이들과 지내는데 보다 어려운 점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상황자체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줄이게 하기도 하고 이야기의 내용도 꼭 해야 될 이야기만 하게 되도록하여 때로는 대화의 내용을 제한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잠깐이라도 만날 때에 아이들에게 얼마나 부모님들께서 관여를 하시는 지가 문제입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많은 관심과 애정을 확인하고 주고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아이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키기에 보다 쉬운 환경에 있게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아이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고 있는지, 학교에서는 별 일이 없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였을 때는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시고 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어떤 점이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가르쳐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보다 깊이 있게 관여하는 과정이 됩니다. 인석이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표현하셨는지 부모님들께서 다소 어렵다고 생각이 되시더라고 반드시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문제로 집안 분위기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불안하게 하는 사람이 있거나 불화가 잦아 불안정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런 심리적 어려움들을 어떤 아이들은 문제행동으로서 표출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집안에 이런 어려움이 있을 때 아이들이 항상 문제행동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과의 관계나 집안의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속에 불만을 갖게 되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또래관계에서 적절하게 행동하고 말하는 데에 어려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을 때로는 사귀게 되는 경우도 봅니다. 혹시 인석이가 이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이런 경우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하시는 것이 좋을까요?
일차적으로는 부모님께서 아이에게 보다 관여를 많이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하거나 간섭을 한다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였을 때 그 행동에 주목을 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인석이가 훔친 돈을 돌려주는 행동을 한 경우, 또는 만약 인석이가 친구관계를 보다 넓혀 가려고 노력한다면 그런 행동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그러면서 아이에게 분명한 규칙을 가르쳐주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귀가시간을 정해놓는 것, 또 어떤 행동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시기 바랍니다.
인석이 어머니께서 지금 생각해 보시는 게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인석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이끌어 가시면 인석이도 점차 안정되고 바르게 성장하리라 기대됩니다.
[작성자 : 고민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