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중학생인데, 불량스런 친구들과 어울려 매일 밖에서만 놀아요. 놀다가는 집에 밤늦게 들어오고, 중간에는 연락도 없어요. 그리고 옷이나 머리를 치장하는데만 신경쓰고, 공부에는 관심도 없지요. 못나가게 잔소리를 해도 전혀 소용이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친구들과 어울려 집에 들어올 생각을 안해요!
청소년기는 부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또래친구들과 가까워지고 그 또래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시기입니다. 또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하고, 그러한 정체감을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이전 아동기의 순응적인 모습과는 다른 여러가지 독립적인 시도를 하게 됩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이 시기에 청소년 자녀들이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심리적으로 독립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하여 당혹스러워하시기도 하고 반항이나 통제 불능 등으로 받아들이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강하게 부모님의 요구를 하시기도 하고 야단도 쳐 보시지만 그럴수록 청소년들은 더욱 더 반항적으로 될 분이지요. 이처럼 청소년기에는 아동기에 일방적으로 부모님이 정하시고 아이가 따랐던 규칙이나 기준은 더이상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녀는 그러한 기준에 대하여 당위성이나 합리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의견도 반영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의견은 반영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부모님의 의견만을 강요한다면, 오히려 더 또래들과의 결속력은 강화되고, 가정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먼저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러한 청소년기의 발달단계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전에 가졌던 기대나 바램을 다시 한번 재고하실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청소년기를 이해하시라는 것이 모든 것을 받아주고 수용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이가 학생으로서, 자녀로서 가족 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칙은 명확하고 분명하게 있어야 합니다만, 그또한 융통성이 있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규칙을 정함에 있어 아이와 의논이 되어야 하며, 어느 한 쪽의 의견만이 고집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머니께서 아이와 적정선을 타협하실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많은 부모님들의 경우, 학교가 끝나자마자 귀가하여 나가지 않기를 기대하시기도 합니다. 또 집에서만 친구들과 놀기를 요구하시기도 합니다.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학생의 경우 이런 기준이라면 동의도 하기 어려울 뿐더러 지키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의 입장만을 고수하시기보다 아이는 어떤 기준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머니가 요구하는 이유는 어디 있는지 등에 대하여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신 뒤 적정한 선에서 합의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규칙을 세우신 후에는 그 규칙을 잘 따랐을 때의 보상과 따르지 않았을 때의 처벌이나 제재에 대해서도 의논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이러한 보상이나 제재가 규칙을 지키고 자신을 통제하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동의된 명확한 규칙은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귀가 시간의 경우 정확하게 몇 시라고 정하는 것이 좋으며, 예외 사항에 대해서도 미리 의논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즉, 지키는 것과 어기는 것에 대해 부모님과 자녀간에 명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명확하게 합의된 큰 규칙이 있다면, 그만큼 일상생활에서의 잔소리는 줄어들게 될 것이며, 부모-자녀간의 갈등 요소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족과의 애착관계가 적절하게 형성되고, 친구들과 밖으로 나돌게 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외모에 신경쓰고 관심가지는 것 역시 청소년기의 자연스러운 관심이라고 보입니다. 어머니께서는 물론 그것때문에 공부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러한 것을 막는다고 해서 성적이 오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고, 좋게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 하더라도 우리 학생의 그러한 욕구나 관심을 수용해주시고 일일이 잔소리 하시지 않는 것이 오히려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규칙에 대해서 일관된 보상과 제재가 있다면 그 규칙의 틀 안에서 모든 것이 얘기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께서 아동기와는 다른 모습에 많이 당황하시고 혼란스러워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에 자녀를 대하셨던 방법과는 다르게 청소년을 이해하고 대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양육방법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며 부모님의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 이러한 상담을 하셨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되어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합니다.
[작성자 : 최정아 ]
[감수자 : 강선미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