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내세우는 고집은 아마도 당할 사람이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어머님께서도 느끼셨겠지만, 자기 생각과 말이 이 세상에서 가장 옳은 듯이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지요. 어른들 입장에서는 분명 아닌데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려대니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렇게 자기 고집을 피우면서 반항하는 것을 꼭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해도 아이들은 이 시기에 좀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결과를 준비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즉, 어떤 것이 이루어진 시기가 아니라 이루기 위한 준비 시기라는 것이지요.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도 경험하고, 울퉁불퉁한 자갈길과 날카로운 가시밭길도 가보려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신체적, 인지적, 사회정서적인 면에서 모두 크나큰 변화를 경험합니다. 인지적으로는 이전과는 달리 다양한 가능성과 현재를 벗어난 미래, 과거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즉,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고, 또 가능하다고 여기게 됩니다.
또 한가지,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전에 일방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해오던 관계에서 벗어나 독립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독립이 완전하고 절대적인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의 독립을 준비하고 연습해가는 것일뿐이죠.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을 어린 아이가 아닌 성인으로 대우해 주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아이의 욕구와 부모의 기대가 부딪혀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겪게 되고, 또 이 과정을 잘 겪어내야 이후 성인으로 잘 성숙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발달, 성숙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의 많은 면들에 대해서 어머님께서 현재 불만스러워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사건건 자기 고집을 피우면서 반항하고, 옷차림이나 일상생활에서도 맘에 안드는 점이 많으시지요. 만일 어렸을 때 아이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따랐던 경우라면, 이러한 불만은 더욱 더 크실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아이들이 겪는 발달단계에 따라 부모님 역시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친구관계, 옷차림, 공부, 취미생활 등등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많은 부모님들은 이전의 기준으로 일단, '안돼'라는 답을 먼저 내세우시기도 합니다. 일단 금지시켜 놓아야 안심이 되고, 부모님의 뜻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금지나 명령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방과 타협하여 조정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익히고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이제 많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부모님의 뜻대로 따르지만은 않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그 이유에 대해서 충분하고 명확하게 설명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주장,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고를 하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옷차림에 대해서 그냥 보기 안좋다거나 맘에 안드니까 그러지 말라는 식은 아이에게 통하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물론 부모님의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부모님의 의견에 따르라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입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아이 입장에서 이해를 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 입장과 심정에 대해 이해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옷차림에 대해서도 '너희들은 그런 옷을 좋아하나 보구나. 어른인 엄마, 아빠에게는 좀 생소하네'라는 표현을 해주면, 아이의 맘을 덜 상하면서 부모의 의견이나 생각을 알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교칙에 어긋날 정도의 옷차림이나 장신구를 한다면, 그러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한다든지, 방학동안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한다든지의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도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의견을 묻고 들어주며, 또 부모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떠한 아이의 행동에 대해 비난이나 금지로 대화를 시작한다면, 아이는 그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논쟁하고 자신의 입장을 더욱 더 강하게 내세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의 생각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면, 아이는 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으며 부모님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어떤 요청을 할 때에도 된다, 안된다의 즉각적인 대답보다는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얘기해보자는 식의 연기와 타협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는 인내하는 것을 배울 수 있고, 상대방과 자신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귀가 시간이나 전화 사용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늦게 들어오면 어떡하니?', '지금이 몇 시니? --시까지 들어오기로 했잖아.', '전화만 그렇게 하면 공부는 언제 하니?', '전화 끊어라' 등의 일방적이고 비난하는 방법보다는 부모님의 생각을 전달하고 의견을 조정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귀가 시간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정해주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적정하다고 생각되는 시간에 대해서 물어 보고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타당하다고 생각될 때에는 수용해주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모님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조정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조정을 한 뒤에도 약속을 안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약속을 지키는 경우와 안 지킬 경우에 대해서도 어떤 기준을 정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약속을 안 지킨 경우에도 비난하거나 불신하는 태도는 삼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아이로 하여금 분노를 느끼게 하거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해 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러한 타협, 약속, 약속 위반, 재타협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자녀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로 시작된 대화는 아무 도움없는 다툼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한번 아이들 단계에 맞추어 대화하는 방법을 변화시켜 시도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된다면, 아이와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작성자 : 최정아 ]
[감수자 : 강선미 ]
이글은 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정보화근로사업에 의하여 작성된글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