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제가 키가 작다고 너무 무시를 합니다. 이것 저것 시키고 저를 꼭 꼬봉 다루듯이 하는 것 같아요. 정말 자존심이 상하고 괴롭습니다. 반친구들은 저보고 꼬맹이라고 부르거든요. 제가 화를 내면 더 신이 나서 저를 갖고 놀립니다.
이런 모든게 제가 너무 작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키 때문에 너무 고민이 됩니다. 지금 제 키는 164㎝인데, 친구들에 비해서 많이 작은 편이죠.....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많이 크던 키가 고등학교에 와서 3㎝밖에 자라지 않았어요.
키 때문에 친구도 사귀지 못합니다. 제가 아이들 보다 어려보이고 작으니까 상대를 안해 줍니다. 누구에게 제 마음을 털어 놓기도 힘들고 그럴만한 친구도 없구요. 집에서 이러한 고민을 살짝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 했지만 엄마는 들은 척도 안하셨습니다.
오히려 공부는 안하고 쓸데없는데 신경을 쓴다는 식이죠. 그러니 무슨 말을 하겠어요. 더이상 키가 안크면 어떡할까요? 운동을 하는 것이 키 크는데 도움이 될까요? 정말로 걱정이 됩니다. 키가 클 수 있는 방법좀 알려 주세요.
며칠전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쑤근대면서 제가 지나가는데 발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넘어졌죠. 그러고 나서 왜 그러냐고 따지니까 ''애들이 다 넘어가는데 너가 아직 어려서 그래, 엄마 젖이나 더 빨아야 되지 않냐'' 하면서 저속한 농담을 지껄였습니다.
너무도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는 그 자리를 뛰쳐나오는데 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것이었어요.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학교를 다니지 말까 생각중입니다. 검정고시나 봐서 학교에 진학할까도 싶구요. 정말이지 학교에 다닐 맛이 안납니다.
제 키가 작다고 아이들이 무시하고 괴롭혀요.
00군 안녕하세요.
00군의 편지 잘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00군이 다른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좀 외소하고 작다는 이유로 00군을 힘들게 하나보군요. 의도적으로 시비까지 걸고....... 그래서 00군을 화나게 만들고 그렇게 화난 00군을 보면서 아이들은 즐겁게 웃어대기까지 한다니 참으로 속상한 일이군요.
남을 놀리면서 자신이 쾌감을 느끼는 반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화가 났을까요. 그 화를 어디다 풀어 놓지도 못하고 이제는 학교를 그만둘까 까지 생각하고 있군요. 남에게 피해를 주고 괴롭혀서 자신이 즐거움을 찾는다면 그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닙니다.
그러한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보면 더 안타까운 일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스스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 오히려 즐기고 있다면 나중에 이 사회에 나가서 어떠한 인간으로 살아갈 지 상상이 가는지요?
사람들의 감정은 어떻게 보면 다 비슷합니다. 서로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지요. 결국 남을 비난하는 일에 더 익숙한 사람은 자신 또한 비난받는 사람의 부류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00군, 친구들의 행동에 대해서 너무 위축되고 억누르기 보다 앞으로는 친구들이 지금과 같이 놀리거나 시비조로 걸어올 때 어떻게 내가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00군의 편지내용을 보면, 00군이 화를 내면 오히려 반 아이들은 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장난을 쳐도 별로 반응이 없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해봤자 너무 초연하게 나와서 싱겁다고 느끼게 되지요. 그런데 너무 화들짝 놀란다거나 가볍게 생각한 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거나 하면 더 재미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친구들의 행동에 대해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저 씩 웃고 지나간다 든가, 아니면 ''하지마''하고 한마디 한다든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무관심하게 굴면 아이들도 하나둘씩 흥미를 잃게 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한 방법은 진지하게 그러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내가 너무 화가 나니까 그러한 행동은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라고 직설적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전달을 할 때는 화난 얼굴이 아닌 진지하고 깊이 있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겠지요.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고 해서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번일로 00군이 많이 힘들겠지만 이러한 일을 잘 해결해 놓으면 앞으로 어떤 대인관계 문제가 와도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00군, 키가 더이상 안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많은 것 같은데여...00님은 현재 고 2이라고 하셨지요? 남자의 키는 20대 중반정도까지 성장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더 나이가 들어서도 키가 크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청소년기에 잠깐 성장이 멈추었다가 20세 이후에 가서 다시 키가 크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너무 많은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00군이 말한대로 운동을 하는 것도 좋겠지요. 꼭 키를 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에도 좋고, 마음까지도 상쾌해질 수 있고, 어쨌든 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00님, 키가 크고 안크고 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은 00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가를 알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참 좋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이 키가 크고 잘생겨서가 아니라 언제나 생동감 있는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그것이 외적이든 내적인 것이든 말이지요. 이러한 아름다움은 각자 사람마다 자신의 삶속에서 다지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키가 큰 사람은 그냥 "키가 크다" 라고만 말할 것입니다.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자신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군요.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안해 질 것입니다.
굳이 내가 어떤 사람이다 라고 말하기 이전에 00군의 생활적인 모습에서 성실하고 멋진 모습이 베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작성자 : 고민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