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입니다. 남들은 제 나이가 무쇠를 먹어도 소화를 해낼 만큼 건강할 때라고 하던데, 사실 저는 건강에 자신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주 아팠고 지금도 체력이 약해서 조금 무리해서 공부했다 싶으면 코피를 쏟고 몸살을 앓습니다. 남들처럼 밤을 새서 공부도 하고 싶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는 반에서 공부가 그리 떨어지는 편은 아니지만, 체력이 실력이라고 하는데 이러다가 입시공부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체력이 딸리니까 자신감도 없어지고 생활도 재미가 없습니다.
체력이 약해서 공부를 못하겠어요.
[간략정보]
건강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원하는 대로 못한다는 것이 무척 안타깝게 여겨지네요. 하지만 **님은 어느 누구보다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믿어지지 않는다구요? 체력 때문에 공부를 못하고 있다고 하지만, 공부하겠다는 동기가 어느 누구보다 강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고민이 되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강한 동기만큼 현실적으로 자신의 건강과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속이 상하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이제 현실적으로 **님이 자신의 체력범위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다른 아이들처럼 밤을 새서 공부하고 싶다고요? 글쎄요... 매일같이 밤새서 공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렇게 무리하는 것은 보통 사람도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이지요. 가장 현명한 공부방법은 자신의 체력이나 현실적인 상황에 맞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학업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이지요. 성적은 만회할 수 있는 것이지만 건강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하기도 어렵고 다른 생활에도 지장을 주게 되니까요. 그러니 자신의 체력범위안에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아마도 **님은 이제까지 이러한 원칙을 잘 지켜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공부가 그다지 뒤지지 않았겠지요. 무리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신의 체력을 조절하면서 자기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수용할 때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이상희 선생님]
[상세정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꿈이 있지요. 그러나 그 꿈을 이루어가는데는 누구에게나 장애와 어려움이 있답니다. 어떤 이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주변 사람들의 반대와 같은 외적인 장애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두려워하는 마음이나 자신 없는 마음 때문에, 또는 신체적인 한계나 장애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님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건강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척 안타깝게 여겨지네요. 머리가 모자란 것도 아니고, 공부를 못하게 할 만한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체력이 약해 힘이 부쳐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본인 마음은 얼마나 답답할까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자신의 한계나 약점이 있답니다. 문제는 이러한 한계를 수용하고, 더 나아가 극복하는 자만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예화를 한가지 알려줄게요.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는 한 소년이 있었답니다. 그는 사람들과 말을 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서 몹시 답답했대요. 게다가 자신과 대화하는 상대방이 싫은 표정과 답답해하는 표정을 지을 때마다 무척 괴로웠대요. 소년은 이렇게 답답하고 괴롭게 살 바에는 죽어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답니다. 더이상 그렇게 비참하게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소년은 어느 날 에게해 바닷가에 나가서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파도소리에 눌려서 자기가 하는 소리조차 들을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소년은 굽히지 않고 목소리가 터지도록 큰소리로 말하기를 계속했답니다. 수많은 밤을 에게해 바닷가에서 보내던 어느 날 드디어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제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연설가이며, 웅변가가 되었답니다. 바로 이 소년이 그리스 아테네의 유명한 정치가인 데모스테스랍니다.
저는 이 사람이 말더듬을 극복하여 유명한 정치가가 되었다는 그 사실보다, 자신의 말더듬을 극복하겠다고 마음먹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과정이 인상깊게 여겨졌답니다. 일상적인 의사소통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자기 나름대로 방법을 찾은 것이지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한계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체력이 약하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자신의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극복할 수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데도 무리하게 밤을 새거나 욕심을 내면 며칠은 버틸 수 있겠지만, 곧 지치게 되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시간관리 방법을 익히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조건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요. 내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 그리고 하루중 내가 가장 피로한 시간이 언제인지를 세심하게 파악하고, 그 리듬에 따라 생활하면 어떨까요? 피로한 시간에는 욕심부리지 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효율적인 학습전략을 익히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체력의 한계와 한정된 시간 속에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학습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학습전략은 청소년상담실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개설된 프로그램이 많이 있으므로 그 곳을 이용해 배울 수 있습니다.
용기를 잃지 마세요. **님은 어느 누구보다도 학습동기와 의욕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체력이 딸리지만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까지 **님이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한계 때문에 너무 초조해하면 오히려 그러한 심리적인 불안함이 공부를 방해할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자신의 체력을 잘 체크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공부하도록 하세요.
몸이 약한 사람이 오히려 장수한다는 말이 있지요. 이는 건강이 좋지 않으니까 그만큼 건강에 유의하면서 자기 몸을 관리하니까, 오히려 건강한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이지요. 공부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밤새워도 끄덕 없을 것이라고 자만하여 평소에 공부를 미루고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봅니다. 하지만 이들은 기초가 부족하기 쉽고 성적의 기복도 심하지요. 오히려 **님 같이 체력이 약해 무리해서 공부하면 탈이 나는 사람들은 미리미리 시간이 날 때, 그리고 컨디션이 좋을 때 공부를 해가니까 꾸준하게 공부하게 된답니다.
아울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하시고요, 필요하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