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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때리며 툭툭 치는 것에 대하여 화는 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매우 난처했을 것 같네요. 그냥 참아 버리기도 하지만 속으로 너무 속상하고,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하는 자책감마저 들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화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고, 자칫 화를 냈다간 큰 싸움이 될까봐 너무 무서웠던 것 같아요. 게다가 화를 낸다 해도 여전히 더 놀림을 받을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좀 여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구들의 습관은 당장 고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신체는 곧 나의 인격의 일부분이라는 각성이 필요합니다. 내가 자신을 존중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도 나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요.
당장 사라지지 않겠지만, 친구들의 습관이 고쳐질 때까지 내 의사를 차분히 전달하여야 합니다. 어쩌면 친구들은 깜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그 동안 아무런 말이 없기에 네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줄 알았다. 네가 싫어하는지 정말 몰랐다'라고 말할 수 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더욱 놀려대고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과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자질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를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상세정보]
어떤 사람들은 친구들이 툭툭 치고 때릴 때 그냥 묵묵히 받아주기만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말라고 화를 내기도 하죠. 묵묵히 받아주는 사람은 '얘들이 이러다 그만 두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일 테고, 그러지 말라고 화를 내는 사람은 '이 녀석들이 나를 뭘로 보는 거야?'하며 화가 난 것이겠지요.
어느 쪽의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든지 이들은 자신의 주관대로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것입니다. 묵묵히 받아줌으로써 친구들은 그를 과묵하고 믿음직스런 사람으로 생각할 테고, 그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함으로써 친구들은 그를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테죠.
문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속으로 화가 나고 무척 싫기도 하지만 그러지 말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들은 정말 싫고 속상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지만 결국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 것을 볼 때 친구들은 그 사람을 싫어도 아무 말을 못하는 못난이로 여기고 더욱 괴롭히게 됩니다. 싫어도 아무 말을 못하는
그럼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앞에서 말한 두 가지 모습 중 하나의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묵묵히 받아주던가, 그러지 말라고 화를 내던가. 또는 이 두 가지 자세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정답이 될 겁니다. 평소에는 묵묵히 받아주다가 너무 심한 경우에는 그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거죠.
문제의 요점은 바로 내가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나의 신체는 곧 나의 인격의 일부분입니다. 누군가 나의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나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나의 자유를 구속할 권리가 없고, 세상에 그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권리가 없습니다. 나는 세상 속에서 고유한 존재이고, 이 세상을 살만한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님이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나의 신체를 보호해야 합니다. 아마 당장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들의 습관을 고치는데는 여러 날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 때까지는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결코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면 결코 계속 자신이 무시당하고 학대당하는 것을 용납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힘을 내서 시도해 보세요. 어떤 방법이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좀 더 여유롭게 생각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님이 친구들에게 괴롭히지 말라고 하였을 때, 대부분의 경우 친구들은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친구들은 님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님이 전혀 표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싫어하는지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정말 못된 친구들이라면 괴롭히지 말라는 말을 무시하고 더욱 놀려대고 괴롭힐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담하게 말을 하거나 덤비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덤비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현명하게 그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 좀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상의하는 것입니다. 이 때 고자질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신체를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합니다. 만일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말이 안 통한다면 따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를 잘 생각해 보세요.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님이 지금 편지를 보낸 한국청소년상담원으로 연락해 주세요.
[서울대학교 학생생활연구소 신희천 선생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