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고민하다 용기를 내어 상담실 문을 두드립니다. 제 마음을 누군가에게 터놓고 싶었지만 저보고 ‘나쁜 애, 이기적인 애’라는 욕을 할 것 같아 저 혼자 끙끙대고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심으로 마음 터놓을 친구도 있고, 친한 친구를 위해 자기 것을 기쁘게 희생하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반 친구들이 경쟁자로 느껴져 어떤 친구에게도 솔직히 제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워요. 저도 모르게 이해타산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면 제 자신이 싫어질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친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에요. 겉으로는 친구들에게 잘 해주려고 하고, 나의 경쟁심을 들키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친구들은 잘 모를 거예요.
그런데 가끔씩 제 마음이 드러날 때가 있어요. 내가 열심히 필기한 공책이나 책을 빌려달라고 할 때, 이런저런 핑계로 안 보여줄 때가 있거든요. 그런 때는 참 괴로워요. 그 친구가 나를 어떻게 볼까 걱정도 되고요. 제가 너무 못됐지요?
친구들이 경쟁자로만 느껴져요.
[간략정보]
혼자서 많이 힘드셨을텐데 상담실로 편지 정말 잘 주셨어요. **님의 편지를 보면서 제 나름대로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어요. 하나는 친구를 경쟁자로 느끼는 **님 자신의 자책감에 대한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친구를 사귀는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것이에요. 대인관계 기술에 대한 것이지요. 우리, 하나하나 이야기 해보도록 해요.
우선, 친구를 경쟁자로 느끼는 자신에 대한 **님의 마음에 관한 것부터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편지에도 썼듯이 **님은 반 친구들을 경쟁자로 느낀다는 사실이 무척 이기적이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런데, 친구를 경쟁자로 느끼는 것이 나쁜 건가요? 친구를 경쟁자로 느껴서는 안되나요? 언뜻 생각하면 "예"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한 번 잘 생각해 보세요. 과연 친구 사이에서는 경쟁심을 가지면 안 되는 것인지, 경쟁심을 느끼는 사람하고는 진정한 친구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인지 말이에요.
선생님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친한 친구에게도 경쟁심을 가질 수 있고, 경쟁자로 느껴지는 친구하고도 우정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듯이 사람의 마음에는 남보다 내가 더 잘되고 싶고, 그렇지 못했을 때는 샘내는 어린애 같은 면이 있기 마련이랍니다. **님도 보통 사람일뿐이지요.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요. **님의 경우, 다른 사람에 비해 경쟁심이 더 강할 수도 있어요. 그것을 바꿔 말하면 남보다 더 앞서고 싶은 승부욕, 공부를 더 잘하고 싶은 성취욕이 강하다는 말이기도 하답니다. 그러니 자신을 너무 나쁘게 생각지 마세요.
이번에는 친구를 사귀는 실제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이것은 대인관계 기술에 대한 것이기도 해요. 앞에서 말했듯이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의 경쟁심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우리는 그런 면을 잘 드러내지 않지요. 그렇다고 그 사람을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욕할 수는 없어요. 왠지 아세요? 그것은 일종의 대인관계 기술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 작용을 해주는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때로는 유머를 사용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는데,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예컨대 “축하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배가 아프지?”하는 식으로 **나름의 유머를 만들어 보세요.
[사랑의 교회 상담실 강혜영 선생님]
[상세정보]
편지 정말 잘 주셨어요. 나 혼자만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남들은 잘 이해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 마음이 더 힘든 법이거든요. 이렇게 누군가에게 터놓는 것 자체로도 마음의 짐이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답니다. **의 편지를 보면서 제 나름대로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어요.
우선, 친구를 경쟁자로 느끼는 자신에 대한 **님의 마음에 관한 것부터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편지에도 썼듯이 **님은 반 친구들을 경쟁자로 느낀다는 사실이 무척 이기적이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군요. 남들이 알면 쩨쩨하고 이해 타산적이라고 욕할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구 말이에요.
그런데 전 친한 친구에게도 경쟁심을 가질 수 있고, 경쟁자로 느껴지는 친구하고도 우정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마음 좋고 희생적으로 보이는 사람이라도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는 내가 친구보다 더 잘 되었으면 하는 어린애 같은 마음이 있어요. **님도 보통 사람일뿐이지요.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요. **의 경우, 다른 사람에 비해 경쟁심이 좀더 강할 수 있어요. 그렇다해도 그것을 바꿔 말하면 남보다 더 앞서고 싶은 승부욕, 공부를 더 잘하고 싶은 성취욕이 강하다는 말이기도 해요. **가 더 이기적이거나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죠.
이번에는 친구를 사귀는 실제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앞에서 말했듯이 보통의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의 경쟁심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우리는 그런 면을 잘 드러내지 않지요. 예컨대, 친구가 성적이 많이 올랐을 때 마음 한편으로는 샘도 나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기보다는 흔히 ‘좋겠다, 축하한다, 한턱내라...’하는 식으로 표현하지요.
그렇다고 그 사람을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라고 욕할 수는 없어요. 왠지 아세요? 사람의 마음속에는 남이 잘 되었을 때 샘 나는 마음도 있지만 또 한편에는 아주 조금일지라도 축하하고픈 마음도 있거든요. 이 두 가지 마음 중에 상대방이 듣기에도 좋고, 나도 말하기 좋은 쪽의 말을 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행동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일종의 대인관계 기술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 작용을 해주지요. 그러니까 자신의 경쟁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해서 자신을 이중적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이런게 친구에게 경쟁심을 느낄 때 관계를 부드럽게 해줄 수 있는 대인관계 기술은 유머를 사용하는 것이에요. 유머 있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나 자신의 마음도 편하게 해주고 서로의 관계도 편하게 해주거든요.
또 하나의 방법은 생각을 좀 크게 해보는 것이지요. 편지에 썼듯이 내가 열심히 필기한 공책이나 책을 보여달라면 선뜻 보여주기 싫을 수 있어요. 특히, 성적이 비슷해서 라이벌로 느끼는 친구라면 더 그렇겠죠. 이 때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것 빌려주어 봤자 성적에 직접 영향 주는 것도 아니잖아, 여기서 시험에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또 자기가 열심히 안 하면 필기해 봤자니까 그냥 빌려주자’ 이렇게 넉넉히 생각하면서 상대방의 부탁을 들어주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또 언젠가 **가 그 친구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오지 않겠어요? 친구를 경쟁자로 느끼는 것에 대해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 마음을 갖고도 친구사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제 글이 **에게 도움이 되었길 간절히 바라면서 이만 쓸께요. 안 - 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