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이건 제가 원하지 않던 진로입니다. 원하지 않는 공업고등학교를 왜 갔느냐구요?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 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축구 선수도 포기했습니다. 축구부 선배나 친구들과는 대화를 할 수 없었어요. 폭력과 욕설.... 축구를 포기했죠. 전 아무렇게나 살고 싶진 않아요. 공부를 열심히 했고 성적이 좋았어요.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축구 감독 선생님이 저를 테스트 해 보시더니 이 학교로 스카웃 해오셨어요. 그 때만해도 좋았죠. 그런데 막상 와 보니까 축구부의 생활이 사람의 생활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포기한 것 까진 좋았는데, 그렇다면 제가 이 학교를 더 다닐 의미가 없답니다. 성적은 무척 좋은 편이지만, 인문계로 옮겨서 컴퓨터 공학자나 건축 공학자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안 될까요 ?
제가 원하지 않는 진로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간략정보]
절반 정도의 학교생활을 이미 한 상태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옮길 생각을 하는 학생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열심히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전해 집니다. 축구를 포기한 것도 축구에 한계를 느껴서라기 보다는 축구부 성원들의 문화에 실망을 느껴서라니, 제가 듣기에도 참 아깝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업고등학교학생들도 컴퓨터 공학자나 건축 공학자가 되기 위해 공대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좀 더 참고 학교에 정진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실력을 갖추길 바랍니다. 언제나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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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실업고에 다니는 학생이 인문계 고등학교로 옮기려면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합니다. 학생은 공부를 잘 하는 편인 것 같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인문계 교육과정과 실업계 교육과정의 내용은 현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하교 후의 시간을 이용해서 따로 인문과목을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전학에 성공하더라도 인문계 과목을 공부해서 공과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성적을 얻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1년 여 동안 인문계 공부에서 떠나 있었기 때문에, 현재 나가고 있는 진도를 따라 잡기에도 어려울 텐데 게다가 지난 1년 여 동안의 공부를 더 해야 합니다.
앞으로 대입고사를 치를 날도 1년 남짓하기 때문에 시간도 충분하지 못한 편입니다. 인문고로 옮기지 않고도 컴퓨터 공학자나 건축 공학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업고 학생들의 일정 비율을 각 공과 대학에서 특차전형으로 모집하게 되어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지요.
학생은 다행히 공업 고등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소한 인문계 공부에 도전하는 것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태를 활용해서 도전해 보십시오. 다만, 각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 중 상위 3 % 정도만이 특차 전형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길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인문계로 바꿔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적응하느라 생소한 공부를 해내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것보다는 덜 막막하고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컴퓨터 공학과나 건축 공학공학과에 진학을 해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십시오.
대부분의 친구들이 인문계 출신일 것이므로 학생의 특징이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 궁금하고, 벌써부터 기대가 되지 않습니까 ? 학생은 일찍부터 실무교육을 받은 셈이기 때문에, 인문고 학생들이 발휘하기 어려운 특징적 재능도 발휘될 것 같기도 하군요.
그리고 한 편으로, 운동선수의 길을 그만 두고 다른 진로를 찾은 학생의 결단에 대하여도 격려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서 세계를 재패하는 국제적 스타들이 많아진 이후로 운동 선수가 되려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기량을 발휘하고 스포츠맨쉽을 발휘하는 운동선수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마음에 흥분과 감동을 자아냅니다.
승부의 순간에도 상대 선수를 존중하며, 규칙들을 지켜가는 매너는 어쩌면 개인의 존엄성과 질서, 평등을 한 맥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이념을 실현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학생이 원래의 뜻대로 운동선수의 길을 간다면, 훌륭한 운동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하지만 운동선수 되려고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는 비민주적인 선수 합숙소의 풍토 때문에 마음으로 큰 좌절을 경험할 뿐 아니라 몸에도 후유증이 남는 학생도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감독 선생님이 안 계신 틈을 타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부모님께도 절대로 비밀로 할 것을 강요받으므로,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혼자서만 아픔을 감당한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는 분위기는 사람을 위축되게 만듭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자신의 꿈에 대한 동경을 무디어지게 합니다. 아깝지만 폭력과 욕설이 오가는 풍토를 과감히 떨치고 자신을 구한 것은 현명한 결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다행인 것은 학생이 아직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없이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각고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자신의 소중한 꿈을 가꾸어 가십시오. 훌륭한 공학자가 되어 있을 학생의 미래를 마음 속에 품으면서, 훌륭한 공학자들은 청소년기를 어떻게 보냈을까를 열심히 탐구하여 자신의 행동에 반영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