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내어봅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입니다. 약 1년전에 처음 생리를 시작했는데요, 너무 불규칙한 것 같아요. 남들은 한 달에 한 번씩 한다고 하는데, 저는 한 달을 거르기는 예사랍니다. 그리고 서너 달 전에 생리한 이후로는 아직까지 생리가 나오지 않아 걱정이에요. 다른 친구들보다 생리를 늦게 시작한 것 때문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었는데, 더구나 이렇게 오랫동안 생리를 하지 않으니 무슨 큰 병이 걸린 것은 아닐까요?
너무 오랫동안 생리를 하지 않아서 걱정이 돼요.
우선 성인으로서 여자가 되어가는 길에 들어선 것을 축하드립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여학생들은 가슴이 나오고 엉덩이에 살이 붙으면서 여성다운 몸의 곡선이 드러나고, 남학생들은 수염이 나고 목소리가 변하는 등의 2차 성징이 나타나게 되지요. 또한 이 시기에 여학생들에게는 초경이 있게 됩니다. 흔히 생리, 월경 혹은 멘스라고도 이야기하고, 옛말로 달거리라고도 하지요.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자궁내막이 출혈과 더불어 떨어져나가기 때문에 달거리라는 말을 썼던 것 같습니다.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간다고 하니까 조금 걱정이 되시나요? 하지만 배란과 생리의 오묘한 관계를 알게되면 여성의 몸이 정말 신비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자에게는 남자에게 없는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자궁이지요. 아기집이라고도 하는데 임신이 된다는 것은 여자의 몸에서 배출된 난자가 자궁에서 정자를 만나 수정이 되어 생명이 잉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궁을 생명의 근원지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난소가 성숙하여 난자를 배출하게 되는 것을 배란이라고 하는데,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배란이 있게 됩니다.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가 정자를 만나지 못해 수정되지 못하면 자궁이 그동안 준비한 혈액과 조직들은 불필요하게 되지요. 이렇게 불필요한 자궁내막이 출혈과 함께 몸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것을 생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월경주기는 배란이 일어나는 시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지요. 월경이 있은 후 빨리 배란이 일어난다면 다음 월경도 그만큼 빨리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배란이 잘 일어나지 않으면 그만큼 다음 월경도 늦어지는 것이지요.
대부분 여성들의 평균 생리주기는 대개 24-35일 정도인데 이보다 더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각자의 주기에 맞게 정기적으로 생리가 있다면 매달 같은 날에 생리가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생리기간은 대개 3-8일 정도이며 생리가 끝난 후에도 수일간 팬티에 묻을 정도의 출혈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청소년기에는 아직까지 난소나 자궁의 기능이 완전하게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배란도 불규칙하며, 자연히 월경이 불규칙적인 경우가 많지요.
또한 여성의 생리는 단순하게 자궁에서만 작용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뇌에 존재하는 뇌하수체의 명령으로 난소에서 호르몬이 분비되고 자궁에 명령이 전달되는 복잡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신체기관에 아무 이상이 없더라도 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으면 생리불순이 올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나친 다이어트나 혹은 그 반대로 비만으로 인해 생리불순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신체 및 정신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경을 시작한 후 정기적이고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갖기까지는 어느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답니다. 왜냐하면 생리가 시작된 초기에는 난소의 성숙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가끔은 몇 개월씩 안하기도 하고, 조금씩 계속 출혈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출혈량이 적거나 그 외 다른 증세가 없을 때에는 대부분 정상으로 되돌아오므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평소에 자신의 생리주기를 기록하고 다음 예정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필요하겠지요. 혹시라도 이상이 생기면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말고 가까운 어른이나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하도록 하세요.
생리가 있다는 것은 배란이 된다는 것이며, 이는 임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후에 완전한 여성으로서, 어머니가 될 수 있는 몸의 준비가 되고 있는 것이므로 고이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상희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