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며칠 전 몹시 무덥던 날 저녁, 보충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희 집 옆에 있는 빌라의 반 지하층 창문을 무심코 지나다가, 그 집 누나가 옷을 갈아입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부터 저는 이상하게 흥분이 되고, 자꾸 그 집 앞을 서성이며 그 지하 창문을 쳐다보곤 합니다. 어떤 때에는 나도 모르게 한 밤 중에 나와서 그 방안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런 날은 흥분이 되어 잠도 설치곤 합니다. '내가 왜 이러나' 한심한 생각이 들고 마음이 짓눌려 공부도 잘 안됩니다.
옆집 누나를 자꾸 훔쳐보게 되요
이웃집을 지나다가 그 집 누나가 옷갈아 입는 것을 보고서 흥분이 되는 경험을 한 이후로 자꾸만 또 훔쳐보고 싶어지고, 그러한 자신을 통제하기 어려워 고민이 되는군요. 스스로 자책도 하게 되면서 마음이 혼란스럽고 공부도 안되니 걱정되고요. '나만 이러는 거 아닌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고요.
**님의 고민은 사춘기에 흔히 할 수 있는 성에 관한 고민입니다. 청소년 시기는 제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고 성에 관한 호기심과 관심이 많아지게 되는 때이지요. 그리고 특히 남학생의 경우에는 성욕구가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사소한 성적 자극에 노출이 되어도 쉽게 흥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님이 우연히 벗은 여자의 몸을 보고서 성적인 흥분을 느끼게 되었던 것은 이상하거나 잘못된 일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지금 ** 님에게 특히 고민이 되는 것은 훔쳐보는 행동을 자꾸만 하고 싶어지고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데 있는 것이지요? 훔쳐보는 행동을 자꾸 하게 된다면 고민할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한 행동이 심해지고 통제하기 어려워지면서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훔쳐보기)으로 진행된다면 말입니다.
성도착증에 관해서 참고로 알려 드릴께요. 그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성행동을 말합니다. 여기서 비정상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사회에서의 희귀성 정도나 불법 여부, 또는 자기 혹은 타인에게 해가 되는 정도 등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지 않는 행동이거나, 법적으로 금하는 행동, 또는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성도착 행동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종류의 도착 행동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원만한 성격을 형성하지 못한 경우, 즉 어릴 때나 청소년기에 부모님과의 관계, 동성 혹은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서 정상적인 인간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자신감을 상실했거나 유아적인 성격 특성을 지니게 될 경우 성인이 되어 성인 이성과의 정상적인 성행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성도착 행동은 우연한 기회에 학습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훔쳐보기)은 여자의 나체를 훔쳐보는 것에서 커다란 쾌감을 느끼며 집착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보수적이며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부모에게서 성을 억압당한 경우에 많이 생기며 여자들과 자연스럽게 사귀지 못하고 열등감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님 자신을 같이 살펴봅시다. **님은 성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지녔습니까? 아니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편입니까? 자신의 성욕구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수치스러운 것으로 여깁니까? 훔쳐보게 되는 이웃집 누나 외에 자연스럽게 대면하여 사귈 수 있는 여자 친구들이 있습니까? 아니면 여자 친구를 사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입니까?
**님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며, 자신의 성 욕구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요. 만일 이것이 어렵다면, 전문적이고 정기적인 상담을 통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이성을 사귀고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기회를 통하여 이성에 대한 불필요한 호기심이나 두려움을 지니지 않게 됨으로써 몰래 일방적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게 되는 관음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성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나 사귐을 통하여 이성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탐색하고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집단 활동을 통하여 이성과 교제할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때의 호기심으로 인한 행동이 지속됨으로써 비정상적인 성행동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성에 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하고, 이성교제의 기회를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이성을 접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하세요. 만일 이러한 노력들을 혼자서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상담실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상담실 문을 두드리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