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다른 아이들보다 가슴이 너무 큰 것 같아요. 처음 가슴이 나올 때도 친구들보다 일찍 나와서 저만 브래지어를 하고 다니니까 너무 창피했었거든요. 체육시간 같은 때도 저는 누가 볼까봐 제대로 뛰지도 못해요. 같은 반 아이들도 저에게 '젖소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면서 매일 놀리고, 저는 가슴 때문에 왕따가 되기 일보직전이예요. 스스로 거울을 보아도 가슴이 너무 크니까 미련해 보이는 것 같고, 다른 친구들처럼 요즘 유행하는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을 수도 없어요. 무엇보다도 자꾸 어깨를 구부리고 다니니까 허리도 굽게 되는 것 같아요. 선생님, 가슴크기를 조절하는 수술같은 건 없나요?
가슴이 커서 애들이 놀려요.
**님의 고민을 들으니 한참 외모에 관심이 많은 때에 정말 답답한 심정이겠습니다. 자신이 봐도 가슴이 너무 커서 미련해 보이는 것 같은데 친구들마저 젖소부인이라고 자꾸 놀려대고, 그러니까 자꾸 누가 볼까 해서 활동하기까지 불편하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요. 그렇다고 친구들에게 쉽게 의논할 수 있는 고민도 아니니 혼자서 애를 많이 태웠겠군요.
**님의 고민을 들어보니, 크게 나누어 가슴이 큰 것으로 인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문제와 실제적으로 해볼 수 있는 방법을 구하는 정보의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님은 현재로서는 실질적인 정보에 더 관심이 가겠지만 어떤 방법이든 그 방법을 쓰는 사람의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랍니다. 그러니 그 마음의 자세란 어떤 것인지부터 살펴 보기로 할까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대체로 제2차 성징이 나타나게 되면 그러한 변화를 기뻐하기 보다는 우선 놀람과 당황스러움을 먼저 겪게 되죠. 이런 현상은 일찌기 성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데 있기도 하지만 성적인 매력을 금기시하는 전통문화의 영향도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님이 고민하는 가슴의 크기만 해도 외국의 청소년들은 **님과는 반대로 오히려 크기가 작으면 고민을 한답니다. 크고 풍성한 가슴은 아름다운 신체의 대명사라고 하지요. 이제 우리나라도 점차 그런 추세로 흘러서 성형외과의 수술통계를 보면 가슴을 축소하려는 사람들보다는 확대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님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큰 것도 걱정이지만 친구들의 놀림이 더 힘들 수 있겠습니다. 친구들의 그런 무심한 놀림이 **님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한다면 친구들도 그것을 알아야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친구들에게 **님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네가 나를 젖소부인이라고 부를 때마다 창피하기도 하고 마음이 상하는구나" 라고 말이죠. 친구들이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고 다시는 그런 놀림을 하지 않게 될 거예요. 아니면 좀 더 유쾌한 방법으로, '젖소부인'이라는 별명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꿔서 다소 장난기 어리게 "이제부턴 나를 '젖소부인'이라고 하지 말고 '글래머'라고 불러주렴" 하고 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님이 가슴이 큰 것 때문에 친구들이 놀리고 왠지 왕따가 되는 느낌이 든다는 점입니다. 물론 **님과 같은 청소년기에는 외모가 친구 선택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말끔한 용모를 가지고 있어도 성격이 나쁜 친구를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친구가 되기에는 용모나 신체적인 조건보다는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님도 상대방을 편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사고방식이 긍정적인 친구를 더 좋아하지 않습니까? 외모는 그럴 듯 하지만 깍쟁이처럼 군다든지 어두운 구석이 있다든지 하는 친구와는 친해지기가 어려운 법이죠. **님도 상대방에게 편안하고 다정한 친구가 된다면 가슴이 큰 것은 오히려 **님의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엄마같이 푸근한 친구가 되어주는 거죠.
이런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된다면 다른 부수적인 문제들은 정보를 구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가령 **님이 실제로 활동할 때 가슴이 너무 커서 불편할 정도라면 기능성 속옷을 착용하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요즘은 브래지어도 종류별로 기능이 여러 가지이고 특히 운동선수들이 착용하는 브래지어는 **님에게 활동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속옷 전문매장을 방문해서 조언을 듣고 **씨의 체형에 맞게 맞출 수도 있을 것이지만 **씨는 아직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어깨를 구부리고 다니기 때문에 허리가 굽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으니 저도 걱정이 많이 되는군요. 한참 성장기에 있는 **님이 가슴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고 다녀서 또다른 신체적인 문제를 가지게 될까봐 근심스러워요. 그렇게 되면 가슴이 큰 것은 문제라고 볼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한참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자세를 올바로 가져야 하고, 그래야 이후의 성인기에 아름다운 자태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아무쪼록 일부러라도 어깨를 펴고 허리를 꼿꼿히 세우는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을 하기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