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고민 가운데 '나는 본드를 해요', '나는 가스를 해요'라는 말만큼 다른 사람에게 하기 어려운 말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스스로 상담실에 찾아왔다는 것은 곧 본드를 끊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니 너무나 반갑고, 하기 어려운, 아주 훌륭한 결심을 했다는 점을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많은 어른들로부터 본드나 가스를 흡입하는 청소년들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하지만 본드나 가스를 끊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거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더군요. **님처럼 아버지는 매일 술 먹고 화나 내시고, 어머니는 아예 집을 나가셔서 **님이 집안 살림을 다 해야 하는데 그 불안함과 허전함을 나눌 마땅한 사람은 없고...
이 때 옆게 같이 있어주는 친구는 **님에게 정말 큰 의미일 거고,그 친구가 권하는 것을 거절하기란 정말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본드를 안하면 더 좋겠지만 본드를 했다고 해서 너무 자책하고 자신감을 잃기보다는 스스로를 격려하고 다독이는 마음이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너 **야, 그 동안 참 고생 많았다! 이제 어떻게해야할지 생각해보자구' 라구요.
이제 본드를 같이 하자고 했다던 친구 문제를 생각해 볼까요? 어떨 때는 매우 친하고 소중하게 느껴지지만 어떨 때는 자기를 위해 나를 이용하는 것 같고, 나를 망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게 본드를 같이 하는 친구들이지요. 본드 흡입을 하기 싫어도 '이 친구들 말고 나랑 같이 놀아 줄 친구들이 없는데 어떻하지?', '나를 배신자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 '겁쟁이라고 놀릴 지도 몰라' 등의 생각이 들어서 계속 어울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친구들을 좀 바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주변에서 정말 사귀고 싶은 친구들을 떠올려 보고 그들과 어울릴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전화를 한다든지,메일이나 쪽지를 쓴다든지, 어떤 일을 함께 한다든지...그리고, 현재 만나고 있는 친구들과 계속 같이 지내고 싶다면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본드를 하자고 할 때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해요. 예를 들면 본드를 하자고 할 때는 "간단하게(말이 길어지면 유혹에 넘어가요), 진지한 말투로(친구들이 '오잉!, 예가 정말 달라졌네' 라는 인상을 받게요), 나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라서(친구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요) 본드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야 합니다.
**님의 생활은 어떤가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또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해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계획이 분명하지 않으면 괜히 불안하고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려서 시간이나 때우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거든요. 본드를 끊고 집중해서 매달릴 수 있는 일을 찬찬히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될 겁니다.
본드의 성분 가운데 30%는 흡입시 증발하지만 70%는 우리 몸으로 들어가 혈액에 용해되어 온 몸을 돌며 갖가지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뇌신경, 간, 폐, 신장, 뼈, 혈액 등에 작용하여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간염, 폐수종, 신장염, 백혈병 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따라서 본드를 끊을 시기는 본드를 끊고 싶다고 결심한 바로 이 순간입니다. 혼자 본드를 끊어 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면 주변에 존경하고 믿을 만한 어른을 찾아가 고민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해 보세요. 친척 어른들, 교회나 성당, 학교 등에서 찾아보는 거예요.
만일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면 약물 전문 상담실을 방문해 보세요. 마음이 따뜻하고 삶의 지혜를 줄 수 있는 상담 선생님들이 있어요.약물 상담실의 연락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 YMCA청소년약물상담실(http://counsely.ymca.or.kr/addiction)
02-599-8460~8461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http://www.druyfree.or.kr)
080-022-5115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까 본드를 끊을 결심을 한 **님은 벌써 반은 끊은 거나 다름이 없어요. 본드 없는 삶, 이제 시작입니다!
[칼빈대학교 교수 최은영 선생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