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이에요. 지난 번에 지능검사를 했는데, 그 결과가 나왔어요. 선생님께서는 IQ가 높게 나온 애들을 따로 부르셨는데, 전 거기에 끼어 있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제 머리가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실망이 컸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했거든요. 그러다가 제 지능 지수를 알게 되었어요. 몰랐을 때보다 더 실망이 컸어요. 평소에도 노력형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이젠, 자신도 없어졌습니다. 머리도 나쁜 데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머리가 좋은 애들을 따라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무도 제게 기대하지 않을 거예요. 공부도 하기 싫고 노력을 하는 것도 쓸모없는 일로 생각됩니다.
머리가 나빠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선생님께서 부른 몇명의 학생 속에 들지 않은 것이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 같군요. 선생님이나 아이들이 모두 ''쟤는 역시 노력파였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신경쓰이셨구요? 만약 선생님께 불려간 친구중에 00님보다 공부를 못하는 친구가 있었다면 그 친구가 달리 보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부터 지능검사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합시다.
지능검사는 군대에 갈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지능검사는 일반 사람의 지적 수준을 알아보는 도구로 이용되었지요. 더 많은 학자들이 사람의 지능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고, 그 만큼 다양한 검사들이 개발되었답니다. 00님께서 받으신 검사말고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나이에 따라서, 혼자 받느냐 많은 사람이 함께 받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보다 특수한 목적을 위한 지능검사도 만들어졌지요. 이런 지능검사는 검사를 받는 사람이 그동안 얼마나 충실하게 교육을 받았고, 앞으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예언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답니다. 그렇다면 지능검사만으로 한 사람의 특성을 다 알 수 있을까요? 지능검사 결과로 ''머리가 좋다 나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물론 지능검사 하나만으로는 그 사람의 특성을 다 알 수 없답니다. 아무리 많은 심리검사를 하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 다 알 수는 없을 거예요. 다시 말해서 지능검사는 사람이 가진 많은 특성 중의 몇 가지만을 측정해 보는 것일 뿐이지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지능검사는 교육의 가능성을 예언하는 것이지 머리가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 지능지수로 그 사람의 머리가 우수한지 아닌지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지만, 그것은 보는 입장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는 무언가를 배우는 능력과 배운 정도에 따라 그 사람의 수준을 판단하지요. 그렇게 본다면 지능검사 결과가 좋을 때 ''머리가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지능검사를 받는다면 그 사람의 실제 지능보다는 낮은 수준의 결과가 나올 거예요. 지능검사는 학습된 능력을 보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도시에 사는 사람이 시골에 사는 사람보다 지능지수가 좋게 나오는 이유중 하나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높아서라고 합니다. 또 어떠한 조건에서 지능검사를 치루느냐에 따라 그 결과에 차이가 있어요. 검사를 받는 사람의 몸이 좋지 않았다거나, 검사받는 곳의 환경이 좋지 못했을 경우에도 결과는 실제보다 낮게 나오겠지요. 같은 조건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긴장하는 사람이나 지나치게 신중해서 몇번이고 문제와 답을 확인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게 된답니다. 보통 지능검사에는 시간제한이 있기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실제 지능보다 낮은 결과를 받게 되지요.
하지만 이런 문제를 설명해 주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무조건 결과를 믿고 쉽게 자만하거나 또는 실망한답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지요. 지능검사가 잘 사용되려면 본래의 목적 즉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찾아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용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특히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지능지수가 마치 그 사람에 대한 유일하고 변치않는 판단의 기준이라고 생각하죠. 그 사람의 미래의 성공을 점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으로 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능검사는 나름대로 한계가 있고 문제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래요.
이번에는 00님이 부러워 하는 지능지수 150, 140의 머리가 좋은 사람의 경우를 살펴 봅시다. 머리가 좋다면 다 이 정도는 되는 줄 알지만 실제로 전체의 3-10% 밖에 되질 않아요. 어쨌든 머리가 좋은 사람은 모두 명문대학에 갈까요? 반대로 명문대학에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머리가 좋을까요? 아닙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자만하기 쉽답니다. 노력을 안해도 어느 정도의 결과는 나오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지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단계가 분명히 있거든요. 머리가 좋더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지요. 실제로 어렸을 때 신동이라고 불렸던 많은 친구들이 커서도 쮜어난 사람으로 성공하는 예는 많지 않답니다. 잘못된 교육도 한몫을 했지만, 자만심으로 노력을 하지 않은 예도 많아요.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에 의해 생긴다는 것은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 아니랍니다.
노력만큼 인간적이고 진실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노력해서 얻은 것만이 오래갈 수 있지요. ''노력파''라고 불리는 것은 자랑스러운 것이지, 부끄러운 것은 아니랍니다. 부끄럽게 생각하게 한 우리 사회가 문제지요. 지능지수가 생각보다 낮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남들을 따라 갈 수는 없을 것 같다고요? 노력하는 것도 쓸모없게 느껴지고 자신없어지셨다고요? 이런 생각이야 말로 쓸데없고 창피한 생각입니다. 오해투성이인 지능지수의 함정에 빠진 셈이지요. 보통정도의 지능지수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요. 남보다 잘 할 수도 있답니다. 용기없고 비겁한 생각은 이제 접어두세요. 지능이 좋지 않아서라는 말은 핑게일 뿐입니다. 진정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은 그 사람의 지능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실된 마음과 노력 그리고 실력에 의해서 평가받은 사람일 겁니다. 00님, 이제 잘 아시겠지요? 쓸데없는 열등감은 버리세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 노력하는 자세로 씩씩하게 나아가시길 바랍니다.[작성자 : 고민해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