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당황스럽고 화나는 일입니다. 만원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여성들 대부분이 이와 같은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의 성추행도 여성들에게 정신적인 불쾌감과 피해를 주는 행위이므로 분명히 성폭행에 속합니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년간 성폭행 발생건수는 25만여 건에 이르며, 차 안에서의 성추행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은 수의 성폭행에 해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지하철에서의 성추행에 대해 신고할 수 있는 장치가 법적으로 마련되고, 여성 및 노약자 전용칸이 만들어져 운영되는 등의 일들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치라 생각이 되나, 아직은 여성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용기를 가지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항의를 하면 오히려 화를 내거나 상스런 욕으로 역습을 당하기 십상이고, 보복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에 그저 당하고 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찰청의 성추행범 검거결과에 의하면 성추행범 중 상당수가 특별한 악의나 보복심리 보다는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또 법적으로 성추행에 대한 처벌규정(성폭력 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 공중밀집장소 추행죄)이 생겼고, 사회적으로도 이미 범죄행동으로 인식되어 있으므로,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개의 많은 여성들은 그 자리를 피하거나 팔이나 가방 등으로 가리는 등의 방어 자세를 성추행 대처방법으로 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장 쉽게 할 수 있지만 소극적인 대처방법입니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우선 몸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얼굴을 침착하고 단호하게 쳐다보면서 "저쪽으로 좀 비켜주세요" 또는 "자꾸 이러면 신고하겠어요"처럼 확실한 자기표현을 하십시오. 혹은 옆 사람에게 그 사람의 행동을 보라고 손짓으로 알리는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름대로의 호신기술 또는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도 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산, 열쇠, 핀 등의 소지품으로 밀착한 신체 부분을 찌르기, 호루라기를 불기, 핸드폰이나 삐삐 등의 신호음을 경보기로 이용하기 등의 방법입니다. 한 여대생의 경우, 성추행을 하는 남자를 핀으로 찔렀는데 상대방이 화를 내서 "제 허리가 이상해서 찌른건데, 당신 손이었나요"라고 말했더니 아무말 못하고 슬그머니 피하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의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성추행 저지에는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용기를 갖고 대처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박승민 선생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