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중학교 1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이 애가 첫째인데 중학교에 들어와서 조금 이상한 행동을 보여서 이렇게 도움을 청합니다. 첫째라서 경험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그저 당황이 될 뿐입니다. 우리 애는 동생한테 양보도 잘 하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 정말 착한 아이거든요. 동네에서도 우리 아들이 착해서 나쁜 길로는 빠지지 않을 거라고 늘 주위 분들이 말씀을 하십니다. 저도 우리 애가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비행 청소년들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고 굳게 믿어 왔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아이가 서서히 바뀌는 것 같았습니다. 늘 저에게는 비밀이 없고 무슨 얘기든지 다 하던 애가 말도 없어지고 뭔가 자꾸 숨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표정도 밝고 천진난만하고 순수 했는데 표정도 어두워지고 좀 음침한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에 무슨 일이 있느냐고,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냐고 꼬치 꼬치 물으니까 막 화를 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애가 사춘기가 되었나 하고 문득 생각을 했습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며칠 전에 아이 책상을 청소하는데 나쁜 아이들이 보는 포르노 잡지가 있는 거에요. 너무 기가 막히고 하늘이 노랗게 되고...... 감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오는 시간을 기다려 막 뭐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자기의 책상을 함부로 뒤졌다고 말입니다. 제가 감당하기가 어려워서 애 아빠한테 말을 했지요. 아빠도 혼을 내셨습니다. 아빠한테는 사실대로 말을 하더군요. 짝이 갖고 있는 잡지인데 반 아이들이 다 빌려본다구요. 자기 차례가 되서 빌려온 것이라구요. 그리고 이번이 처음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이러다가 우리 아이가 나쁜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담배도 피우고, 본드나 가스를 흡입하지 않을까하는 불안이 앞섭니다. 이래서 남자 아이 키우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일이 있은 후로 아이가 저나 아빠하고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식탁에 둘러 앉아도 거의 말을 않고 식사를 합니다. 단지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가 말을 할 뿐입니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요? 다시 예전 처럼 순수하고 착하게 될 수 있을까요?
나쁜 길로 빠질까봐 너무 걱정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늘 착하고 순진했던 아이가 포르노 잡지를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무척 당황하셨군요. 이런 상황은 보통 남자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의 대부분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제 사춘기와 겹쳐서 더이상 아이를 어린 애로만 다루는 것도 무리이고 그렇다고 성인 대접을 하기도 이른 나이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하시고 혼란을 겪으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녀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이성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특히나 남자 아이들의 경우 포르노 잡지나 비디오를 빌려 보기도 하고 그것이 문제가되기도 하지요. 부모님들은 아직도 어린 애로만 알고 대하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아이가 이런 성인용 잡지나 비디오를 본 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실망도 크시고 걱정이 많이 앞서실 것입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우선 부모님이나 성인들이 충격을 받기에 앞서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아이의 발달 단계를 따져 보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기는 동성보다는 이성에 호기심을 더 많이 나타내며 남자인 경우 자신의 남성다움을 강조하려는 시기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하다 보니 주변 친구들이 갖고 있는 잡지나 비디오에 관심을 쏟게 되겠지요? 그래서 호기심에 그런 것들을 한번 씩은 다들 보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그것이 더 문제일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드님의 성에 대한 관심을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시는게 좋겠습니다. 이것도 성장 과정 중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춘기가 되면 엄마하고 얘기하는 것 보다는 친구들하고 비밀 얘기를 더 잘하게 되는데,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호기심이 많은데 그런 여러 가지 호기심들에 대해서 부모님들은 공감을 하시기 보다는, 오히려 그런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을 나쁘게 여겨 비난을 하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친구들한테 얘기를 하는 것이 훨씬 편안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을 대할 때는 그것을 잘 이해하고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받아주며 충고하는 기술적인 방법들이 훨씬 필요하게 되지요. 특히 남자 아이들의 경우에는 혼자 생각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평소 살가웠던 아이들도 집에서 말 수가 훨씬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아이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게 되면 아이들은 강한 수치심과 함께 반발감을 갖게 되고, 정상적으로 그러한 욕구와 관심이 발산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보다 음성적으로 그러한 욕구를 채우려 하게 되어 잘못하면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이죠. 아이 책상에서 그런 잡지가 나온 것은 물론 어머님께는 충격적인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님이 이렇게 아이를 다그칠 때 아이는 수치심을 느끼게 됩니다. 어머님이 그러시지 않아도 아마 아이는 자신이 그런 책을 봤다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머님이 어려우면 아버님한테 살짝 말을 해서 남자 대 남자로서 얘기하게 하는 방법을 쓰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만, 이 경우에는 역시 야단을 치기 보다는 사춘기 시절을 회고해 보시면서 사춘기 때 급격히 증가하는 성욕이나 성에 대한 관심에 대하여 이해하는 차원으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우리 아들 이제 벌써 어른이 되어 가는 구나’하며 등을 툭툭 쳐주시는 그런 분위기로 말이죠.
그리고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성인용 잡지나 비디오를 음성적으로 보는 것에는 우리 성인들의 책임이 큽니다. 성을 굉장히 불결하고 나쁘게 생각을 해서 아이들이 성적인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해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것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이 성에 대해서 관심있고 궁금해 하는 것을 수치스러워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물어보지는 못하고 자신들이 직접 잡지를 통해서 보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러한 잡지들이 성을 왜곡시켜 단지 아이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것에 그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한 때 ''구성애의 아우성''이라는 프로가 온 국민을 열광하게 만들었지요? 자칫 무겁고 심각한 성을 아주 재미있게 누구나가 겪었을 법한 얘기로 풀어나가니까 많이 공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성을 아름답고 숭고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머님께서 주신 글을 통해 판단해 볼때 아드님은 매우 건강하며 정상적으로 계속 잘 자라고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이번 일로 서먹해 진 관계는 한 번쯤 대화나 편지를 통해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자연스런 발단 과정 상의 모습과 호기심에 대해 잘 이해해 주지 못 하고 야단만 쳤던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표현도 해 주시고 앞서 드렸던 말씀을 참고하시면 불편한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예전만큼 일어수 일투족 어머님께 속마음을 털어 놓지 않더라도 염려하지 마십시오. 아이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든지 일관되게 밀어주고 아껴주는 마음으로 계속 대해 주신다면 지금의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밝고 건강하게 성숙해 질 것입니다.[작성자 : 고민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