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성격은 조용하고 얌전한 편입니다. 제가 사춘기라고 스스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고1때부터였습니다. 하지만 남들처럼 요란하게 반항을 한다거나 혹은 고민에 빠진다거나 하는 일이 없어서 부모님들도 저를 믿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제가 이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됩니다. 자꾸 성에 대한 생각만 들거든요. 물론 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는 자꾸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내지는 계획을 짜기도 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남자친구와 키스하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이 되고, 더러는 성관계도 갖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정말로 영화나 소설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짜릿한 기분이 좋을까요? 선생님. 제가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이 바보 같을지도 모르겠지만, 제 생각이 이상한 것 같습니다. 혹은 제 성격이 이상한 것도 같고요.
성에 대해 자꾸만 생각하게 되요.
전과 달리 성적관심이 급증해서 본인의 성격이나 생각이 이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나 봐요. 또 이런 고민에 대해선 주변의 선배나 혹은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힘들었을 것 같구요. 그동안 혼자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우선, ㅇㅇ님이 가지는 성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조금도 이상한 것이 아니랍니다. ㅇㅇ님은 자신의 성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지 않나 우려하고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아요. 청소년들이면 누구나가 ㅇㅇ님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성관계에 대해 상상하고 기타 성에 관련된 정보, 사실에 대해 집착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게 된답니다.
청소년기의 대표적인 특징 중에 하나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성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는 점이죠. 중학교 시절에는 남녀교제, 임신출산, 자위, 성정보, 성충동, 생리, 등에 대해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특히 고등학교 시절에는 생리적, 심리적인 면에서 성숙하는 시기로서 구체적인 특정 이성을 본격적으로 성적인 대상으로 느끼기 시작하게 된답니다.
성적관심이 고조되는 사춘기에는 수치심과 반발심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해요. 이성에 대한 관심이 클수록 반발심이 강하다는 거죠. 즉 이성에 대해 접근하고 싶은 심정이 강하면서 부모형제 또는 친구, 주변사람들, 내지는 자기 자신의 비판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게 된답니다. 따라서 자신의 심정을 감추고 부인하려 할 때도 있어요. 특히 우리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이성끼리 서로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사교적인 교제를 하는 기술을 모르고 또 그런 기회가 적으므로, 자신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비정상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하기 되지요. ㅇㅇ님이 남자친구와의 애무, 성관계를 상상하면서도 실제로 ''자신이 이상한 아이가 아닌가''하고 고민하는 것은 스스로의 진짜 모습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ㅇㅇ님이 비정상이거나 불량해서가 아니랍니다. 또 전통적으로 성문화가 폐쇄적인 사회일수록 청소년들의 이성교제가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기 쉽고 건전한 성적 적응도 어렵게 되지요. 또한 ㅇㅇ님과 같은 청소년들은 영화나 TV, 비디오, 잡지, 책 등을 통해서 성과 관련된 내용에 가장 흥미를 갖는 동시에 자극을 받고 그것을 모방하게 된답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매스컴에 의한 성의 모습은 상당부분 현실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는 것을요. 대개는 남녀의 성을 불문하고 성적인 매력만을 부각시키고 돋보이도록 하는 추세이기도 하려니와, 이러한 이미지를 아예 인공적으로 조작하여 상업화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어요. 즉, ㅇㅇ님이 매스컴을 통해서 듣고 보는 성에 대한 이미지나 남녀의 성적 모습은 정상적인 경우보다는 과장이나 허위의 사실이 많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성관계나 성생활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일 뿐이지 전체는 아니랍니다. 이성을 사랑하게 되는 최초의 시기는 막연한 동경감으로 시작합니다. 아직 연애라고 하기에는 미숙한 감이 없지 않구요. 또한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신체적인 것이 관심이 높아지고 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백일몽이 많습니다. ㅇㅇ님이 그렇듯이 성과 관련된 상상을 많이 하지요. 그렇지만 당장 이성과 접촉할 용기가 없기 때문에 외면적이고 일시적인 가치에 쉽게 빠져버리게도 됩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같은 연령에 대한 이성에 대한 구체적인 애정이 싹트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이성에게 접근하려 애쓰거나 이성에게 주목받기를 원하게 되지요. 용모나 복장에 대해 고민하고 이성과 신체 접촉을 많이 하려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개는 두 세명의 이성과 함께 만나서 솔직하고 개방적인 모임을 갖게 되는데요. 주로 그룹이나 클럽활동에서 만나는 이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막상 진지한 이성교제로 들어서게 되면 자신의 이상과 차이나는 것을 인내하지 못하고 환멸이나 사소한 다툼으로 갑자기 멀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 약 19세에서 20세 가량이 되면 이성을 바르게 평가하고 서로의 장단점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두사람만의 만남을 선호하고 언제나 행동을 같이 하려하지요. 두사람의 애정관계가 어느정도 깊어지면 결혼전 단계에서 애무나 성관계로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시를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친밀감, 우정, 사랑의 구분이 없이 단지 성적인 호기심이나 신체적으로 접촉하고 싶은 욕구를 이성교제에 대입시켜서 성급하게 행동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녀가 서로 존중하고 돕는 것은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기에는 절제하는 능력이 약한 반면 성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성간에 충동적인 관계를 가지게 되므로 이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ㅇㅇ님이 남자친구가 있다면 우선 서로를 존중하고 도우려는 인간적인 마음가짐과 무엇보다 서로간에 예절을 지키도록 노력하세요.
[작성자 : 고민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