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제 주변에 저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슬프고 속이 상했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제 고민을 이야기하고 어서 어떤 해결책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저에게는 정말 심각한 고민인데 귀기울여 듣지 않고 쓸데없는 고민을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공부를 잘 하는 편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졸리고 짜증이 납니다. 그다지 별로 새로운 것도 없고, 늘 아는 이야기인데도 자꾸 반복하고 있는데 또 친구들은 잘 모르겠다고 다시 설명해 달라고 하면 정말 미치겠어요. 못 알아듣는 게 없거든요. 그래서 생각한건데,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보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공부한 것으로 검정고시를 보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데 빨리 보고 여행도 다니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아무도 저의 이런 이야기를 관심있게 들으려고 하지 않아요. 부모님도 학교에서 꼭 공부만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사귐이나 다른 것들도 배울 수 있으니, 학교 공부를 끝내고 대학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그러시고, 선생님들도 그냥 학교 마치고 대학교 들어가라고 그러셔요. 하지만 이런 말들이 저를 설득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계속 학교를 다니는 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선생님들은 어차피 중위권 정도의 아이들에게 맞춰서 수업을 하시기 때문에 저로서는 그 수업이 재미가 없어요. 다 아는데 제가 그걸 왜 듣고 앉아 있어야 하지요?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학교를 그만 다니겠다는 거구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도 제 말이 맞다고 하거든요. 제 이야기를 듣고 설득당하지 않는 아이들이 없어요. 어떤 아이는 저를 존경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만 앞으로 제가 이룰 일을 생각하면 그런 찬사 쯤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빨리 졸업을 해서 제가 원하는 일들을 하고싶어요. 저는 지금까지 사람들을 설득하는 걸 저보다 잘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거든요.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에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외교관이나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어울릴 만한 사람들과 경쟁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저의 꿈이예요. 이런 걸 하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공부를 빨리 마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공식적이기 보다는 비공식적으로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경력상 유리하기도 할 거구요. 제가 학교 공부를 다 알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검정고시로 대학교를 가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빨리 이루고 싶다는 것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씀처럼 황당한 일인가요?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좀 알려 주세요. 저는 꼭 검정고시를 치고 싶거든요.
학교공부가 시시해요. 검정고시를 치르고 싶어요.
보내 주신 편지 잘 받아 보았습니다. ○○님의 글을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이루어 내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생각하여 부모님과 선생님께 말씀 드릴 수 있는 당참이 새롭게 느껴졌답니다. 요즈음은 학교가 자율화 되어 가는 부분도 많고 대학 입학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어서 학생들의 불만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생각했는데, ○○님처럼 학교 수업이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아 지루해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님 말대로라면 그동안 어떻게 버텨 왔을까, 많이 지겨웠겠다 싶네요. 그렇다고 그만두기 전까지 학교를 안 갈 수도 없고, 무엇보다 빨리 ○○님이 원하는 대로 해결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어서 이렇게 상담을 하시게 된 거죠? 요즈음은 대학 입학의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님처럼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찾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실기 위주의 과목의 경우에도 어렸을 때부터 많은 시간을 실기에 투자를 하게 되지요. 그런데, ○○님의 글을 읽으면서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었어요. 가장 먼저는 ○○님이 가진 재능을 객관적으로 검증 받은 적이 있는가 하는 거예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님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설득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가 의문스럽거든요. 그리고 ○○님이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을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뭐라고 그러시면서 못하게 하시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네요.
○○님처럼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요. 그런 의미에서 병원이나 상담기관을 찾아가서 지능검사나 특수 영역 능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님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면 그런 것들을 통해 ○○님의 능력을 검증 받을 수 있고, 부모님과 선생님도 설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객관적인 증거 없이 단지 ○○님의 현재 기분이나 자신에 대한 과대한 믿음으로 인해서 섣불리 자신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면 앞으로 후회하게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되요. ○○님이 그 검증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설득력도 있고 지적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리고 현재 성적도 좋으시다면 자신이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님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꿈을 가지는 것을 중요하지만 ○○님이 염두에 두셔야 하는 것은 이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고리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 연결의 고리란 노력입니다.
○○님, 객관적인 검증을 받은 후에 신중한 결정을 하시기를 바라고, 그런 객관적인 검증 후에 ○○님이 내리는 결정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겠다고 판단이 되실 때 선택을 하시고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좀 더 잘 알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알기 위한 상담과 심리검사를 꼭 을 받는 것도 ○○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