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 맞는 학과와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어 고민이 되는군요. OO님의 질문은 사실 대학진학을 앞둔 많은 청소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의 이러한 고민들은 앞으로의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정말 즐겁고 만족스럽게 또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대다수 청소년들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대학생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불만족 요인 중 가장 큰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자기 학과의 부적응''이랍니다. 꽤 많은 학생들이 자기가 전공하는 학과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단지 대학진학을 위해서 중 고등학교의 모든 생활을 공부에만 바쳤던 보람도 없이 그들은 자신이 잘못 선택한 학과공부를 4년 동안 계속하기도 합니다.
왜 이러한 불행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 원인은 각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그들의 대부분이 중 고등학교 시절에 자신의 인생과 장래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지요. 물론 자신의 진로를 체계적으로 탐색하여 현명하게 결정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렇다면 올바른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단계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나라 대학의 학과와 사회의 직업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앞의 두 단계에서 파악된 나 자신과 대학 학과 및 직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와 학과 혹은 직업을 현명하게 연결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단계인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관, 흥미, 적성, 능력, 성격, 신체적 조건 등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참고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지금까지의 학업성적에 대한 분석자료와 여러 가지 검사(가치관 검사, 흥미검사, 적성검사 등등)결과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나를 잘 아는 친구와 부모님, 형제, 자매 등의 가족과 선생님의 의견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적성''만 제대로 알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적성을 제대로 알려면 ''적성 검사''만 받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적성검사는 지능검사처럼 능력의 어떤 측면만을 밝혀주는 자료일 뿐 입니다. 또한 그 결과를 받아 보아도 내가 어떤 분야에 능력이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적성 검사 결과에서 어떤 분야가 다른 분야에 비해 몇점 높게 나왔다고 해서 그쪽 분야의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적성과 더불어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나의 ''가치관''과 ''흥미''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보람있고 재미도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할 때에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는 진로선택을 할 때 가치관과 흥미보다 능력을 더 중요시한 경향이 있었지요. 그러나 오늘날 우리 나라는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훨씬 더 발전한 것이 사실이므로, 앞으로는 ''능력''에 앞서 자신의 ''가치관''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선택해야 하고 실제로 그러한 바람직한 경향이 점차 자연스럽게 나타나고도 있지요. 능력보다 먼저 가치관과 흥미를 생각하라는 말을 ''능력을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지요. 사실 어떤 사람도 자기 마음먹은 모든 일을 다 잘 해낼 수는 없습니다. 단지 자기 능력에 닿는 일 중에서 자신이 열심을 다하는 것 뿐입니다. 물론 앞으로 내가 해낼 수 있는 있는 일은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일 외에도 많을 수 있지요. 내 능력을 알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의 자신의 학교 성적을 검토해 보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또한 진로정보에 관해서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진로 정보 중에서 진학과 관련된 정보를 진학정보라고 하는데,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특히 대학 학과의 종류, 각 학과의 교육과정, 그 학과의 공부에 맞는 흥미, 능력의 종류와 수준, 그 학과 출신의 취업 분야 및 취업률 등의 정보가 꼭 필요합니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학문분야에서도 새로운 연구결과가 하루가 다르게 축적됨에 따라 매년 많은 수의 새로운 학과가 신설되고 있는가 하면, 과거에 부상하던 몇 몇 학과들은 인기가 떨어지거나 학과 이름을 바꾸기도 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불과 몇 십 개의 학과명을 손꼽을 수 있을 뿐이며, 더구나 그 학과의 교육 내용 및 특성에 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진로 선택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요.
청소년들이 진로 선택을 못하여 당황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학과를 선택하지 못하여 대학생활을 불행하게 보내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니라 바로 진학 정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다양한 학과 정보를 세심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요즘에는 중고등학생의 진학을 돕기 위해 발간되는 잡지에서 진학에 필요한 진로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여러 출판사에서도 진로 정보를 담은 다양한 책자들을 발간하고 있으므로, 전에 비해서는 진로정보를 찾고 이용하기가 한결 수월해진 편이지요.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하는 청소년들은 이런 책자를 참고하는 것은 물론, 시간을 내어 가까운 대학의 관심있는 학과에 찾아가거나 전화를 해서 학과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에 관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조급하게 생각하고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왜냐하면 나에게 적합한 진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 세계를 깊이 있게 성찰해 보아야 하는데, 그러한 작업은 짧은 시간안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지요.
또한 이 일은 자신의 가치관, 흥미, 능력, 적성, 열망을 고려하여 자기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진로 탐색은 인간의 내면적 감정, 욕구, 통찰 등이 중시되는 극히 개인적인 작업이지요. 그렇다고 진로탐색을 혼자만의 힘으로, 자기혼자만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검사와 상담기관, 부모님이나 선생님,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적 탐색과 외부의 도움을 현명하게 종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결정한 진로라도 그것이 자기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모든 청소년은 진로 선택의 주체는 결국 자기 자신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생각 위에 여러 가지 가능한 도움과 정보를 구하고 가장 자신에게 맞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