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딸을 둔 엄마입니다. 얼마 전에 모의고사를 봤는데 성적이 형편없이 적게 나와서 야단을 좀 치고, 자극을 받으라고 잔소리를 좀 했습니다. 그런데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공부하기는 커녕, 오히려 친구들과 더 늦게 들어오고, 일기장을 보니까 집을 나가서 친구들과 지내고 싶다 등의 낙서들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왜 그렇게 쉽게 친구들과 가출을 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요?
딸이 가출해서 친구들과 지내고 싶어해요
모의고사 성적이 적게 나와서 야단을 치고 자극 받으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오히려 더 늦게 들어오고 친구들과 집을 나가서 살고 싶다는 등 역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고 놀랍고 당황스런 기분이 드셨을 거라 여겨집니다.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 지 걱정이 되시겠어요.
가출에 대해 살펴보면, 가출은 다음과 같은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가출이란 ''자신 및 자신을 둘러싼 주위 환경에 대한 불만이나 갈등에서 비롯된 문제점에 대한 반발이나 해결을 위해 보호자의 승인 없이 최소한 하루 밤 이상 무단으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충동적 혹은 계획적 행위''라고 정의 할 수 있는데, 한편 가출이 다 똑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 및 과정 그리고 결과에 따라 가출의 사회적 의미가 달라지는데 가출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각각 시위성 가출, 도피성 가출, 추출성 가출입니다. 시위성 가출이란 흔히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자신을 향한 가족원들의 관심 획득을 위주로 하는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제한적인 성격을 띠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도피성 가출은 긴장 유발적인 가정 전체로부터의 탈출이나 거부를 지향하는 성격을 띠는 것으로 시위성 가출에 비해 보다 전면적, 적극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추출성 가출은 자신 스스로 집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 가정으로부터 버려지거나 쫒겨나는 형식을 취해 가출을 하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가출은 아이들에게는 새롭지만 유해한 환경에 접촉할 기회를 아무런 통제 없이 내어주는 셈이 됩니다. 가출이 비행으로 인도하는 필요 충분조건은 아니라 할지라도 비행을 매개하는 촉매제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청소년 가출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다거나 희망하는 공부나 취직, 직업훈련을 받기 위한 욕구로 가출하는 자립 지향적 가출보다는 환경 도피적, 무목적적 가정 탈출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 대한 가한 갈등과 욕구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가출을 선택하거나 가출을 외박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여 청소년 특유의 모험심과 방랑적 기분, 새로운 체험에 대한 동경 심리로 가출을 하는 경우로 친구와 동반해서 가출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가출하게 되는 원인은 전체 응답자의 47.9%가 가정환경이라고 응답하였으며, 다음으로 불량한 친구와 선·후배관계(18.8%), 즉흥적인 충동 가출(18.5%), 성적 비관(5.8%) 청소년 유해업소의 만연 및 사회환경(3.8%), 이성문제(2.6%)와 기타 의견으로 학교선생님, 학교생활 교육제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응답하였습니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가정환경(41.4%), 즉흥적인 충동으로 인한 가출(21.8%), 불량한 친구와 선·후배와의 관계(21.4%)순이었으며, 여학생은 응답한 학생이 과반수인 51.3% 가 가정환경으로 인하여 가출한다고 응답하였고, 다음으로 불량한 친구와 선·후배와의 관계(16.6%), 즉흥적인 충동으로 인한 가출(15.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이러한 결과로 보아 청소년들이 자기 조절과 통제, 그리고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자기 표출을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할 수 있는 방법모색과 해결방안을 다양하게 습득하도록 도와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여학생보다는 남학생들이 친구와 선·후배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모두 가출의 가장 큰 원인이 가정환경이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주로 가출을 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은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가족관계와 경제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정의 정서적, 경제적 안정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가출 행동을 다루는 문제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출 행동 자체는 일시적이지만 가출 행동은 장시간에 걸쳐 누적된 여러 교육 환경의 복합적인 영향에 의하여 발생하는 교육병리이기 때문입니다.(권이종, 1991) 그리고 가출 행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가출의 대책이나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출의 대책에 대해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인간 관계를 통한 치료 대책을 강조합니다. 모든 가출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데에 있기 때문에 치료 또한 인간관계에 바탕을 둔 만남, 대화, 상담 등을 통하여 가정(부모와 형제간의 관계), 학교(교사와 교우간의 관계), 사회(기성세대와 동료집단간의 관계)에서 능동적, 긍정적, 장기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둘째, 학교 공부의 압박감, 비인간적 경쟁, 선발 체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가출 행동의 발생은 억압, 스트레스, 타율, 불안으로부터 일종의 해방감을 얻고자, 어느 면에서 충동적, 공격적 행동과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끌고 가는 현상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무의식의 세계는 누구나 잠재해 있는데 기회가 주어지면 가출 행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청소년기는 자기 중심적 흑백 논리에 기초한 사고의 특성에 의하여 현실에서 어려운 일에 부딪히게 되며 도피현상으로 나타납니다. 공상에서의 도피, 가정, 학교로부터의 도피로 수업거부, 무단결석, 가출로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가출학생 지도에서 억압하는 행동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섯째, 교육적, 임상적 수단으로서의 "사랑"입니다. 청소년 문제나 가출학생 지도에 있어서 가장 좋은 수단과 방법은 "사랑"입니다. 교사는 모든 학생을 긍정적인 애정으로 대함은 물론 벌할 경우에도 야단치는 것 보다 칭찬, 격려와 다정한 눈길, 미소 등을 통해 잘못을 스스로 깨닫도록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책망, 부정적인 시각은 청소년들에게 낙인론이 적용되어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인 사랑이 절대 필요합니다. 이러한 사랑에는 진실과 적극성, 인간적인 이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